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터뷰!)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의 박보검 배우를 만나다
최고의 작가, 감독, 배우의 협업이다. 드라마 <미생>, <나의 아저씨>를 연출한 김원석 감독과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쌈, 마이웨이>를 집필한 임상춘 작가의 만남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 의도대로 한 번에 공개되는 넷플릭스의 공개 방식을 택하지 않고 4계절에 따라 4주에 걸쳐 4개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가을까지 공개되었고 오는 3월 28일 겨울 편 4막이 공개된다. 아이유, 박보검, 문소리, 박해준의 만남, 연기 구명 없는 주. 조연, 특별출연 배우의 앙상블로 매번 화제성을 모았다.
극 중 관식을 연기한 박보검 배우를 3월 24일 여의도의 호텔에서 만나 작품에 관해 인터뷰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글이다.
분량 실종, 4막에 관식 기대해 달라
-도파민 터지는 숏폼 시대에 무해한 이야기, 천천히 흘러가는 서사가 전혀 단점이 되지 않는다. 이 작품을 특별히 택한 이유는.
“살아본 적 없는 1960년을 구현한 임상춘 작가의 아름다운 글에 끌렸다. 글 속에는 약자를 보호하는 멋진 어른들이 있었다. 읽자마자 꼭 하고 싶었고 또다시 작업해 보고 싶다. 조부모님, 부모님의 시절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게 신기했고, 관식을 상세히 표현해 주신 탓에 확신이 없을 때에도 피드백과 응원이 되었다. 작가님에게 ‘씨앗 저장소’라는 표현을 한 적 있다. 다음에는 어떤 씨앗을 심어 이야기를 만들어 낼지 궁금하다. 작가님의 작품 속에 뿌리내린 씨앗으로 새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싶다고 생각했다”
-넷플릭스는 전편 공개라는 규칙을 어기고 매주 4화씩 총 4주에 걸쳐 공개하게 되었다. 3막 이후 청년 관식의 분량이 줄어들어 아쉬움은 없었나.
“까까머리 관식과 똑단발 애순이 더 많이 담겼으면 해서 아쉽기도 했지만 변하지 않는 금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글이라면 모든 인물이 주연이고 주인공이 된다. 좋은 배우, 이야기, 스태프 등과 함께 일하면서 제 필모그래피에 좋은 작품 하나 남길 수 있어 감사했다. 4막에도 관식 분량이 있으니 기대해 달라”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판타지 가득한 ‘양관식’을 맡아 현실에도 있을 법한 캐릭터가 되었던 것 같다. 순애보 캐릭터가 문득 <응답하라 1988>의 최택이 떠오르기도 한다.
“애순은 누군가에게는 짱돌일지 몰라도 관식에게만은 소중한 ‘조약돌’이다. 어디를 내놔도 반짝반짝 빛나는 인물이고 관식은 사랑 농사꾼이다. 작가님은 ‘씨앗 저장소’, 감독님은 섬세하고 은율적인 연출 때문에 ‘마술사’가 아닐까 싶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관식
-청년 관식을 표현하기 위해 내외적으로 노력한 부분이 궁금하다.
“제작발표회 때 관식을 ‘꽃을 심는 사랑 농사꾼’이라고 한 적 있다. 저도 누굴 좋아하면 표현하려고 하지만 관식처럼은 아닐 거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라 연기하면서도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순의 가는 길을 묵묵하게 지켜준다. 수동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꽃핀이나 조구(조기)도 챙겨주며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특히 과묵함에는 고민을 많이 했다. 말이 없는 인물이기 때문에 목소리 톤도 높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고,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운동선수 출신이니 듬직하고 우직해 보이려고 4-5kg을 증량했다”
-처음으로 아버지 역을 맡아 관식만의 부성애를 보여준다.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갈 때는 내적으로 영글어 가는 부분이 많았다. 가족을 챙겨야 하는 책임감과 무게감을 표현하려고 했다. 새롭게 도전하는 부성애를 위해 촬영장에 찾아오시는 아역 배우의 부모님을 관찰하며 참고했다. 아이를 데려와 현장에서 챙겨주고 지도해 주시는 모습을 배웠다. 나를 닮은 소중한 생명체가 생기면 얼마나 예쁠까도 상상했다. 제가 아이들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친해져야 하는 이유가 또 있다. 한 장면이라도 관계성이 잘 보이려면 서로 (부모 자식이라) 인식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진짜 아빠라는 마음을 담아 연기했다. 아역들과 아이유 배우 덕분에 철든 가장의 분위기를 잘 표현할 수 있었다”
-동명을 잃고 망연자실하는 모습도 색다른 얼굴이다.
“아픔을 다 헤아릴 수 없겠지만 혹여나 관식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면 위로가 되길 바랐다. 관식이 동명과 애순을 더 안아주길 바라셨겠지만 관식도 어린 나이에 아빠가 된 인물이다 보니 슬픔을 드러내기 어려웠다. 동명과 애순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마을 사람도 애순과 관식을 위해 마음과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음이 느껴졌다. 아이유 씨도 진지했고 동명 역의 아역 배우도 슛만 들어가면 집중해서 놀라웠던 기억이다”
-기존의 연기 방식과 달랐을 텐데 중년 관식(박해준)과 톤도 맞춰야 하지 않았나.
