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사람뿐 아니라 환경·생태계에도 악영향…불필요한 불 꺼야 하는 이유죠

김현정 2024. 12.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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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가로등 불빛이 집 안까지 환히 비추고, 산책하다 바닥조명이나 광고조명에 눈이 부셨던 경험, 해본 적 있나요. 지나치게 많아진 인공조명으로 인해 우리는 이른바 ‘빛공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빛공해는 국민 건강뿐 아니라 환경에도 위해를 끼치고 동식물 등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치는데요. 이에 정부에서도 2013년 ‘인공조명에 의한 빛공해 방지법’(이하 빛공해방지법)을 만들고 ‘빛공해방지종합계획’을 세우는 등 빛공해를 막기 위해 나섰죠. 멋진 야경에 감탄하던 것도 잠시, 너무 환한 조명으로 인해 빛공해가 생긴 현실을 짚어보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출동했습니다.


빛공해란 무엇일까


대기오염이나 수질오염 같은 환경공해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뉴스뿐 아니라 각종 매체를 통해 접해왔죠. 인간이 환경에 끼치는 여러 가지 피해 중 비교적 최근에 이슈로 떠오른 환경문제가 빛공해입니다. 영어로는 light pollution, 한자로 빛 광(光)자를 써서 광공해라고도 하죠. 빛공해방지법에서는 “인공조명의 부적절한 사용으로 인한 과도한 빛 또는 비추고자 하는 조명 영역 밖으로 누출되는 빛이 국민의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방해하거나 환경에 피해를 주는 상태”를 빛공해라고 정의합니다.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전시 ‘총총! 별이 빛나는 밤’으로 빛공해에 대해 알아본 최은서·김이솔·최수혁(왼쪽부터) 학생기자가 민속박물관 사랑방을 찾아 좌등·촛대 등 옛 조명기구를 살핀 뒤 별밤을 되찾자는 의미로 청사초롱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빛은 우리가 생활하는 데 꼭 필요하기에, 사실 빛공해라는 말이 잘 와닿지 않을 수 있어요. 이에 김이솔·최수혁·최은서 학생기자가 1887년, 우리나라에 가장 먼저 전기가 들어와 전등을 밝힌 경복궁으로 향했습니다. 경복궁 동쪽에 자리한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에서 빛공해를 다룬 전시 ‘총총! 별이 빛나는 밤’이 열리고 있거든요.

전시를 기획한 유민지 학예연구사를 만난 소중 학생기자단은 “어떻게 어린이박물관에서 빛공해 전시를 열게 됐는지” 궁금해했죠. 유 학예연구사는 “사실 환경 관련 소재는 무척 많고 관련 전시도 다수 열린다”며 전시 주제를 놓고 고민이 많았다고 했어요. “어느 날 7세 아이와 함께 집에 가는 길이었죠. 마침 달이 떴길래 한번 보라고 했더니 아이가 근데 별은 어딨냐고 되묻더라고요. 사실 요즘 도시에 사는 어린이들은 별 보기가 힘들잖아요. 멀리 캠핑을 가거나 산에 오르거나 해야 좀 볼 수 있죠. 거기서 실마리를 잡았죠. 그렇게 빛공해로 인해 별을 잘 못 보고 크는 어린이들이 별이 총총 빛나는 밤을 꿈꿀 수 있는 전시를 꾸미게 됐답니다.”

전시장 입구에서 던진 ‘밤하늘을 가득 채웠던 별이 왜 사라졌을까’ 질문에 대한 어린이들의 답변을 하나씩 보며 ‘총총! 별이 빛나는 밤’ 전시가 시작된다.

그 의도는 전시장 입구에서부터 나타나요. 다락방에 오르는 것처럼, 밤으로 가는 시간을 오르막으로 표현하고 ‘밤하늘을 가득 채웠던 별이 왜 사라졌을까’ 질문을 던지죠. 별이 숨바꼭질한다는 귀여운 답변부터 환경오염 탓이라는 진지한 답변까지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한밤중 다락방에 도착하면 본격적으로 전시가 시작됩니다.

