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사용시 北정권 종말"…국회 결의안 마련해야 [기자수첩-정치]

강현태 2024. 10.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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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고 보지 않는다."

무엇보다 한미가 끊임없이 경고해온 "핵사용 시 북한 정권 종말"은 핵버튼 앞에 선 김 위원장 두 눈에 사랑하는 딸의 얼굴을 일렁이게 할 것이다.

핵사용 자체를 억지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억지 실패 시 '가장 매력적인 시나리오'는 북한의 핵사용일 수밖에 없다.

중국·러시아 핵위협에 노출된 수많은 미국의 동맹 및 파트너국이 북한 정권 종말을 마주하는 순간, 미국을 향한 '의심'은 '확신'으로 기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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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지 않은" 김정은
핵버튼 쉽게 누를 리 없어
美 확장억제 못미더운 韓
美도 '韓 의지'에 '물음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주석단 최상석에 앉아 열병식을 지켜보는 모습(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미쳤다고 보지 않는다."

복수의 전현직 정부 당국자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합리적 의사결정자로 보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관련 견해는 미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은 직간접적으로 북한과의 군축협상 가능성을 여러 차례 시사해 왔다. 김 위원장을 협상 불가능한, 비합리적 인물로 판단했다면 관련 접근법을 모색했을 리 없다.

김 위원장이 미치지 않았다면, 핵버튼을 충동적으로 누를 가능성은 현격히 낮아진다. 무엇보다 한미가 끊임없이 경고해온 "핵사용 시 북한 정권 종말"은 핵버튼 앞에 선 김 위원장 두 눈에 사랑하는 딸의 얼굴을 일렁이게 할 것이다.

일각에선 "미국이 서울을 위해 LA를 포기하겠느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한다. 한데 중국·러시아 등 주요 적성국 가운데 최약체인 북한 핵공격을 미국이 용인하는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다.

미국은 핵우산으로 표현되는 확장억제를 동맹국에 제공하며 국제질서를 주도해 왔다. 그런 미국이 본토 피해를 우려해 한국에 약속한 김정은 정권 종말을 주저한다? 종말을 맞는 것은 미국의 국제적 신뢰도가 될 것이다.

중국과의 전략경쟁에 사활을 건 미국 입장에서 핵을 사용한 북한 정권 응징은 '최소 피해·최대 효과'를 가져오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핵사용 자체를 억지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억지 실패 시 '가장 매력적인 시나리오'는 북한의 핵사용일 수밖에 없다. 중국·러시아 핵위협에 노출된 수많은 미국의 동맹 및 파트너국이 북한 정권 종말을 마주하는 순간, 미국을 향한 '의심'은 '확신'으로 기울 것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한국이 미국을 못 미더워하듯, 미국 역시 한국에 물음표를 띄우고 있다는 점이다. 1994년처럼 미국이 북한에 대한 '물리적 타격'을 고려할 때, 한국이 뜯어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워싱턴 조야에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결정적 상황에서 미국이 행동을 주저하지 않으려면, 한국이 확실한 의사를 표명할 필요가 있다. 확장억제 실효성 강화를 미국에만 요구할 게 아니다. 우리도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한다.

미국이 한국의 결연함을 체감할 수 있도록, 북한이 정권종말의 두려움을 새삼 느끼도록 국회 차원의 결의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국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의 초당적 입장 표명은 대내외에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물론 결의안 초점은 '북한의 협상 복귀 촉구'에 맞춰져야 한다. 다만 핵공격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핵사용 시 정권 종말" "핵사용 시 결정적 대응 직면" 메시지가 반드시 담겨야 한다.

무엇보다 결의안 채택은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이 그토록 궁금해하던 '반국가 세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북한이 핵을 사용하더라도 피해 규모가 크지 않다면 평화를 위해 응징을 자제해야 하는가. "그렇다"고 말하는 이가 반국가 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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