“해준 선배님과 마주치는 상황이 대본 리딩 때 말고는 없었다. 이후 연기할 때는 그때의 톤을 떠올려서 했다. 저도 중년의 관식을 작품으로 본 거다. 꼬마 관식(이천무)도 너무 잘 표현해 주었다. 어린 관식과 중년 관식의 덕을 많이 봐서 청년 관식도 사랑해 주지 않으셨나 싶다”
-관식이 애순의 안타까운 부름에 냅다 배에서 뛰어내려 바다를 유형한다.
“수영 장면을 3번 촬영했다. 실제 바다 한가운데에서 했다. 제주랑 또 다른 바닷가, 수중촬영장이다. 유아 스포츠단에서 받은 경력을 살려 따로 수업받지는 않았다. 혹시 몰라 대역이 동행하시기도 했는데 혼자 소화하게 되었다. 바다로 돌진하는 관식의 멋진 모습을 몸소 체험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바다에 뛰어들다니, 제가 다 하게 되어 애정이 더 큰 것 같다. 그 장면을 찍을 때 거리가 멀었지만 이모들의 실루엣이나 응원하는 소리가 들렸다. 물살 때문에 라인에서 빗겨 나가도 응원에 힘입어 돌진할 수 있었다”
-한국적인 역사, 감수성, 문화가 감긴 작품이 넷플릭스를 통해서만 공개되는 아이러니다.
“누가 조부모님에게 보여드리고 싶어서 계정 넣어 설치해 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른들이 보시면 참 좋겠는데 채널 방송이 아닌 게 아쉬워서, 제가 <가요무대>를 나가자고 아이유 씨에게 부탁해서 나가게 된 것도 있다. (웃음) 케이팝처럼 세대와 나라를 떠나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폭싹 속았수다>라고 생각한다. 무척이나 한국 정서라고 생각했었는데 예상치 못한 글로벌 반응에 저도 놀랐다. 제주의 풍경뿐만 아니라, 볼거리도 많은 작품이다. ‘살민 살아진다’라는 대사가 드라마를 관통하는 대사인데 참 좋다. 각 지역마다 방언의 매력을 제주어를 배우면서도 느꼈다. 기회가 된다면 충청도, 경상도 사투리도 도전해 보고 싶다”
초심 잃지 않는 배우 되고파
-연기 경력 14년 차 배우로 성장했다. 연기할 때 혹은 살아오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뭔가.
“일단 초심이다. 작품을 하면 할수록 조심성을 더 키우게 되더라. <폭싹 속았수다>는 제대 후 선보인 시리즈고, 무대 작품으로는 <렛미플라이>가 첫 뮤지컬이다. <원더랜드>는 입대 전 작품이었는데 제대 후 개봉한 첫 영화가 되었다.
(군대에서 받은 첫 대본) 제대 후 <굿보이>를 첫 작품으로 선택하려던 찰나에 <폭싹 속았수다>를 제안 주셔서 <굿보이>팀이 기다려줬다. 그때를 생각하면 참 감사하다. 일을 하면 할수록 서로의 관계를 돌아보게 된다. 도동리 마을 사람들도 모두 정이 하나 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고 생각한다.
저 사람과 계속 일하고 싶게 만들고, 일하는 시간이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꾸준하다. <폭싹 속았수다>는 특히 동갑내기 친구를 만난 것도 처음이었고, 좋은 글 속에 담긴 영혼을 연출적으로도 잘 표현된 작품이다. 마음이 잘 녹아들었던 것 같다”
-<원더랜드> 인터뷰 때 악역에 관한 질문을 드렸다. 지금도 그때와 같은 마음인가.
“달라지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말이었고 입대 전보다는 의미가 넓어졌다는 이야기다. 악역이 무르익었음이 멀지 않았다고도 스스로 느끼고 있다. 앞으로 제 선택이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멋진 이야기, 주변에 추천해 주고 싶다면 빨리 도전해 보고 싶다”
-원래 가수로 데뷔하고 싶었던 소원을 <박보검의 칸타빌레>로 반쯤 이룬 게 아닐까 싶다. 여러 분야의 활동을 멈추지 않는 에너지원의 동력은 무엇인가.
“한 해에 작품 할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도 많지 않고, 진행되었다가도 갑자기 무산되기도 하니까. 배우에게는 계속 일할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최대한 제안 주신 역할에 에너지를 끌어올려서 하고 있다. 저만큼 함께하는 사람들도 행복했으면 좋겠고, 오늘처럼 좋은 질문과 기사를 보면 에너지가 전달된다. 팬들의 응원도 힘이 된다. 그 사랑에 보답하고자 운동선수 콘셉트로 그리팅 화보와 달력을 제작한 거다. 직접 의견 내고 콘셉트 잡는 걸 좋아하기도 해서 참여했다. 수영 선수가 없는 건 관식이랑 겹칠까 봐 일부러 뺐다. (웃음)
아무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3월 말로 관식은 안녕이지만, <굿보이>의 윤동주로 다가오니까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
글: 장혜령
사진: 넷플릭스
damovie2019@gmail.com(오타 신고/제보 및 보도자료)
저작권자 ⓒ 필더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해당 콘텐츠뷰의 타임톡 서비스는
파트너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