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절연하길" 판사 당부…'하얏트 호텔 난동' 조직원들 결국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난동을 부린 폭력조직 조직원 5명에게 실형, 5명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최경서 부장판사)는 13일 폭력행위처벌법상 단체 등 구성·활동 등 혐의로 기소된 수노아파 조직원 윤모(52)씨 등 5명에게 징역 1년 4개월∼5년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함께 기소된 다른 조직원 5명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피고인에 대해서는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120시간, 폭력치료 강의 40시간 이수를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핵심은 개인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서울 유명 호텔에 조직 폭력배들을 상주시켰다는 것"이라며 "호텔 직원들의 업무 수행에 지장을 주고 이들과 손님들의 평온한 일상을 해쳤을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우리 사회의 치안 수준에 불안을 갖게 하는 등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줬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이어 "일부 피고인은 조직원으로서 상부의 지시를 따랐을 뿐이지만, 막연하게나마 범죄가 될 가능성을 예견하면서도 거칠고 무례한 처신으로 조직의 위세를 과시했다"고 지적했다.
또 "선창, 호텔 예약·체크인을 담당하거나 후배 조직원들에게 연락했음에도 단순히 '호캉스로 알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일부 피고인은 왜 동원됐는지 모르고 했던 걸로 보이지만 누범이었던 피고인들은 선처하려야 할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절대 범죄 근처에도 가지 말라", "국가의 감독을 받아 성실히 생활하라", "이쪽과 절연하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윤씨 등은 2020년 10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 3박 4일간 머물면서 이 호텔을 운영하는 KH그룹의 배상윤 회장과 면담을 요구하고 직원들을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윤씨는 배 회장이 운영하는 사모펀드에 투자했다가 돈을 잃자 이같은 범행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노아파는 1980년대 후반 전남 목포에서 결성된 폭력단체다. 1990년대 서울로 활동무대를 넓힌 이들은 유흥업소 운영, 건설사 철거 용역 등에 주력하며 2000년대에는 전국 10대 조직으로 꼽힐 정도로 세를 불렸다. 현재 조직원이 약 12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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