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두 달 맞이한 '스타 정치인' 한동훈…평가는 '분분'

남가희 2024. 9. 1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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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지율 지속 하락세…尹 지지율과 동조화 현상
장점은 '합리성·중도성'…단점은 '과감성·차별성' 부족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3일 서울 관악구 상록지역아동복지종합타운을 방문해 결식 아동들에게 전달될 추석 선물을 포장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한지 53일째를 맞았다. 62.8%의 지지를 받으며 당선된 한동훈 대표의 지난 2개월 간의 리더십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한 대표가 '당대표'라는 시험대를 잘 통과해 명실상부 대권주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를 두고 관심이 모아진다.

한동훈 대표는 지난 7월 23일 치러진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서 총득표율 62.8%로 당선됐다. 당심은 62.7%, 민심인 국민여론조사에선 63.5%의 지지를 얻고 압도적으로 당선됐다. 이만큼 한 대표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다. 보수 정치를 재건해달라는 기대감과 관심 등이 한 대표로 향했다.

그러나 취임 53일차(9월 15일 기준) 한동훈 대표가 받은 성적표는 저조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100%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보다 3%p 떨어진 28%를 기록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기록적인 참패를 당한 4·10 총선 직후(4월 3주, 30%)보다도 낮고, 윤 정부 집권 기간을 통틀었을 때도 가장 낮은 수치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같은 기간 1%p 오른 33%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최근 들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 대표가 취임한 기간인 7월 4주 조사에서 35%로 집계된 뒤 32%(8월 4주)→30%(8월 5주)→31%(9월 1주)→28%(9월 2주)를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런 상황에 한동훈 리더십에 대한 냉철한 평가를 통해 새 전략을 수립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표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으로 살리되, 조금 더 국민들에게 와닿을 수 있는 방식으로의 리더십 변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한 대표의 장점을 △여론 파악 능력 △합리성 △중도성 등으로, 개선점은 △차별성 부족 △약한 당내 지지 세력 등을 꼽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한 대표가 가장 잘하고 있는 것은 여론이 어떤지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를 활용해서 여론을 선점하는 역할은 충실히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신 교수는 "한 대표의 지지율이 보통 대통령과 갈등을 빚을 때 올라가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을 잘 고려해야 한다"며 "한 대표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한 대표가 지지율이 잘 나왔던 때, 대통령실발 위기에도 불구하고 당 지지율이 높았던 순간을 다시 돌이켜보고 거기에 맞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 대표는 젊은 40대 정치인이 가질 수 있는 어느 정도의 합리성을 갖추고 있고, 극단적이지 않은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며 "그런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지금의 경우 국민의힘이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다소 과감성이 필요한 지점이 있다. (한 대표가 가진) 합리성이 지금 (당내) 이 상황과는 안 맞는 상황이 있는 것"이라며 "지금은 결기를 보여주고 (윤석열 대통령에) 반대할 것은 반대하고, 이를 통해 당을 제대로 장악하고 가려는 모습을 보여서 어느 정도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성·선명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데, 그 방향으로서의 설계를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 당내 세력 형성에도 한계가 있는 상황인 것 같다"며 "좀 더 과감한 결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한 대표의 현재 포지션을 사회학적 용어에 빗대 '마지널 맨(Marginal man)'이라고 평가했다. '마지널 맨'은 어느 쪽도 동화되지 못하고 그 경계에 있는 사람을 표현하는 말인데, 현재의 한 대표가 그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 평론가는 "취임 40여 일 동안은 대통령과 친윤 쪽과도 거리감이 있으면서도 당에 뿌리를 내리지 못해 말 그대로 '고립무원' 처지였을 것"이라며 "그러다 보니 여야 대표회담도 '변죽만 울리고, 한 게 있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당면한 과제는 이제는 당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것과 여론조사 결과처럼 이제는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라며 "'디커플링 현상'을 보인 이전과 다른 흐름이라 이건 한 대표가 차별성도 변화와 혁신도 못 보여주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목했다.

이에 최 평론가는 극복 방안에 대해 "한 대표는 아직 '엘리트 리더십'이 있는 것 같다. 본인이 무엇이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면서 "정치는 그렇지 않고 '정치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추석 이후에는 조금 더 본인을 내려놓고 민생에 들어가는 모습이 와닿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또 당에 뿌리를 내리는 과정에 있어 단순히 TK를 찾아가서 둘러보는 방식이 아닌 진짜 '보수의 적통'임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들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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