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우중캠핑 TIP
여름은 비 때문에 캠핑하기 번거로운 날들이 이어지지만, 비 덕분에 더 낭만적인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우중캠핑의 낭만을 편안하게 즐기도록 도와줄 꿀팁을 알아보자.
누구나 비 오는 날의 낭만을 가지고 있다. 박자에 맞춰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희뿌연 운무가 낀 몽환적인 장면. 특히 캠퍼들에게 우중캠핑의 기억은 달콤하다. 비가 오는 캠핑장은 평소보다 사람이 없어 그 한적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렇게 비가 그치지 않는 여름에도 캠핑을 가냐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이렇게 대답한다. “여름 캠핑은 비 오는 날이 진짜지. 타프 하나 쳐놓고 빗소리 듣고. 거기다 시원하게 파 썰어 넣은 라면 한입 먹으면 천국이야.” 평소보다 힘든 캠핑의 여정이었어도, 우중에만 느낄 수 있는 감동적인 장면만 기억에 또렷하게 남는다. 포기할 수 없다면, 즐겨보는 수밖에.
자리를 정하는 법
평소에 명당자리였던 계곡 근처나 물가는 비가 조금만 많이 와도 금방 물이 불어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비 오는 날에는 무조건 물이 잘 빠지는 데크나 파쇄석이 깔린 자리를 사수하자. 피치 못할 사정으로 흙바닥에 자리를 잡았다면 꼼꼼하게 배수로를 만들자. 텐트나 타프에서 빗물이 떨어져 모이는 곳에 구덩이를 파고, 구덩이에서부터 빗물이 흘러갈 수 있도록 넉넉히 길을 내주는 작업이다. 강수량에 따라 구덩이의 깊이와 너비는 달라진다. 비가 많이 올 경우 충분히 넓게 배수로를 만들어야 한다. 구덩이가 너무 얕거나 배수로가 너무 좁으면 비가 조금만 많이 와도 금세 넘쳐버린다. 여름에는 처음부터 깊이 파는 것을 추천한다. 한국의 여름은 단시간 집중 강수가 쏟아져 비가 언제 어디서 올지 예상하기도 힘들뿐더러, 얼마나 내릴지도 모르기 때문에 가장 비가 많이 올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만들어둔 배수로는 다음 사람들을 위해 철수할 때 원상복구 시켜두는 것이 매너 있는 캠퍼의 자세다.
우중캠핑 필수품
사실 아예 비를 맞지 않고 텐트를 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최대한 피할 뿐이다. 우산보다는 우비를 챙기는 것이 좋다. 우산을 들고 텐트를 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겪어본 캠퍼라면 이해할 테다. 우비를 입어도 흠뻑 젖을 각오는 하는 것이 좋다.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우비를 입어도 비에 젖을 수 있고, 우비 안에서 땀에 젖는 것도 흔한 일. 큰 수건과 여분의 옷은 필수다. 텐트를 칠 때는 젖을 각오를 하고 금방 마르는 옷을 입자. 인생에서 단 한 번도 감기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면, 입은 채 말리는 것은 금물이다.
비가 오고 먹구름이 잔뜩 낀 날은 해가 떠 있어도 다른 날보다 어둑어둑하다. 때문에 헤드랜턴과 손전등은 우비와 함께 없어서는 안 될 우중 필수품이다.
현명하게 텐트 치는 법
우비를 입고 제일 먼저 타프를 치자. 비를 막아줄 타프를 치고 난 후 그 안에서 장비를 조립하고 텐트를 친다. 비가 오는 날은 바닥이 단단하지 않고 금방 물러지기 때문에 가장 긴 팩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더 튼튼하게 하고 싶다면 팩 두 개를 사용하자. 팩 여분이 많이 없다면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에만 두 개를 박아도 괜찮다.
습기나 냉기를 방지하기 위해 바닥에 까는 방수포. 비 오는 날에는 텐트 밖으로 방수포가 나오지 않도록 하자. 밖으로 삐져나온 방수포가 물받이가 되어 빗물이 텐트로 침범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이 모든 과정을 순발력 있게 진행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사용해야 할 우비나 타프 등의 장비는 쉽게 꺼낼 수 있도록 가장 마지막에 챙기는 것을 추천한다.
사이트 철수는 반대로
캠핑 후 철수할 때는 스트링과 팩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비바람이 부는 날에는 폴을 먼저 제거해야 한다. 스트링과 팩을 먼저 정리하면 비바람에 텐트와 타프가 날아가 버릴 수도 있다.
비에 젖은 장비들은 빗물과 이물질을 최대한 털어낸 후, 마른 수건으로 꼼꼼하게 닦아준다. 진흙이 묻은 팩과 스트링, 폴 등은 더 꼼꼼하게 닦아주자. 이물질이 남은 채로 휴대하게 되면 이물질이 장비에 상처를 낼 수 있다.
깔끔하게 닦았지만 아직 축축하게 젖어 있는 장비들은 다른 물건에 닿지 않도록 수납하자. 방수 가방이 크기 별로 다양하게 있다면 좋겠지만, 없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캠퍼들에게는 만능 김장 비닐봉지가 있다. 부피가 큰 텐트와 타프는 100L 정도 되는 크기의 김장 비닐봉지에 수납하자. 스크래치를 방지하기 위해서 폴과 스트링은 따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장비 후 관리
장비는 직사광선을 피하고 바람이 잘 드는 곳에 활짝 펴놓고 말려주자. 흠뻑 젖은 장비들을 말리지 않고 방치하면 금세 곰팡이로 뒤덮여 버린다. 텐트와 타프 등 각종 장비가 진흙과 이물질로 더러워졌다면 오염된 부위만 부분 세척해 주는 것이 좋다. 전체를 세척하고자 하면 샤워기로 헹궈주듯 가볍게 씻어내자. 캠핑 장비는 운동복과 마찬가지로 자주 세탁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방수, 발수, 자외선 차단 등의 기능성 코팅 되어 있는 소재는 세탁을 자주 할수록 기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스테인리스 소재로 된 장비는 신문지에 싸서 보관하면 종이가 습기를 흡수해 부식을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