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향 채광에 완벽하게 대처하는 단독주택 설계
정서의 집
변화의 중심에 있는 신도시 대지.
다가구주택이 즐비한 이 곳에,
한 가족만의 미래를 준비하는 집이 들어섰다.
서향주택의 한계를 넘는
아이디어와 나이 듦에 대한 건축의 배려를 겸비한 집
평택시 고덕국제신도시는 반도체공장 캠퍼스를 중심으로 현재까지도 신도시 조성공사가 활발히 진행되며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곳이다. 대지는 전원주택 내의 공급용 필지로 개발된 주택단지 안에 위치한다.
자녀들을 독립시키고, 그 다음의 삶을 준비하던 부부가 선택한 이 대지는 그 자체로 극복해야 할 난점을 갖고 있었다. 우선 공장이 많은 주변 환경과 상권 인력을 고려해 대부분의 땅들이 단독주택이 아닌 다가구주택이 들어서있고, 이는 건축주의 대지와 양옆으로 지어진 두 집도 마찬가지였다. 벽으로 가로막힌 집이 확보할 수 있는 시야는 ‘정서향’의 수변공원 뿐이었다.
건축을 맡은 비유에스아키텍츠는 낮고 깊을 수 밖에 없는 서향의 빛을 적절히 조율하는 요소로 타공 골강판을 채택했다. 이 골강판은 단순히 시선과 햇빛의 차단 요소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타공되지 않은 골강판까지 사용해 주택의 외장디자인을 완성시킨다.
주택 내에는 노년기를 위한 다양한 디테일이 녹아있다. 건축주가 이 집을 은퇴 후의 삶을 위해 지은 이상, 집의 기능과 목적에는 노후에 대한 대비도 포함되어야만 했다. 다양한 크기의 창과 비비드하고 눈에 띄는 포인트 컬러 인테리어 등을 비롯한 다양한 유틸리티들은 단순히 건축의 디자인 요소에서 그치지 않고 노인의 시선에서 활용하기 편한 삶의 편의가 되어준다. 서향에서 들어오는 황혼의 빛을 담아내며, 정서의 집은 황혼기의 시간까지 함께 대비하고 있다.
대지위치 : 경기도 평택시
대지면적 : 249.60㎡(75.50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거주인원 : 2명(부부)
건축면적 : 113.40㎡(34.3평)
연면적 : 658.09㎡(53.13평)
건폐율 : 45.43%
용적률 : 70.36%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9.5m 구조 : 기초 – RC조(매트기초) / 지상 – RC조
단열재 : 외벽 - 경질우레탄보온판 2종2호 100mm / 지붕 - 준불연 경질 우레탄 뿜칠 155mm
외부마감재 : 아연도골강판
담장재 : 생울타리
창호재 : 이건 아키페이스, 현대알미늄(방화창)
열회수환기장치 : 경동나비엔 열회수환기장치
에너지원 : 도시가스
전기·기계·설비 : ㈜GM엔지니어링
구조설계(내진) : ㈜한길구조엔지니어링
시공 : 춘건축
설계·감리 : ㈜비유에스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천장 –LX하우시스 벽지 / 바닥 –마모륨, 타일
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건축주 구입 제품 조명 : 룩스몰
계단재, 난간 : 오크솔리드 집성판재 + 현무암디딤석
현관문 : 이건 아키페이스
방문 : ABS도어 위 필름부착
PLAN & POINT
A 집안 곳곳에는 시선을 위한 틈처럼 유리 블록 등으로 크고 작은 창을 내주었다. 시각적인 환기는 물론 어디에 누가 있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B 화장실의 문손잡이는 적은 힘으로도 쉽게 열리는 푸쉬풀 도어를 설치했다. 문의 하부에도 작은 창을 내어 혹시 모를 위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C 2층 욕실은 코너부분에 단차를 준 다음 일정 높이까지 메워 편히 앉을 수 있는 시트처럼 제작해줬다.
D 선명한 컬러의 타일로 낮은 조적욕조를 구성한 목욕실. 노약자의 안전을 위한 벽면 손잡이를 적용해 미끄럼 사고를 예방한다.
SECTION
INTERVIEW
비유에스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박지현 소장
타공 골강판이 주는 인상이 강렬한데
일단 저 자신부터가 주택단지에 살아보니 서향주택들이 어떻게 과한 빛에 굴복하는지 깨닫게 됐습니다. 정서의 집은 그 이름답게 정서향의 대지 조건이고, 강렬한 서향의 빛을 어떻게 극복할 지가 관건이었기에 이를 설계에서부터 고려했습니다. 타공판 또한 그 일환입니다. 집 전면을 가릴 수 있는 “발”의 역할을 하기 위해 설치했죠. 완전히 시야를 차단하는 게 아니라, 집의 서쪽에 위치한 수변 공원을 적당히 힐끔거릴 수 있는 정도의 그늘을 만들어줍니다. 실제로 빛의 투과율이 30% 정도인데, 빛이 들지 않는 시간에는 8짝의 발을 모두 열어 막힘없이 조망을 누릴 수 있습니다.
건축주 부부가 요청한 콘셉트 제안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
설계 의도부터 자녀들 없이, 은퇴 후 제 2의 삶을 준비하는 부부의 집을 디자인하는 것으로 출발했습니다. 거기에 거주하는 이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까지 더해 담아내려 했습니다. 건축주 부부의 요청 또한 서로가 나이가 들며 생길 신체적인 불편함이나 건강 상황에 집이 함께 준비가 됐으면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설계 디자인 속에 그런 나이 듦에 대한 디테일을 추가한 것일지
대표적으로 욕실에는 앉아서 샤워할 수 있는 의자를 배치하고, 낮은 조적 욕조 등을 뒀어요. 각각의 욕실은 가시성이 높은 색으로 문을 조성하고 눌러서 열 수 있는 손잡이를 시공했습니다. 또 안에 누군가가 머물고 있음을 알고 들여다볼 수 있는 작은 창을 내어 예기지 못한 비상 상황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화장실이 아니더라도 집 곳곳에는 유리 블록 등으로 난 작은 틈은 서로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 역할을 해줍니다.
건축가 박지현, 조성학 : ㈜비유에스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비유에스건축은 박지현, 조성학 두명의 파트너가 이끄는 건축사사무소이며, 건축과 공간을 매개로 일어날 수 있는 동화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건축이 비일상의 무대로서 작동하는데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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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손준우 | 사진 홍기웅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6월호 / Vol.304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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