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에 무릎 꿇은 엄마… “새벽 3시 북한 방송에 아이들 잠도 못 자”

오상훈 기자 2024. 10. 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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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남방송으로 소음 피해를 겪고 있는 접경 지역 주민이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제발 도와달라"며 무릎을 꿇고 호소했다.

초등학교 1학년 딸과 3학년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라고 소개한 주민 A씨는 "방송 소음으로 인해서 저희 일상은 무너졌다"며 "아이들이 바깥에서 놀지 못한다"고 말했다.

경기 파주, 강화 등 접경 지역 주민들은 지난 7월부터 북한이 밤낮 없이 내보내는 대남방송에 고통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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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방송으로 소음 피해를 겪고 있는 접경 지역 주민이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무릎을 꿇고 호소하고 있다./사진=국회방송
북한 대남방송으로 소음 피해를 겪고 있는 접경 지역 주민이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제발 도와달라”며 무릎을 꿇고 호소했다.

지난 24일, 국회 국방위 국감장에 인천 강화군 지역 주민들이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초등학교 1학년 딸과 3학년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라고 소개한 주민 A씨는 “방송 소음으로 인해서 저희 일상은 무너졌다”며 “아이들이 바깥에서 놀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딸은 잠을 못 자고 힘들어하니까 입에 구내염이 생기고, 아들은 새벽 3~4시까지도 잠을 못 자고 그런 상황인데 아무것도 안 해주시더라”라고 했다.

60년간 강화에서 살았다는 주민 B씨는 “이전에도 대남방송이 있었지만 그땐 그 사람들의 체제와 그쪽 노래를 틀어줬고 밤에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밤에도 방송을 트는데 새벽 3시쯤 방송 소리에 잠을 깨고 새벽 4시에 나가서 녹음을 한다”며 “‘평양 무인기 침투’ 주장 이후로 방송 소음이 3배는 더 커졌다”고 했다.

경기 파주, 강화 등 접경 지역 주민들은 지난 7월부터 북한이 밤낮 없이 내보내는 대남방송에 고통을 받고 있다. 귀신 소리, 여성 웃음소리, 여우‧들개‧까마귀 등 동물의 울음소리, 쇠뭉치를 긁는 소리, 기계 돌아가는 소리 등 괴소음이 송출된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이날 국방부 김선호 차관은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지역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 진행하고 있다”며 “지역주민들께서 말씀하신 대로 소음 관련 전문가를 현장에 보내서 같이 하는 것들을 검토해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인천 강화 지역이 피해지역에 포함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검토해서 바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월 강화군이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대남방송의 소음 수준은 80~85데시벨(dB)이다. 환경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투기 이착륙 시 발생하는 소음이 120데시벨 정도고 자동차 경적 소리가 110데시벨 정도다. 의학적으로 90dB 이상 소음에 하루 8시간 이상 노출되면 소음성난청이 발생할 수 있다. 노인은 뇌졸중,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질환까지 겪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소음은 장애보정손실년수(장애 등으로 손실된 수명을 평가하는 단위)가 ▲음용수의 납 ▲간접흡연 ▲실내 라돈 ▲대기 중 발암물질보다 더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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