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논쟁 민주, ‘유연한 리더십’ 보였나 ‘나쁜 선례’ 만들었나

송경모 2024. 10. 4.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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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두고 내부 격론을 벌여온 더불어민주당이 최종 결정 수순에 돌입했다.

이번 금투세 공방을 통해 당내 다양성과 유연한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지만, 일각에선 여론에 밀려 개혁 과제를 미루는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 인사는 3일 통화에서 "금투세 관련 의사결정 과정이야말로 '이재명 리더십'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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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여부 최종 결정 수순 돌입
당내 “토론은 이재명 리더십 본질”
여론에 밀려 개혁 미루는 듯한 모습도
일각 “진정성에 상처 났다” 분석 내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한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관련 토론회에서 의원들이 유예팀과 시행팀으로 편을 나눠 논쟁하고 있다.이병주 기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두고 내부 격론을 벌여온 더불어민주당이 최종 결정 수순에 돌입했다. 이번 금투세 공방을 통해 당내 다양성과 유연한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지만, 일각에선 여론에 밀려 개혁 과제를 미루는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 인사는 3일 통화에서 “금투세 관련 의사결정 과정이야말로 ‘이재명 리더십’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금투세 시행에 대한 반대 여론과 주식시장 등 현실 여건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려 노력했다는 취지다. 이 관계자는 “단순히 욕을 먹으니까 (금투세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고, 개혁을 단행할 때도 조건과 상황을 고려하겠다는 것”이라며 “오히려 이게 수권정당다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책 토론을 포함한 당내 의견수렴 과정에 대해서도 호의적 반응이 나왔다.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시험하는 동시에 대외적으론 ‘당대표 일극체제’ 이미지를 희석하는 효과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자본시장 선진화 추진에도 이번 논의가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 있다. 의원들의 관련 정책 이해도와 국민적 관심이 함께 올라갔고, 여당을 상대로 명분도 쌓았다는 것이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이전엔 전문가들에게 맡겨둔 측면이 있었는데, 이 난리가 나면서 다들 공부한 측면이 있다”며 “향후 상법 개정 등을 추진할 때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성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기존 유예기간 동안 관련 논의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가 ‘프레임 전쟁’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한 초선 의원은 “자본시장의 밸류업, 경기 부양과 신산업 육성을 위한 확대 재정이라는 더 큰 틀 속에서 금투세 문제도 같이 논의됐어야 했다”며 “그러지 못하고 개별 세금에 집중하다보니 논의가 좁게 왜곡됐다”고 아쉬워했다.

향후 여러 개혁의 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여야 합의로 만들어진 법안인데도 여론에 떠밀려 물러나는 듯한 선례를 남김으로써 진정성에 흠집이 났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4일 의원총회를 열어 금투세를 예정대로 내년 1월 시행할지 혹은 유예·폐지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결정은 지도부에 일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로선 금투세 시행을 유예하고 대신 상법 개정에 당론을 모으는 등의 방안이 거론된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유예가 사실상 폐지인 만큼 차라리 폐지한 뒤 나중에 다시 추진하자는 의견도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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