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마트폰 시장, 하이엔드 중심 '뜨거운 감자'…삼성·애플, 관세 충격 현실화되나
삼성, 베트남 생산 비중 절반…애플, 인도 생산 확대에도 중국 의존도 여전히 '고위험'
[이포커스 곽경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에 2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이번 관세 정책으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 가격 인상과 판매량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 휩싸였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이번 기회를 발판 삼아 미국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 2,800만 대로 전 세계 시장의 10.4%를 차지했다. 특히 미국 시장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높아 글로벌 평균을 크게 웃도는 높은 평균 판매 가격(ASP)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과 애플에게는 중요한 시장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2024년 2억 2,300만 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했는데 이 중 13%가 미국향이다. 고가 프리미엄폰 '갤럭시 S 시리즈'와 폴더블폰의 경우 미국향 비중은 각각 27%, 20%로 더욱 높다. 전체 생산량 중 베트남이 약 50%, 인도가 30%를 차지하는 반면 국내 생산 비중은 8%에 불과하다.
애플은 2024년 2억 3,200만 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했으며 미국 시장의 비중이 28%로 가장 높다. 생산 거점은 중국이 86%, 인도가 14%로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맥, 애플워치, 에어팟 등 다른 제품은 베트남을 중심으로 생산하고 있다.
관세 폭탄에 삼성·애플 '동반 타격'…가격 인상, 판매 부진, 공급망 불안 '트리플 악재'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관세 조치는 삼성과 애플의 주력 생산 기지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 상승으로 인한 미국 시장 내 판매 부진, 생산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 공급망 불안정 등 심각한 악재가 겹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산 아이폰에 관세를 면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면서 삼성전자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샤오미, 오포, 화웨이 등 중국 업체 '점유율 확대' 노린다
관세 폭탄은 국내 부품사에게는 제한적인 영향만 줄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아너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미국 시장에 직접적인 제품을 수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국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의 입지가 약화될 경우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이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메리츠증권 양승수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아직 구체적인 시행 일정이나 대상 품목 등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섣부른 전망은 위험할 수 있다"며 "기업들은 향후 전개될 미국 정부의 정책 방향과 시장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경호 기자 kkh@e-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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