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물 취급 속상해요"...기내 반려동물 동반 탑승이 어려워진 충격적인 이유

기내 반려동물 동반 탑승을 둘러싼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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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2023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총 1262만명이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명 중 1명은 반려인인 셈인데요.

코로나19 엔데믹으로 하늘길이 열리며 여행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펫팸족'(반려동물과 가족의 합성어)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반려동물과의 비행은 쉽지 않습니다. 현재 국내 항공사의 반려동물 동반 서비스는 규정이 까다로울 뿐더러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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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용 무게를 초과하는 반려동물은 '위탁 수하물'로 분류되어 화물칸에 실리게 되는데요. 비행 시간 내내 갇혀있어야 하는 반려견들은 스트레스 뿐만 아니라 질식사의 위험도 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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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불과 2년 전만 해도 무료로 반려동물과 함께 나란히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과거엔 반려견 뿐만 아니라 토끼, 고양이, 새, 돼지 등 다양한 반려동물과 함께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항공사에서 해당 서비스를 폐지하며 논쟁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상황인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서적 지원 동물 서비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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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지원 동물(Emotional Support Animal, ESA)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시각이나 청각 등에 불편함이 있는 사람들을 돕는 서비스 동물(Service Animal)과는 별도로 우울증, 사회 불안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서적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동물을 정서적 지원 동물이라고 부릅니다.

정서적 지원 동물은 서비스 동물과는 달리 따로 훈련을 받지 않으며 존재 자체로 안정감을 준다는 점에서 서비스 동물과는 차이점이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반려동물이 ‘정서적 지원 동물’로 인정되면 대중교통, 식당 등 대부분의 장소에 출입할 수 있습니다.

물론 비행기를 탈 때도 기내에 함께 탈 수 있었는데요. 해당 동물이 정서적 지원 동물임을 입증하는 의사 소견서와 동물의 건강증명서만 있으면 대부분 무료로 동물을 데리고 기내에 탑승할 수 있었으며,케이지에 넣어둘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정서적 지원 동물은 훈련을 받지 않았기에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며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기내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고와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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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정서적 지원 동물의 자격으로 탑승한 반려견이 승무원을 무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승무원은 비행기가 목적지에 도착한 후 다섯 바늘을 꿰매야만 했습니다.

2018년에는 6세 여자아이가 정서적 지원 동물에게 이마를 물린 적도 있었습니다. 개의 주인은 여자 아이에게 개 쪽으로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밝혔으나, 여자아이의 가족들은 훈련되지 않은 동물을 좁은 기내에 데리고 타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맞섰죠.

일부 탑승객들은 정서 안정을 이유로 원숭이, 캥거루, 개미핥기, 칠면조 심지어 공작새까지 기내에 동반 탑승을 강행해 다른 승객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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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지원 동물의 가장 큰 문제는 이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서적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반려동물이 비행기의 화물칸에 탑승한다는 것이 불쌍하다는 이유로 정서적 지원 동물 서류를 꾸며 정서적 지원 동물로 등록시킨 후 기내에 탑승하는 것이었죠.

심지어 정서적 지원 동물의 탑승은 무료이기에 돈을 아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는 인식도 생겼는데요.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을 여행하는 여행자들이 해당 제도를 악용한 것을 '반려동물과 함께 비행기 타는 완벽한 방법'이라며 자신의 블로그나 카페에 버젓이 적어놓기도 했습니다. 

결국 극단적인 결정 내린 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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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지원 동물 서비스로 인한 문제가 지속되자, 미국연방교통부에서는 이 제도를 면밀히 검토하고 새로운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바로 항공사에서 정서적 지원 동물의 탑승을 거부할 수 있게 된 것이었습니다.

2020년 12월 미 교통부는 기내에 탑승할 수 있는 정서지원동물을 ‘(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을 위해 일하도록 훈련된 개(Trained Dog)‘만으로 한정하는 정책을 확정 발표했습니다.

서비스 동물 또한 개로 그 범위를 한정시켰는데요. 즉, 서비스 동물 중에서도 개만 기내에 탑승할 수 있다는 뜻이죠. 한편 정신질환 도우미견은 정서적 지원 동물이 아닌 서비스 동물로 간주해 기내 탑승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이를 위해 항공사에서는 서비스견의 건강, 행동 그리고 훈련을 증명하는 서류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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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정책에 항공사들은 즉각 호응했는데요. 아메리칸항공을 비롯해 델타, 유나이티드, 사우스웨스트, 알래스카, 젯블루, 프론티어 등은 미 교통부의 새로운 ESA 정책을 적용하겠다고 앞다퉈 발표했습니다.

이와 같은 조치에 따라 그동안 정서지원동물로 항공여행을 했던 많은 동물들은 앞으로 화물칸을 이용하거나, 요금을 내고 기내에 탑승해 Cage 안에 머무르게 됐죠.

한편, 대한항공은 그동안 미주 출도착편에서만 정서지원동물의 기내 탑승을 허용했으며, 미 교통부의 규정 개편에 따라 그 대상을 '훈련된 개'로 한정했는데요.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일반 반려동물의 경우 개, 고양이, 새만 기내 탑재 또는 수하물 위탁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모든 동물은 화물로 운송해야 하죠. 기내에서 반려동물을 Cage 밖으로 꺼내는 것 또한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한편, 정서적 지원동물 제도가 폐지되자 해당 제도가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환자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한 제도라는 것인데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반려동물의 무료 항공권을 얻기 위한 꼼수라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연 정서적 지원 동물이 정서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치료적 효과를 주긴 하는걸까요?

정서적 지원동물 제도가 꼭 필요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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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지원동물이 정서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치료적 효과를 주는지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아자부 대 수의학과대학 연구팀은 자신의 정서적 지원동물과 눈을 맞출 때 옥시토신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옥시토신은 사회적 교감과 신뢰관계 형성, 스트레스 완화 등에 작용하는 물질로 알려졌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심장발작을 일으킬 확률이 적다는 연구나, 정서 불안이 있는 사람이 자신의 정서적 지원동물을 만지면 심박동 수도 내려간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강력한 증거는 정서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 스스로가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인데요. 미국에서 수의사로 활동 중인 카타리나 스타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정서적 지원동물과 함께 했을 때 약물의 도움 없이도 정서적 증상이 크게 완화될 수 있다”며 “동물을 활용한 치료법이 정서적 장애 환자에게 매우 효과적”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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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누리꾼들은 "정말 필요한 사람들이 있는데 악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사라진게 너무 안타깝다", "장거리 비행 중에 훈련 안된 동물이 짖고, 아무데나 배변을 한다면 정말 끔찍할 것 같다...사라져서 다행이다", "저게 가능했다는 것부터가 말이 안된다", "반려인은 늘어가고 있는데 관련 서비스는 점점 축소되는 듯...반려동물이랑 같이 탈 수 있는 좌석좀 늘려줬으면 좋겠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서적 지원 동물의 기내 동반 탑승 논란.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