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마켓서 급락했는데… 예측불가 코스피
대형주 매도세… 삼전 장중 7% ↓
로봇관련주, 코스피 상승 주도
방향성 전망 어려워 투자자 혼란

애프터마켓에서 급락한 코스피가 21일 사상 최고치로 마감하는 롤러코스터 장세 흐름이 나타났다. 방향성을 전망하기 어려운 장세에 투자자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여겼던 그린란드 충돌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관세전쟁으로 점화하는 분위기가 번지면서 시장이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18포인트(0.49%) 오른 4909.93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다. 전날 애프터마켓에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모두 두 자릿수 안팎으로 폭락한 것을 고려하면 예상치 못한 상승이다. 전날 애프터마켓에서 대장주 삼성전자는 장중 7%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 급락의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코스피는 하락세가 예상됐었다.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에 힘입어 이날 상승 마감하는 데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전날 애프터마켓 급락의 원인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두 사람에게서 찾는다. 먼저 그린란드를 차지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관세전쟁 우려로 확산하는 조짐으로 나타나며 국채 금리 상승(국채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20일(현지시간) 오전 10시 30분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05%포인트 오른 4.28%를 기록했다. 4개월 만에 최고치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위험자산 주식의 매력도가 낮아지면서 매도세가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그린란드발(發) 악재로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크게 뛰어올랐다”며 “이에 미국 지수 선물이 하락하면서 애프터마켓에서 거래되는 시총 대형주 급락으로 이어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국채 금리 상승도 미 국채 상승에 영향을 줬다. 다카이치 총리가 추진하는 조기 총선거에서 자민당 승리가 전망되면서다. 다음 달로 예정된 총선거 이후 식료품 소비세 등의 감세가 현실화하면 재정이 악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본 국채 투매로 이어졌다. 일본 국채 금리가 오르면 미 국채 상승에도 영향을 준다.

글로벌 정세가 복잡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결과적으로 전날 애프터마켓에서 주식을 내다 판 투자자만 이익 기회를 놓치게 됐다. 이날 현대자동차(10.44%)를 중심으로 로봇관련주가 크게 오르면서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도 2.96% 강세를 보였다. 애프터마켓에서 매매를 하지 못한 투자자의 불만도 크다. 개인 투자자 시장 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은 전날 오후 6시40분부터 20여분간 지연 현상을 보였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급락장 때마다 매매가 지연되는 오류가 반복 발생하고 있다.
코스피가 5000선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왜곡돼있던 것이 정상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전날 뉴욕증시 급락에도 견고한 흐름을 보인 것에 대해 “소위 말하는 ‘대기 매수세’가 엄청 있다는 것”이라며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하는 게 아니고 정상화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주가 조작하면 집안 망한다는 걸 확실히 제가 보여줄 것이다. 우량주를 장기 보유하라”고도 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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