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나무·소나무처럼…새해엔 어우러져 삽시다

2025년 새해 첫날이 밝았습니다. 전북 고창군 고창읍성 맹종죽림에도 을사년(乙巳年) 첫 햇살이 비쳤습니다. 쭉쭉 뻗은 대나무숲 사이로 소나무 한 그루가 마치 용이 승천하듯 휘휘 몸을 돌리며 하늘로 치솟았습니다. 말 그대로 장관입니다. 대나무와 소나무가 사이좋게 어울린 모습이 고단했던 지난 시간을 버텨온 우리들에게 새해 인사말을 건네는 것 같습니다. “새날이 시작됐으니, 더는 잘났다고 다투지 마세요”라고 말입니다. 상생과 조화의 메시지입니다.
대나무 마디마디에는 시간의 고통이 담겨 있습니다. 소나무 옹이옹이에도 세월의 시련이 쌓여 있습니다. 그럼에도 나무들은 절대 으르렁대지 않습니다. 늘 서로에게 기대며 힘찬 생명을 키워왔습니다. 지난해 말 느닷없는 계엄·탄핵 정국과 제주항공 여객기 대참사로 우리들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마냥 울 수 없습니다. 직선과 곡선이 합창하는 저 나무들처럼 진영과 이념, 빈부와 차별, 남녀와 세대를 넘어서는 새 노래를 불러야 합니다.
2025년은 ‘푸른 뱀의 해’입니다. 뱀은 갱생과 치유의 아이콘입니다. 낡은 허물을 벗고 새로 태어납니다. 새해 우리도 ‘나와 너’ 이분법의 구태를 벗고 ‘더불어’ 지혜로 거듭나야 합니다. 정치권이 못하면 우리가 함께 해내야 합니다. 새봄이 되면 대나무숲에도 새순이 돋고 새 가지가 뻗을 것입니다. 우리도 다시 푸르게 푸르게 일어설 것입니다. 올 한 해 독자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소망합니다.
글=박정호 기자, 사진=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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