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상장-④] 증권사 미래 바뀐다…브로커리지 종말

정원 기자 2026. 5. 2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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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권거래소(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전경. 2026.4.23 nomad@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투자는 단순한 해외 비상장 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국내 증권업이 거래대금 증가에 기대 수수료를 벌어들이는 브로커리지 중심 산업이었다면, 앞으로는 글로벌 딜 접근권과 비상장 네트워크, AI·우주·인프라 투자 연결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됐다는 얘기다.

금융권에선 이번 스페이스X 사례를 '증권사의 미래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인지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해석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권사들의 사업 구조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 증권사 수익의 핵심이었던 위탁매매(브로커리지)는 이미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확산과 거래 수수료 무료 경쟁이 일상화되며 단순 매매 중개만으로는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ETF 시장 성장으로 장기 자산관리 시장마저 저비용 패시브 상품 중심으로 재편되며 전통적인 리테일 비즈니스 수익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이미 '브로커리지의 커머디티화(commoditization)'가 오래전부터 진행돼왔다.

찰스슈왑을 비롯해 로빈후드 등 주요 플랫폼들이 무료 거래 경쟁에 나서며 거래 자체는 더 이상 핵심 수익원이 아니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대신 월가 대형 금융사들은 비즈니스 무게중심을 비상장 딜과 사모시장, 패밀리오피스 네트워크, 대체투자 연결 사업으로 빠르게 이동시키고 있다.

블랙록과 아폴로, KKR, 골드만삭스 등이 최근 사모 크레딧과 인프라 투자, 비상장 유동화 시장 확대에 집중하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국내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이런 변화의 흐름을 가장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특히 스페이스X 투자 참여는 단순 투자보다 글로벌 딜 네트워크 구축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AI와 우주, 위성통신, 국방 인프라가 결합된 스페이스X는 현재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사실상 '초대형 사모 플랫폼 자산'으로 인식된다.

문제는 이런 딜이 단순한 자금력만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 됐다는 점이다.

투자은행(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실리콘밸리 네트워크와 글로벌 패밀리오피스, 현지 법인, 사모시장 연결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동해야 접근 자체가 가능한 영역"이라고 했다.

결국 글로벌 자본시장이 공개시장(public market) 중심에서 사모시장(private market)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의 역할 역시 단순 중개업에서 '딜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앞으로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비상장 유동화 ▲토큰증권(STO) ▲디지털 자산 ▲글로벌 패밀리오피스 ▲AI·우주·인프라 투자 연결 ▲사모 크레딧 시장 확대 등이 핵심 먹거리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많다.

토큰증권 역시 같은 흐름으로 해석된다.

부동산과 미술품, 비상장 주식 등 유동성이 낮은 자산을 디지털 방식으로 쪼개 거래할 수 있게 되면 증권사 역할은 단순 매매 플랫폼을 넘어 자산유통 인프라 사업자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대형 증권사 고위 임원은 "과거에는 거래대금과 고객 계좌 수가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글로벌 딜 접근권과 비상장 네트워크 자체가 핵심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스페이스X 사례는 국내 증권업이 어디로 가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융권에선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참여가 단순 투자 성공 여부를 넘어 향후 국내 증권업 전체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는 평가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다른 관계자는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과 이에 따른 미래에셋증권의 지분 평가이익이 중요한 상황이 아니다"며 "미래에셋이 딜을 주관하는 20개 해외 IB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국내 증권사의 '글로벌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jwon@yna.co.kr<저작권자 (c)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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