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길거리서 잔혹 살해된 16세 소녀…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이해준 2023. 5. 3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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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수도 뉴델리 경찰이 16세 여자친구를 흉기와 돌을 사용해 살해한 혐의로 20세 남성을 체포했다.

29일 BBC에 따르면 남성 A씨는 여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살인을 저질렀다. 사건 현장을 담은 CCTV를 보면 주변 사람들은 주변을 지나가거나 쳐다보면서 사건에 개입하지 않았다. 잔혹한 범죄 행각은 최소한 1분30초가량 계속됐고 그 사이 십여명의 사람이 주변에 있었지만 A씨는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사진 픽사베이

이 영상은 인도에서 빠르게 퍼져나갔고, 소셜 미디어에서는 분노와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은 28일 발생했다. 살해된 소녀와 용의자는 연인 관계다. 사건 발생 몇 시간 전에 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알빈드 케지리왈 뉴델리 행정 책임자는 이번 살인 사건에 대해 “매우 슬프고 유감스럽다”고 트윗을 올렸다. 그는 “범죄자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다. 경찰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와티 마리왈 델리 여성위원회 위원장은 “범행은 감시 카메라에 포착됐다. 몇몇 사람들이 이(범행)를 보았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델리는 여성과 소녀들에게 매우 위험한 곳이 됐다”고 ANI 통신에 말했다.

국가여성위원회 레카 샤르마 위원장은 이번 범죄가 델리 사람들의 ‘무신경함’을 보여준다며 “그 자리에 여러 사람이 있었지만 아무도 소녀를 돕기 위해 행동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신속히 심리하고 가능한 한 빨리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에서 끔찍한 범죄가 발생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무관심했다는 비난을 받은 사건은 이전에도 있었다. 2012년 12월 델리 시내를 달리던 버스에서 물리치료를 배우던 여학생(23)이 집단 강간을 당해 사망한 사건에서도 이번 사건과 비슷한 분노가 일었다.

당시 여학생의 동행자로 함께 폭행을 당한 남성은 “둘 다 다쳐서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25분 정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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