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저가항공의 함정, 세상에 공짜는 없다
2024년 11월 15일부터 30일까지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체코 3개국을 여행한 이야기를 쓰고 있습니다. <기자말>
[추미전 기자]
유럽 여행의 낭만 중 하나는 마치 이웃 도시를 가듯 가볍게, 다른 나라로 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번 14박 15일 여정 중에도 그런 로망을 실현해 보기로 했다. 프랑스 파리의 4박 5일 짧은 일정을 뒤로하고 이탈리아로 떠나는 날. 버스와 기차 등 여러 교통편을 고려했지만 아무래도 시간을 아끼기 위해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
불길한 징조들
프랑스 파리에서 이탈리아 로마로 비행시간은 2시간, 공항은 파리로 들어올 때 도착했던 샤를 드골 공항이 아니라 오를리 공항이었다. 주로 유럽 가까운 나라를 이동하는 비행기들이 있는, 우리나라로 치면 김포공항 같은 곳이다. 그런데 공항에 도착해서 출국 수속을 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경비를 좀 절약하기 위해 오랜 시간 웹서핑 끝에 저가 항공을 끊었는데, 공항에 도착해 보니 저가 항공은 미리 모바일 수속을 해 오지 않고 현장에서 티켓팅을 하게 되면 한 사람당 무려 40유로, 그러니까 60,000원 정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두 사람이면 무려 12만 원에 달하는 돈, 게다가 캐리어 당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현장에서 막상 모바일 티켓팅을 하려고 했더니 시간이 지나 그것도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처럼 저가 항공을 예매한 한국 청년 한 명도 현장에서 당황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1인당 40유로의 추가금액에 추가 캐리어 비용까지 내고 비행기를 겨우 탔다. 추가금액을 내니 에어 프랑스 같은 일반항공과 다름없는 금액이라 부글부글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야말로 저가항공의 함정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앞으로는 당장 싸다고 함부로 저가 항공을 끊는 일은 삼가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로마는 '소매치기'에 관한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서 비행기에서 내리면서부터 긴장을 했다. 그런데 로마 공항에서 또 놀랄 만한 일이 있었다. 여행을 오면서 경비는 대부분 트래블 카드를 사용할 요량으로 유로화 현금은 최소한의 금액만 들고 왔는데, 초상화를 그리는 것을 비롯해 현지 투어에서 현금을 내야 하는 금액들이 꽤 있어서, 환전해 온 유로화가 남은 일정 동안 부족할 것 같았다.
마침 남편이 달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있어서 300달러를 공항에서 환전을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환율을 적용하는 것 외에도 별도의 수수료를 무려 15%나 받는 것이었다. 뭔가 프랑스에서는 여행이 계획대로 잘 진행이 돼 여행자의 설렘으로 가득했다면 로마는 시작부터 차질을 빚기 시작한다는 생각에 여행의 피로도가 확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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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르미니역의 노숙자 |
| ⓒ 추미전 |
영화 세트장 같은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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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세트장 같은 분위기의 거리 |
| ⓒ 추미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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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마 시대 건축물 가운데 가장 온전하게 남아 있는 판테온 |
| ⓒ 추미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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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테온의 돔 천장 |
| ⓒ 추미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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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테온 내부 |
| ⓒ 추미전 |
판테온을 둘러보면 인류가 이룩했다는 과학 기술의 발전이나 문명의 발달이 과연 2천 년 전, 판테온을 지을 때보다 나아진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자연스레 들지 않을 수 없다.
판테온을 나오자 바로 옆 골목, 5분 거리에 그 유명한 트레비 분수가 있다. 그런데 온통 가림막을 쳐 놓고 공사 중이었다. 2025년이 가톨릭의 큰 행사인 희년이라 이를 기념하기 위해 로마의 많은 문화유산들은 보수공사를 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로마는 1년 내 관광객들로 붐비는데 희년인 2025년은 전 세계 가톨릭 성도들이 모여들어 더 붐빌 거라는 이야기들을 했다.
전 세계에서 문화유산이 가장 많은 나라, 그 숫자가 무려 58개에 달한다고 하는데, 대부분이 로마 시내의 유산 덕분일까 싶지만 아니다. 이탈리아의 세계 문화유산 58개 중 로마의 세계 문화유산은 딱 1개다. 판테온과 콜로세움, 바티칸 시국을 포함해 전부가 로마시 전체가 역사문화지구로 묶여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도시 전체가 역사박물관인 셈인데, 로마를 벗어나도 이탈리아에는 세계 문화유산이 그만큼 많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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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로세움. |
| ⓒ 추미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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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로세움 내부 |
| ⓒ 추미전 |
판테온과 콜로세움이 상징하는 로마, 그 당시를 사는 시민들은 자신들이 누리는 영광이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지금 거리를 걸으면 노숙자와 부랑아가 즐비하고 눈 뜨고 소매치기를 당하는 (우리도 피렌체에서 눈 뜨고 소매치기를 당했다) 도시라는 사실은 좀 충격이었다.
2천년 전 로마의 거대한 문화유산들로 가득한 도시를 걸으며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그리고 최고의 권력을 쥐고 흔들며 판테온을 올리고 콜로세움을 지으며 세상을 호령하던 이들도 시간 앞에 평등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게 되는 도시가 로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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