침대에 누웠는데 밤이 밝아 잠들지 못한 두 남매는 AI가 구현한 100년 전 할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며 밤과 별에 대한 경험과 생각이 서로 다르단 걸 깨닫죠. 가로등이나 건물, 자동차 등의 불빛으로 인해 우리의 밤은 과거와 달리 너무 밝은 겁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남매를 따라 새끼 바다거북과 너구리, 꾀꼬리 등이 밝아진 밤으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실감형 애니메이션으로 생생하게 볼 수 있었죠. 이어 테이블형 전시물을 통해 동물뿐 아니라 사람과 식물에 미치는 영향, 빛공해 관련 기사를 살펴봤어요.
새끼 바다거북과 너구리, 꾀꼬리 등이 밝아진 밤으로 인해 겪는 어려움을 실감형 애니메이션으로 생생하게 살펴보는 소중 학생기자단.


빛공해로 인한 피해는


과도한 빛으로 새끼 바다거북이 길을 잃고 교통사고를 당하고, 꾀꼬리 같은 새뿐만 아니라 매미들도 낮밤을 구별 못 해 온종일 울고, 사람들이 밤에 제대로 잠을 못 자 생기는 각종 부작용에 소중 학생기자단은 깜짝 놀랐죠. 이번 전시 내용은 한국환경공단 좋은빛정보센터가 검토했는데요. 좋은빛정보센터 김현종 차장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전했습니다. “과다한 빛은 체내에서 멜라토닌 호르몬 생성을 억제하고 생체리듬을 방해해 불면증·우울증·암 등을 유발한다는 기존 연구가 있어요. 야간 빛 노출에 따라 비만·고혈압 등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최근 연구 결과도 있죠. 과도한 야간 빛공해는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동식물의 피해도 만만치 않아요. 전시에선 바다거북과 함께 나방도 다루는데요. 이는 빛공해가 생태계에 미치는 유해한 영향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달과 별에 의지해 행동하는 바다거북의 경우 산란을 위해 육지에 올라야 하지만 모래사장을 비추는 밝은 조명에 의해 상륙을 피함으로써 알을 낳지 못해 개체수가 감소한다거나, 갓 태어난 바다거북이 바다 방향을 잘못 알고 가다 도달하지 못하고 죽는 사례가 있죠. 나방은 꽃가루를 옮기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밝은 빛에 의해 생식 능력이 떨어져 개체수가 줄고 활동이 억제돼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발표됐어요. 김 차장은 “또한, 빛공해가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는 것이 국내에서는 일부 인정돼 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조명 밝기의 초과 여부 및 저감노력을 고려하여 배상하도록 하는 지침도 운영 중이다”고 덧붙였죠.
그림판을 꺼내보며 밤에 활동을 시작하는 동물들을 알아본 소중 학생기자단. 유민지(맨 오른쪽) 학예연구사가 빛공해가 야행성 동물들에 미치는 악영향을 알려줬다.
“왜 이렇게 문제가 많은데 밤에도 조명을 밝게 하고 살까요, 빛공해는 언제부터 문제가 됐나요.” 이솔 학생기자가 묻자 김 차장은 “빛공해라는 용어는 1970년대에 과학자·환경운동가 사이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그때부터 본격적인 문제로 인식됐을 것”이라고 했죠. “기존 자료들에 따르면 1960년대부터 천문학자들은 관측과 연구에 방해되는 하늘의 빛 확산(sky glow)을 우려했는데요. 도시가 확장되고 야외 조명·광고가 늘면서 과도한 빛 또한 확산돼 관측소는 도시에서 더 멀리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자료가 있어요. 20세기 중반 이후 확대된 복잡하고 다원화된 24시간 경제 시스템과 이에 수반되는 도로·공공시설·상업적 조명 운영 등의 복합적 상호작용이 빛공해를 심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봅니다.”

