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삼성전자 임원 구속송치… 中에 ‘반도체공정’ 유출 혐의

윤예솔 2024. 9. 1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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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독자개발한 반도체 관련 핵심 공정기술을 빼돌린 뒤 중국에서 반도체 제조업체를 세운 전직 삼성전자 임원 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20나노급 D램 메모리 반도체 핵심 공정 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한 혐의 등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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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현 서울경찰청 안보수사지원과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에서 국가핵심 반도체 기술 유출 사건 피의자 2명 구속 송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가 독자개발한 반도체 관련 핵심 공정기술을 빼돌린 뒤 중국에서 반도체 제조업체를 세운 전직 삼성전자 임원 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유출 과정에 관여한 중국 반도체 회사 임직원 30여명도 함께 입건됐다.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 청두가오전 대표 최모(66)씨와 공정설계실장 오모(60)씨를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 5일 구속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최씨는 삼성전자와 옛 하이닉스반도체 임원을 지냈다. 오씨는 삼성전자에서 수석연구원으로 일했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20나노급 D램 메모리 반도체 핵심 공정 기술을 중국으로 유출한 혐의 등을 받는다.

최씨는 2020년 9월 중국 청두시로부터 4600억원 상당의 투자를 받아 청두가오전을 설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두가오전은 2021년 12월 공장을 지은 뒤 2022년 4월부터 ‘시범 웨이퍼’를 생산했다. 시범 웨이퍼는 적용한 기술이 실제 반도체로서 기능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기초 개발 제품을 가리킨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통상 반도체 공장은 설립부터 제품 시범 생산까지 약 4~5년가량 걸린다. 다만 청두가오전은 비정상적으로 소요 기간을 줄였다. 경찰은 최씨가 반도체 전문 인력을 영입하는 방식으로 삼성전자의 독자기술을 빼돌리고, 이를 청두가오전 메모리 개발에 부정하게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공정 자체를 그래도 복제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은 오씨가 기술 유출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유출된 기술의 경제적 가치는 약 4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청두가오전이 유출한 삼성전자의 20나노급 D램 반도체는 삼성전자가 2014년 1000명 이상의 연구원을 투입해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해당 기술을 통해 2022년 2조40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공정 과정의 반도체 공정 종합 절차서(PRP)와 최종 목표규격(MTS)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돼 있다. 경찰은 추가 기술 유출 등 2차 피해가 있는지도 수사 중이다.

최씨로부터 대가를 받고 이직한 청두가오전 임직원 30여명도 기술 유출 혐의로 추가 입건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기술 유출로 큰 국가적 손실을 입었다. 전문 수사요원들을 투입해 산업기술의 해외유출 사범에 대한 첩보 수집 및 단속 활동을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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