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및’에 대한 오해와 이해
“영수증 및 개인 컵이 있는 분에게는 기념품을 드립니다.” 카페에 이런 문장이 걸렸다. 기념품을 받으려면 영수증이나 개인 컵 가운데 하나만 가져가도 될까, 아니면 두 개 다 가져가야 할까? 간혹 ‘및’을 ‘또는’ 정도의 뜻으로 여긴다. 그러면 둘 가운데 하나만 가져가도 되는 줄 오해하는 일이 벌어진다. 혹 모르겠다. 카페 주인이 ‘및’을 ‘또는’의 뜻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얘기가 달라지니까.
‘및’은 ‘또는’이 아니라 ‘그리고’ ‘그 밖에’ ‘또’ 같은 뜻이다. 조사 ‘과(와)’와도 의미가 같다. 그러니 기념품을 확실하게 받으려면 영수증도, 개인 컵도 챙겨야 한다. ‘및’은 규칙이나 약관 등 공적인 문장에 흔하게 보인다. 이해관계를 따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문제를 일으킬 여지가 있다면 일상에서처럼 ‘및’ 대신 ‘과(와)’를 쓰는 것도 방법이겠다. ‘및’이 글에서 주로 쓰인다면 ‘과’는 말에서도, 글에서도 자연스럽게 쓰인다. ‘과’는 오해할 일도 없다. ‘영수증 및 개인 컵’ 대신 ‘영수증과 개인 컵’이라고 하면 더 부드럽기도 하다.
‘및’으로 앞말과 뒷말을 연결할 때 앞뒤는 같은 종류의 성분이어야 한다. 같은 범주로 묶을 수 있는 말들이 와야 자연스럽다. 예를 들어 “가방에 필기도구 및 삶의 허무함을 가득 채웠다” “아름다운 일몰 및 영수증을 카메라에 담았다” “우주 탐사 기술의 혁신 및 손톱깎이의 내구성이 중요하다” 같은 문장을 읽는다면 맥락을 찾기가 어려워진다. ‘사과 및 포도’는 과일, ‘엔진 및 변속기’는 부품으로 묶인다.
‘및’이 일본식 표현이라는 오해도 있다. ‘및’은 오래전부터 한국어에 있었다.
이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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