은서 학생기자는 “거리에 설치된 광고판들은 거의 다 빛공해에 해당하는지” 궁금해했죠. 김 차장은 “빛공해라고 해서 야간 조명의 사용을 무조건 부정하는 것이 아닌, 잘못되거나 부적절한 조명의 사용을 줄이자는 취지의 개념”으로 이해해 달라고 강조했죠. “빛공해 관리는 야간 조명의 부적절한 사용을 막아, 별이 보이는 밤하늘을 찾고 동식물이나 인간에게 미칠 수 있는 유해성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어요. 거리의 모든 조명을 빛공해로 인식하기보다는 필요 이상으로 밝아 시각적인 불쾌감이나 수면 부족 같은 유해한 영향을 미칠 경우 빛공해로 볼 수 있는 거죠. 이에 조명의 밝기는 법에 기준을 두고 관리해요.”

빛공해 종류

“시골 할머니 댁에서는 별이 잘 보이는데 왜 도시에서는 보이지 않을까요.” 수혁 학생기자의 질문에 김 차장은 “산란광이라는 빛공해 현상 때문”이라고 했죠. 빛공해의 유형은 크게 침입광(light trespass), 산란광(Sky glow), 글레어(Glare), 군집광(light clutter) 4가지로 분류됩니다. 산란광은 야외 조명에서 하늘 방향으로 누출된 빛이 기체분자·연무질 등의 대기 구성 물질에 의해 굴절·산란하면서 밤하늘이 밝아지는 현상이에요. 이로 인해 밤하늘의 별이 보이지 않는 거죠.

다양한 빛공해 피해 사례를 알아본 소중 학생기자단은 길 잃은 새끼 바다거북과 꾀꼬리, 너구리 등을 도우려 나섰습니다. 전시 2부 ‘돌려줘요! 깜깜한 밤!’에 마련된 상호작용형 게임 및 놀이를 통해서죠. 가로등 밝기를 줄여 밤을 잊고 노래하는 꾀꼬리를 재우고, 자동차·건물 등의 조명을 꺼서 바다거북이 바다로 가게 도왔죠. 특히 너구리들의 움직임에 따라 세 사람이 함께 불을 꺼야 하는 게임이 손에 땀을 쥐게 했어요. 다 같이 행동하지 않으면 너구리들이 먹이를 구해 집에 가는 걸 도와줄 수 없었거든요.

최은서·최수혁·김이솔(왼쪽부터) 학생기자가 힘을 합쳐 너구리들이 빛공해를 피해 먹이를 찾고 집에 갈 수 있게 돕는 게임을 하고 있다.

유 학예연구사는 “거북·꾀꼬리·너구리는 각각 바다·하늘·땅 등 여러 생활환경을 보여주고, 특히 너구리의 경우 먹이활동을 위해 도심에도 나타나는 동물이라 선정했죠”라며 “이번엔 주변에 흔한 나방을 살펴볼게요”라며 전시장에 마련된 가로등을 가리켰어요. 전시장에 놓인 시계탑의 시간에 따라 가로등이 켜지고 꺼지는데, 이에 나방들이 자유롭게 움직이다가도 빛 속에 갇혀버리곤 했죠. 앞서 살펴본 대로 빛공해는 나방 자체의 생식부터 식물의 수분 등 다양한 생태계 문제를 일으켜요.

빛공해방지법의 관리 대상 조명은 공간을 비추는 공간조명, 옥외광고물에 설치되거나 이를 비추는 광고조명, 장식을 목적으로 외관에 설치되거나 외관을 비추는 장식조명으로 나뉘어요. 정부에서는 이들 조명의 빛방사 허용기준을 지정·관리하며 민원을 처리하죠. 예를 들어 골목길 가로등의 불빛이 집 안까지 들어오거나 간판이 밤새 켜져 수면을 방해하는 등 의도하지 않은 영역까지 침투해 피해를 주는 침입광 형태의 빛공해는 도심에서 많이 일어나죠. 수면 방해 등 생활 불편 민원이 약 70%에 달해요. 도시 비율이 20% 미만인 비도심 지역에서는 농작물 피해가 50%를 차지합니다.

