"이대로는 미래가 없다"…94년 된 여중에 남학생 다닌다, 무슨 일
같은 성별 학생만 다니던 학교가 남녀공학으로 바뀌는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학부모와 동문회 반발이 잇따르지만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를 피할 수 없다는 게 학교 현장 분위기다.
서울 광진구 동국대사범대학부속여자중학교(동대부속여중)가 대표적이다. 1930년 설립된 이 학교는 94년 동안 여학생들만 다녔지만 내년부터 남학생이 신입생으로 들어오게 됐다. 학교 측은 여학생만 받아서는 미래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10년 전 870명이던 전교생은 올해 410명으로 절반 이상 빠졌다.
동시에 인근 학교들의 성비 불균형을 해소할 필요도 있었다. 학생 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여중이 있다보니 일대 남녀공학 중학교에선 한 반에 여학생이 5명 남짓할 정도로 적어졌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바로 옆에 붙어있는 동대부속여고 역시 내년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된다.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내년에 남녀공학 전환 예정인 학교는 32곳이다. 2020년엔 6개, 올해 21개였던 것에 비해 급증한 수치다.
전환을 신청한 학교 중 다수가 여중·여고다. 남중·남고는 '여학생들과 경쟁하면 내신 점수가 불리해진다'는 학부모들의 우려가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한다. 다만 서울 장충고등학교처럼 남고가 공학으로 바뀐 경우도 있다. 장충고는 개교 90주년인 지난해 여학생을 처음 받아들였다. 2022년 신입생이 123명까지 내려가자 결단을 내린 것이다. 상담실로 쓰던 공간을 화장실로 고치는 등 여학생 학습 여건도 마련했다.
통계청이 집계한 6~21세 학령인구는 2014년 918만명에서 올해 714만명으로 줄었다. 2040년엔 412만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각 교육청도 남녀공학 전환에 지원금을 지급하며 대응하고 있다. 지난 4월 서울시교육청은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면 3년간 6억원을 주기로 했다. 학생 상담인력 등 인건비 9000만원과 탈의실·보건실 등 시설비도 추가 지원된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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