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프리즘] 인천이 마계 도시? 인천을 위한 해명

최모란 2023. 4. 5.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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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모란 사회부 기자

‘마계(魔界·악마의 소굴) 인천’. 이 표현을 처음 접한 건 2017년 3월 발생한 초등생 살해 사건 때였다. 10대 소녀가 저지른 잔혹한 범죄에 혀를 내두르던 중 한 온라인 기사의 댓글이 눈에 들어왔다. “역시 마계 도시 인천” 10자도 안 되는 짧은 글에 수십 개의 ‘좋아요’가 눌렸다.

인천시에 ‘마계’라는 오명이 붙은 이유는 범죄 때문이다. ‘유독 충격적이고 엽기적인 범죄가 자주 발생해 악마의 소굴 같다’는 의미라고 한다. ‘마계’라는 단어를 보자 마자 실소가 터져 나왔다. 인구 300만 명에 이르는, 발전하는 도시 인천을 ‘악마의 세계’라 하다니….

하지만 금방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마계’는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을 통해 꾸준히 퍼졌다. ‘마계’라는 단어가 붙어있지 않은 인천 지역 콘텐트가 드물 정도다. 강력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대한민국의 길을 여는 도시 인천’은 당장 ‘마계’ ‘범죄’ 도시로 전락했다.

지난해 11월 인천시청 중앙홀에서 열린 아동학대예방 전시회에서 유정복 시장(오른쪽)이 시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인천시]

인천시는 이 멸칭(蔑稱)이 “억울하다”고 했다. “‘마계’로 불릴 정도로 사건·사고가 잦지 않은데, 일부 사건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범죄 도시’로 여겨진다”는 거다. 실제로 올해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아동학대 주요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전국 아동학대 건수는 3만7605건이다. 이중 인천에서 발생한 학대 사례는 2761건으로 인구 1000명당 피해 아동 발견율은 6.36%에 불과했다. 인구(1000명당)만 따지면 울산(14.7명)은 물론 전남(7.7명)과 전북(7.6명)보다 적다.

일반 범죄 건수도 그렇다. 2021년 기준 인천에서 발생한 범죄 발생 건수는 7만6584건으로 경기도(35만7243건), 서울(25만7969건), 부산(10만438건), 경남(8만7879건)보다 적었다. 인구 10만명을 기준으로 따져도 제주(3770건), 부산(2997건), 대구(2847건) 대전(2753건), 광주(2732건)보다 낮다.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에 위치해 사건 주목도가 높은 데다 ○○구나 ○○시·군 등을 내세우는 서울, 경기도의 사건 이름과 달리 인천은 ‘인천 ○○’ 사건으로 명명되면서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도시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인천시 관계자의 하소연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인천시도 ‘마계’ 이미지를 떼어 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각종 아동 보호 대책은 물론, 안전 정책을 잇따라 발표·시행하고 있다. 인천관광공사는 지난해 ‘인천이 무슨 마계야?! 찐 인천러들이 말하는 마계 인천’이라는 영상물을 공개했다. 인천 출신 연예인들이 인천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이 영상에 달린 댓글 2900개의 상당수가 ‘우리 동네’ 인천을 자랑하는 내용이었다. “많은 오해를 받고 있지만, 인천은 역사·문화적으로 정말 매력 있고 재미난 곳이에요. 사람들도 친절해요. 오해나 폄하는 이제 그만.” 인천 사람들이 생각도 이 댓글과 다르지 않을 거다.

최모란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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