빛공해 민원 현황

2022년을 예로 들어 빛공해 민원 상위 5개 지역(서울·부산·인천·경기·경남)을 보면 총 5282건 중 옥외 체육시설 조명 등 법정 관리 대상 외 조명으로 인한 민원 비율이 19%(987건) 차지하는 등 빛공해 관리 사각지대가 있고, 인력 부족 및 측정 장비 미비 등 관리 제약으로 인한 지방자치단체 대응에도 한계가 있는 부분이 지적받아요. 특히 2022년 전국 빛공해 민원 총 7574건 중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받은 비율은 0.8%(60건)에 불과하죠.

은서 학생기자가 “빛공해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하는지, 법적 처벌을 강화하면 도움이 될지” 궁금해했어요. 김 차장은 “많은 지자체가 빛공해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조도계·휘도계 등 빛의 밝기를 측정하는 장비를 구비, 민원 접수 시 해당 조명기구의 밝기를 측정한 뒤 법적 기준을 초과할 경우 행정처분 및 개선권고 등의 조치를 취한다”며 “야간 조명 개선 사업 및 빛공해 홍보 등을 통해 빛공해 발생 저감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죠.

“해외에서도 나트륨 가로등 2만 개를 LED로 교체(미국)하거나 해양세균을 조명으로 활용(프랑스)하거나 버섯 유전자를 이용한 식물 발광화 기술을 개발(러시아)하는 등 나라별로 특색있는 사업을 추진하고 빛공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요. 특히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국민 의식 개선과 홍보 강화를 통한 빛공해 저감에 초점을 둬, 우리나라도 강제적인 수단보다는 빛공해에 대한 인식 개선과 자발적이고 수준 높은 국민 의식을 통해 빛공해 저감에 동참해 나가는 게 더 바람직할 것으로 봅니다.”

빛공해 개념도

“빛공해방지법으로 좋아진 점은 뭔가요.” 수혁 학생기자의 질문에 김 차장은 “정부는 빛공해방지법에 따른 빛공해방지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해 추진전략 및 세부과제를 제시하고 조명환경관리구역 지정 확대, 민원 맞춤형 저감 컨설팅 실시, 지자체 빛공해 저감 추진실적 평가 등 전국 단위 사업을 추진한다”고 했죠. 올해 1월엔 제3차 빛공해방지종합계획(2024~2028)이 나왔습니다. ‘국민이 편안한 빛, 일상을 비추는 빛’이라는 비전 아래 ‘편안한 빛환경 조성으로 국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4대 추진전략과 12개 세부과제로 구성됐죠. 주요 내용은 ▶국민 일상 비추는 건강한 빛환경 조성, ▶선제적‧효율적 빛공해 관리 체계 마련, ▶민간 협력 바탕의 빛환경 정책 추진, ▶좋은빛 문화 정착 등이에요.

“빛공해 방지용 LED보안등이 설치된 지역도 있다고 하는데요. LED보안등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왜 전국적으로 설치하지 않는지 궁금해요.” 은서 학생기자의 말에 김 차장은 “LED보안등이 일반적인 보안등에 비해 빛공해나 에너지 절감에 유리한 것은 맞지만, LED로 교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빛공해 저감 조치가 되기 힘들 수도 있다”고 했죠. LED보안등 교체 시 원하는 조명영역에만 빛이 비치도록 가림막 등을 추가 설치하거나, 조명 높이를 적절히 조정하고 따뜻한 느낌의 색온도를 적용하는 등 빛공해 개선에 더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한 거죠. 현재 각 지자체에서는 LED보안등 교체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합니다.

과거 사용한 조명기구인 제등·조족등·촛대(왼쪽부터). 제등은 자루가 있어 들고 다닐 수 있고 내부에 초나 등잔을 넣을 수 있으며, 외피, 즉 등갓으로 감싸 불을 꺼트리지 않으면서 은은하게 빛을 투사한다. 순라꾼이 밤 순찰을 할 때 사용한 조족등은 내부에 회전식 초꽂이가 있어 아무렇게나 들어도 초가 똑바로 서도록 설계됐으며 내 발밑만 비추고 그 외 방향으로는 빛이 가지 않게 했다. 초를 세우고 불을 켜는 촛대는 늦은 밤 어두운 방을 은은하게 밝혔다. 민속박물관

