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의 인사이트] '김건희 사과'로 덮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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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사과를 둘러싸고 여권에서 갑론을박이 무성하지만 사과 여부는 본질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 여사 사과가 최소한의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공개 행보 자제는 물론 '김건희 특검법' 통과를 돕고 수사에 협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다수의 국민은 김 여사가 지금 '사과'로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김 여사가 진정 사과할 마음이 있다면 특검 수사에 적극 협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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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4.10.1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 연합뉴스 |
대통령실은 공식적으론 김 여사 사과에 신중한 모습이지만 내부적으론 사과 필요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지금까지 대통령실에서 나온 답변은 "다양한 얘기를 듣고 있다"게 전부입니다. 하지만 최근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전당대회 개입 의혹' 등으로 상황이 악화되면서 기류 변화가 읽힙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전에 김 여사 사과로 꼬리를 잘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친윤계 의원들도 용산에 김 여사 사과를 요구하는 의견을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커지는 김대남과 명태균 의혹, 사과로 덮일까
김 여사 사과는 검찰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불기소 결정이 내려진 직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명품백 수수에 이어 주가조작 사건에서도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할 거란 관측이 많습니다. 검찰 수사팀은 이르면 이번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최종 수사 결과를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경우 김 여사는 자신에게 제기된 모든 사법리스크를 털고 법적 문제는 없어도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수준의 사과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명품백과 주가조작 사건 사과 만으로 성난 민심이 가라앉겠느냐는 점입니다. 최근 김대남 전 선임행정관과 정치컨설턴트 명태균씨 각각의 녹취 파일 공개로 김 여사가 받고 있는 의혹은 일파만파로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대통령실은 이들과 윤 대통령 부부 간의 친분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텔레그램 문자 증거와 제3자의 발언 및 반박이 속속 등장하며 설득력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김 여사는 한동훈 대표 '공격 사주'의 배후로도 의심 받는 상황입니다.
이런 현실에서 김 여사가 명품백과 주가조작에 국한해 사과하고 넘어갈 경우 여론을 잠재우기는커녕 더욱 불을 지필 공산이 큽니다. 대통령 배우자가 정당 경선에 개입하고 여당 대표 공격을 사주하고, 그 대가로 사주한 사람에게 연봉 수억 원 짜리 자리를 보장해준 게 사실이라면 최순실씨를 뛰어넘는 국정 농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언급 없이 얼렁뚱땅 넘어가면 진정성에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 여사는 이미 지난 몇 차례의 사과에서 진정성이 훼손됐습니다. 2021년 12월 김 여사는 후보 부인으로 대국민사과를 하며 "남편이 대통령이 되어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 부디 노여움을 거둬달라"고 읍소했지만 영부인이 되자 태도를 바꿨습니다. 지난 7월엔 검찰 조사를 받던 김 여사가 검사 앞에서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변호사를 통해 대리 사과를 했습니다. 약자와 소외 계층을 돌보는 행보는 꾸준히 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일선 공무원들 앞에서 통치자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다수의 국민은 김 여사가 지금 '사과'로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여권 내부에서 김 여사 사과를 놓고 격론이 벌어지는 현재의 상황은 한가롭게 느껴집니다. 김 여사에게 제기되는 수많은 의혹의 진실이 뭔지 규명돼야 하며, 이를 위해 조사와 수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응당한 법적 조치를 받아야 합니다. 김 여사가 진정 사과할 마음이 있다면 특검 수사에 적극 협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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