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비염, 공장 재가동되자 다시 늘었다… ‘환경성 질환’, 아이들 특히 취약

오상훈 기자 2024. 9. 1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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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과 국무조정실이 공동 주관한 '2023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은 평년대비 3.3도 높았다.

감염병 외에 만성질환 중 하나인 환경성 질환 역시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의 경우 다른 질환들에 비해 환자 수 변화 폭은 좁지만 전체 진료비 액수의 차이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성 질환으로 인한 진료인원의 4명 중 1명은 10세 미만 아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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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기상청과 국무조정실이 공동 주관한 ‘2023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은 평년대비 3.3도 높았다. 초가을인 9월 역시 평년대비 2.1도 높아 서울의 경우 88년 만에 9월 중 열대야가 발생했다.

대기의 온도가 1도 상승하면 대기 중 수증기량이 증가해 강수량도 증가한다. 온난화와 강수량의 변화는 모기 매개체의 활동 범위를 확장시키고 수인성 감염병을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말라리아, 뎅기열과 같은 모기매개 감염병과 레지오넬라증, 비브리오패혈증과 같은 수인성 감염병은 3~4년 주기로 유행과 소강상태를 반복하고 있었다. 이는 곧 기존 감염병의 재출현 가능성이 언제든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연도별 수인성 감염병 발생자 통계./사진=국가통계포털
감염병 외에 만성질환 중 하나인 환경성 질환 역시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 환경성 질환은 역학 조사 등을 통해 환경유해인자와 질환 사이에 상관성이 있다고 인정하는 질환이다. 미세먼지 등에 의한 천식 유발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환경성 질환인 혈관운동성 및 알레르기 비염, 천식, 아토피 피부염 등의 진료비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운동성 및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진료비가 64.9% 증가했고, 1인당 진료비는 1만 684원 증가했다. 천식의 경우 최근 10년간 진료비의 증감폭은 오르내리기를 반복했지만 1인당 진료비는 매년 증가해 2014년 대비 5만9668원으로 79.8% 증가했다.

두 질환은 2022년부터 감소 추세에 접어들던 환자 수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같은 시기,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대부분 해제되고 강제 조치로 가동이 중단됐던 공장들이 전 세계적으로 다시 가동되기 시작한 바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의 경우 다른 질환들에 비해 환자 수 변화 폭은 좁지만 전체 진료비 액수의 차이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전체 진료비 액수는 344.6% 증가했고, 1인당 진료비는 12만5432원(334.5%) 증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환경성 질환으로 인한 진료인원의 4명 중 1명은 10세 미만 아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 년간 전체 진료인원의 점유율을 살펴보면 21~27%가 10세 미만 어린 아이였다. 같은 기간, 60대 이상 고령 환자는 2014년 기준 14.5%에서 18.6%로 증가하며 어린 아이와 노인 등 취약 계층이 환경성 질환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미화 의원은 “환경부와 기상청이 공동 발간한 ‘한국기후변화 평가 보고서 2020’ 에서는 기후위기가 심화되면 취약계층부터 위험해진다고 경고하고 있다” 며 “기후적응의 관점에서 미래세대와 약자들의 환경성 질환의 증가와 진료비 부담에 대한 정부의 강화된 대책 마련과 부처 간의 협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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