1920년대 동대문과 2020년대 동대문 사진을 비교해보던 이솔 학생기자가 “최근 사진은 밤인데도 밝아서 낮처럼 보인다”며 “옛날에는 전기가 없어서 빛공해가 없었을 것 같다”고 하자 유 학예연구사가 옛 조명 도구들을 소개했어요. “옛날에는 촛불 하나로 주변을 밝히고 책도 읽고 했어요. 요즘 쓰는 스탠드 하나는 촛불 1000개를 켠 만큼 밝죠.” 소중 학생기자단은 그렇게 큰 차이가 나는지 몰랐다며 휴대용 랜턴과 비슷한 제등, 순라군이 도둑의 발자국을 찾을 때 썼던 조족등, 방을 밝히던 촛대 등을 살펴봤죠. 이와 함께 민속박물관 상설전시관2 ‘한국인의 일 년’ 전시에서는 조선시대 집의 사랑방·안방을 구현해뒀는데요. 사랑방에서는 등잔을 넣어 불을 밝히는 좌등을, 안방에서는 나비모양으로 장식한 촛대를 볼 수 있죠.


좋은 빛, 좋은 조명이란


수혁 학생기자가 “빛 덕분에 편리하게 살고 있는데 빛을 없앤다면 위험하거나 불편하지 않을까” 의문을 표하자 김 차장은 “그 말이 맞다”고 동의했죠. “국내에서 수행하는 빛공해 관리는 야간 조명을 무조건 인정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에요. 부적절한 조명 사용을 줄이고 필요한 만큼의 조명 사용을 유도합니다.” 좋은빛정보센터에 따르면 생활에 필요한 빛은 확보하되, 불필요한 빛은 최소화해 사람들의 건강과 생태계 피해 및 심미적 불쾌감을 최소화하고, 주변 환경을 충분히 배려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조명의 목적을 달성한 것을 좋은 빛 환경이라고 합니다. 즉 인공조명의 설계‧설치 시 좋은 빛 환경을 고려하면 인간뿐 아니라 생태계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보다 효율적이면서 쾌적한 야간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거죠.
빛공해공모전 2015년 일반부 입선작인 ‘조명과 휴식’(강동균)은 야외에서 간접조명을 사용해 과도한 빛을 투사하지 않고 적정 조도를 유지하며, 주변과 조화로우면서 미감을 갖춘 조명 디자인을 통해 안전하고 아름다운 빛 환경을 보여준다. 조명박물관
산업발전의 원동력으로 풍요로운 경제성장을 상징해왔던 빛이 건강과 생활, 환경에 다 피해를 주는 공해가 된 현실. 빛을 주제로 하는 박물관으로서 조명박물관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환경공해인 빛공해를 알리기 위해 2005년부터 빛공해공모전을 개최했어요. 처음에는 빛공해사진공모전으로 시작해 사진·영상을 함께하는 형식으로 변해왔죠. 우리 사회가 빛공해에 경각심을 갖고 좋은 빛을 추구해 자연과 인간이 상생하는 친환경적인 조명 생활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 겁니다. 조명박물관 안상경 부장은 “메시지가 있는 한 장의 사진이나 스토리가 있는 영상은 전달력·호소력이 매우 강해서 빛공해를 알리는 데 좋다”고 했죠.

“2013년 빛공해방지법이 시행되면서 야간경관 가이드라인이 설정되고, 조명기구의 형태·색온도·휘도 등 각종 조명 기준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죠. 다만 좋은 조명의 기준이 있더라도 조명이 투사되는 곳의 상황과 대상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될 수밖에 없어요.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조명이 다르고, 도로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 조명이 다르고, 문화유산 조명과 도시빌딩 조명이 다르고, 산업현장의 조명과 실내 사무실의 조명이 다르고, 교실과 체육관의 조명이 다르니까요. 제각각인 상황에 맞는 적절한 조명을 사용할 수 있어야 좋은 빛 환경이라고 하겠습니다.”

