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의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자동차 산업에 15조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공급하고 전기차 보조금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한편, 호황을 맞고 있는 조선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책도 함께 마련했다.

▶▶ 자동차 산업 15조원 정책금융 지원
정부는 지난 4월 9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자동차 생태계 강화를 위한 긴급 대응대책'을 발표했다. 미국이 지난 3일부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5월 3일부터는 자동차 부품에도 같은 수준의 관세를 매기기로 함에 따라 국내 자동차 산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올해 자동차 산업 정책금융 공급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2조원 늘린 15조원으로 확대했다. 기업 수요 변화나 관세 파급 상황에 따라 추가 확대 여부도 검토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도 금융권 및 보증기관과 협력해 1조원 규모의 상생 프로그램을 가동해 협력사의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기로 했다.
▶▶ 전기차 보조금 대폭 확대
내수시장 방어를 위한 전기차 구매 지원도 강화된다. 기업 할인액에 비례해 정부가 추가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기존 상반기 종료에서 연말까지 연장하고, 정부 매칭지원비율도 20~40%에서 30~80%로 대폭 확대한다.
이에 따라 5000만원대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최대 1800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게 됐다. 제조사가 700만원 이상 할인하면 정부가 최대 80%까지 매칭 보조금을 지급하는 새로운 구간을 신설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5300만원짜리 전기차를 제조사가 700만원 할인해준다면 정부 매칭 보조금은 18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늘어난다.
또한 신차 구매 시 적용되는 개별소비세 탄력세율(5%→3.5%) 인하 조치는 6월까지 유지되며, 필요시 연장도 검토된다. 공공기관의 차량 구매 예산도 상반기 내 조기 집행하도록 유도해 내수 진작을 도모한다.
▶▶ 수출 지원 및 미래차 기술 경쟁력 강화
정부는 수출기업을 위한 '수출 바우처'의 올해 예산을 기존 2400억원에서 1000억원 이상 추가로 확대한다. 무역보험 지원 한도를 최대 2배로 상향하고, 단기 수출 보험료 60% 할인 등 조치를 당초 상반기 종료에서 연말까지 연장하는 등 자금·금융 지원을 강화한다.
아울러 자율주행 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추가 지정해 연구개발(R&D)·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추진하고, 레벨4 이상 자율주행차 판매를 허용하는 등 미래차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책도 마련했다.
▶▶ 호황 맞은 조선 산업 지원책도 발표
정부는 같은 날 '조선 RG 공급 확대방안'도 함께 발표했다. 조선업계는 글로벌 시장 호조에도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특히 중형 조선사는 과거 재무실적에 기반한 심사구조 등으로 RG 발급 확대에 애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정부는 중소형 조선사를 대상으로 특례보증을 확대하고, 수출입은행 등 중형조선사에 RG를 발급하지 않았던 금융기관의 신규 발급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유망 프로젝트 수주로 재무구조 개선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미래가치를 기반으로 보다 유연한 RG 발급이 지원되도록 할 방침이다.
한국 조선업계는 지난해 160조원 규모의 수주 잔량을 달성하며 4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로, 2025년에도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LNG 운반선 수주 9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하는 등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합 대책
정부는 이번 대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법령·제도 개선 등을 조속히 추진하고 이행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아울러 관세 피해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의 지원 대책이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한 자동차 산업의 피해를 완화하고, 호황을 맞고 있는 조선 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보조금 확대와 같은 내수 진작 정책은 수출 감소로 인한 생산 차질을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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