빛공해공모전 2013년 일반부 입선 수상작인 ‘형설지공(螢雪之功) 책 읽는 밤’(한선영)을 보면 책상 조명에 등갓을 씌워 주변에 빛이 퍼지는 것을 최소화하고 필요한 조명 영역에만 빛이 투사되도록 했다. 조명박물관

안 부장은 빛공해공모전 수상작을 예로 들어 좋은 조명 사례를 설명했어요. 2013년 일반부 입선 수상작인 ‘형설지공(螢雪之功) 책 읽는 밤’(한선영)을 보면 책상 조명에 등갓을 씌워 주변에 빛이 퍼지는 것을 최소화하고 필요한 조명 영역에만 빛이 투사되도록 했으며 간접조명과 부드럽고 따뜻한 색온도를 통해 눈의 피로를 줄여주는 모습이죠. 2015년 일반부 입선작인 ‘조명과 휴식’(강동균)은 야외에서 간접조명을 사용해 과도한 빛을 투사하지 않고 적정 조도를 유지하며, 주변과 조화로우면서 미감을 갖춘 조명 디자인을 통해 안전하고 아름다운 빛 환경을 보여주죠.

빛공해공모전 2019년 일반부 대상을 받은 ‘역경의 불빛’(김홍배)의 경우 조명 영역으로만 빛이 투사되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작업조명을 촬영했다. 조명박물관

2019년 일반부 대상을 받은 ‘역경의 불빛’(김홍배)의 경우 조명 영역으로만 빛이 투사되는 작업조명을 촬영했는데요.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빛 없이 안전하고 효율적인 작업을 돕는 기능적인 작업조명을 보여줍니다. 같은 해 일반부 입선작 ‘절제된 조명 배치’(임종덕)는 제목 그대로 자연생태를 고려하고 배려한 인공조명의 배치를 담았어요. 야간 보행과 운동이 가능한 빛 환경을 조성하면서 그 빛이 퍼지거나 반사되지 않게 하고, 등갓이 있는 가로등을 나무와 떨어뜨려 동식물 피해가 없게 한 깔끔하고 편안하며 효율적인 조명 배치죠. 2014년 일반부 대상작 ‘반딧불이 놀이터’(김순이)는 집 안의 인공조명 불빛과 집 밖의 반딧불이가 어우러져 조화로운 빛 환경이 무엇인지 사진 한 장으로 알려줍니다.

빛공해공모전 2019년 일반부 입선작 ‘절제된 조명 배치’(임종덕)는 제목 그대로 자연생태를 고려하고 배려해 깔끔하고 편안하게 설치한 인공조명의 배치를 담았다. 조명박물관

안 부장은 “인간이 좋은 빛을 추구하지 않을 경우, 스스로의 건강을 해치기도 하지만 우리를 둘러싼 자연 생태계가 빛공해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된다”며 “빛공해는 인간이 인간만을 위한 조명에 몰두하면서 생긴 환경공해인 만큼 좋은 빛을 추구하여 빛공해를 개선하고 방지해야 한다”고 했죠. 이어 “발전된 조명 기구나 방식이 좋은 빛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빛과 빛공해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공감이 있어야 한다”며 “제도가 잘 정립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빛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사회, 자연과 공존·공생하는 빛을 지향하는 사회, 좋은 빛에 대한 철학이 존재하는 사회가 될 때, 진짜 좋은 빛을 향유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어요.

빛공해공모전 2014년 일반부 대상작 ‘반딧불이 놀이터’(김순이)는 집 안의 인공조명 불빛과 집 밖의 반딧불이가 어우러져 조화로운 빛 환경이 무엇인지 사진 한 장으로 알려준다. 조명박물관

빛공해가 계속된다면 사람들의 건강은 나빠지고 생활의 질은 떨어지며, 많은 생물종이 큰 폭으로 감소하거나 멸종 위기에 몰릴 수도 있죠. 반면 빛공해가 사라진다면 이와 같은 위험은 사라지고 도시에서도 별을 볼 기회는 많아질 테고요. 소중 학생기자단은 바다거북‧철새‧반딧불이 등 빛공해에 시달리는 동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서 적어본 뒤 소년중앙 독자 또래 어린이들이 할 만한 빛공해 해결방법을 추천해달라고 청했죠.
사용하지 않는 불은 끄고, 바깥 불빛은 암막커튼 등으로 가려 불빛이 나가거나 들어오는 걸 막고, 밝기 조절이 가능한 조명기구를 선택하고, 취침시간에 맞춰서 소등하고, 야외에서 랜턴 등은 아래를 향해 내려 사용하고, 과도한 빛은 유해하다는 것을 항상 인식하고 생활하는 등 깜깜한 밤을 되찾기 위한 생활수칙을 배운 소중 학생기자단은 마지막으로 ‘불을 끄고 별을 켜는’ 공간에 들어가 ‘총총! 별이 빛나는 밤’을 감상했습니다. 언젠가 실제로 도시의 우리 집에서도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볼 수 있길 한마음으로 바랐지요.

‘총총! 별이 빛나는 밤’ 전시 제목처럼 쏟아지는 별들로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며 어두운 밤하늘의 소중함을 느낀 소중 학생기자단.

동행취재=김이솔(서울 대곡초 5)·최수혁(서울 한서초 4)·최은서(경기도 행정초 4) 학생기자

「 ‘총총! 별이 빛나는 밤’
기간: 2026년 8월 30일까지(1월 1일, 설·추석 당일 휴관)
장소: 서울 종로구 삼청로 37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상설전시관2
시간: 오전 9시 30분~오후 5시(홈페이지 예약 필수)
관람료: 무료

■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 캠핑을 가서 북두칠성을 본 것 외에는 별을 많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도시의 밝은 빛 때문이라는 것은 알았는데, 이 때문에 피해를 보는 동식물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몰랐어요. 산업이 발전하면서 밤에도 밝은 조명을 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생긴 빛공해 때문에 밤에 잠을 잘 못 자면 기억력이 낮아질 수 있고, 몸도 회복을 못 하고, 키가 크는 것도 방해받고 기분도 안 좋게 되죠. 평소에 잘 쓰지 않던 빛공해에 대해 더 잘 알게 된 취재였습니다. 도시에 사는 어린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총총! 별이 빛나는 밤’ 전시를 보고 빛공해에 대해 생각해보길 바라요.
-김이솔(서울 대곡초 5) 학생기자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 전시 ‘총총! 별이 빛나는 밤’을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이 아기 바다거북을 바다로 보내기 위해 불필요한 조명을 끄는 게임을 하고 있다.

이번 취재로 빛공해가 우리한테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잠을 자야 키도 크고 몸도 건강해지는데, 창밖에서 들어오는 조명 빛 때문에 잠을 잘 못 잘 수도 있고, 야경이 예쁘지만 빛공해로 동물들이 길을 못 찾을 수 있다니. 빛공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예를 들어 밤에는 꼭 필요한 불이 아니면 끄고 필요하다면 가로등을 신고해 바꾸는 식으로 말이죠. 어린이박물관에서는 너구리들이 먹이를 구해 집까지 찾아갈 수 있도록 불을 꺼주는 게임이 특히 재미있었어요. 또 민속박물관의 빛공해가 없던 조선시대처럼 꾸며놓은 공간도 분위기가 좋았죠. 박물관 바깥에 추억의 거리도 있으니 한번 놀러 가 보세요.
-최수혁(서울 한서초 4) 학생기자

도시에 많은 빛이 만들어내는 문제와 ‘빛공해’에 대해 알게 된 이번 취재. ‘총총! 별이 빛나는 밤’ 전시를 기획한 유민지 학예연구사님은 빛공해로 인해 동식물들이 겪는 피해 사례를 자세히 설명해 주셨죠. 바다거북은 밝은 빛을 별로 착각해 바다로 가지 못하고, 너구리는 밤에 밝은 불빛 때문에 먹이를 찾지 못하고, 나방은 가로등 불빛에 갇혀버리는 등 빛공해로 고통받는 동식물들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우리가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빛공해 문제를 쉽고 재미있게 알려줘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총총! 별이 빛나는 밤’ 전시와 좋은빛정보센터 전문가님 인터뷰를 통해 작지만 실천 가능한 방법을 찾아보며,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동참하고 싶어졌습니다.
-최은서(경기도 행정초 4) 학생기자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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