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본 없는 날 것의 힘... 벌써부터 기대되는 '풍향고' 차기작

김상화 2026. 4. 2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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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웹예능 <핑계고>

김상화 칼럼니스트

 웹예능 '핑계고'
ⓒ 안테나플러스
바람 따라 떠나는 'NO 어플 여행' <풍향고2>(제작 안테나플러스)는 단언컨대 올해 상반기 최고의 웹 예능으로 손꼽을 만한 작품이었다. 일체의 예약이나 IT 기기의 도움 없이 오직 종이 지도 하나만 들고 떠나는 '즉흥성 200%'의 유럽 여행기는 단숨에 전작 이상의 화제를 모았다.

케이블 TV 채널 동시 방영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웹 예능에는 친숙하지 않은 기성 세대 시청자들까지 챙겨보게 만든 <풍향고2>는 기존 여행 예능의 작위적인 설정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감흥을 안겼다. 그리고 당시 여행의 뒷이야기와 향후 새 시즌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유튜브 채널 '뜬뜬'과 웹예능 <핑계고>가 지난 18일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늘 그렇듯이 토요일 아침 오전 9시 <풍향고2>의 주역들인 유재석-지석진-양세찬, 그리고 배우 이성민이 유럽 촬영 후 약 6개월만에 다시 모여 '풍향고2 후일담은 핑계고' (제104회)라는 이름으로 당시 여행의 숨은 일화 뿐만 아니라 <풍향고3> 또는 신규 기획에 대한 각종 재미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과연 다음 시즌은 어디로 누구와 함께 떠나게 될까.

유럽 촬영 후 6개월만에 풀어낸 후일담
 웹예능 '핑계고'
ⓒ 안테나플러스
이번 후일담 촬영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인물은 단연 10kg 이상 체중을 감량하고 등장한 이성민이었다. 사실 제작진은 <풍향고2> 방영 직후 후일담 자리를 마련하려 했지만, 이성민이 영화 <국제시장2> 일정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 녹화가 한참 뒤로 미뤄졌다.

체중 감량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성민은 "다이어트 방법은 영화 홍보 때 공개하겠다"며 능청스럽게 답해, 예능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을 보여줬다. 최근 다양한 예능 활동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지석진 역시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 한때는 새벽 6시 녹화까지 검토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오랜만에 함께 촬영을 진행한 멤버들은 "여운이 다 가신 뒤에 하는 후일담이 어디 있느냐"라며 농담을 주고 받았고, 자연스럽게 당시의 이야기를 너나 할 것 없이 쏟아냈다 .

<풍향고2>가 공개된 이후 주변 지인과 시청자들이 가장 많이 던진 질문은 "정말 대본이 없는 것이냐"는 것이었다. 이에 모든 출연진은 "모두 실제였다"고 설명하면서, 방송에서는 편집됐지만 입국 심사 과정에서 돌발 상황을 겪은 유재석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풍향고3' 또는 '풍향중'? 벌써 기대되는 차기 기획
 웹예능 '핑계고'
ⓒ 안테나플러스
뒤늦게 케이블 TV 방영(ENA)이 결정되었고 이를 염두에 두지 않고 메이크업도 안한 멤버들의 모습까지 화면에 그대로 노출됐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오히려 뜨거웠다. 멤버들은 "초심을 잃지 않은 모습에 더 큰 격려를 보내주셨다"면서 특히 부모님 세대에서도 재미있게 봤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번 '핑계고' 방송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주제는 역시 차기 시즌 또는 스핀오프 제작 여부였다. 늘 그렇듯 자유로운 대화를 이어가던 멤버들은 황당하지만 흥미로운 아이디어들을 쏟아냈다. 시즌1 출연자 황정민이 칸 영화제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언급하며 "우리도 몰래 칸에 따라가보자"는 농담 섞인 기획이 등장하기도 했다.

또 하나의 아이디어는 최근 유가 상승으로 해외여행 비용이 크게 오른 상황을 반영한 국내 여행 프로젝트 <풍향중>이었다. 오직 국도만 이용하고 종이 지도만 들고 목적지를 찾아가는 방식의 국내 여행을 해보자는 것. 이와 함께 동네 주변을 탐험하는 <풍향초>, 극한 지역을 찾아가는 <풍향대>, 나아가 여행 전문 채널 <유스커버리>를 만들자는 엉뚱한 아이디어까지 등장해 웃음을 자아냈다. 비록 농담에 가까운 제안들이었지만 그들이 나누는 즐거운 대화 속에서 <풍향고> 세계관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다.

멈추지 않는 무계획 여행 예능
 웹예능 '핑계고'
ⓒ 안테나플러스
<풍향고> 시리즈가 기대 이상의 사랑을 받은 이유는 비교적 단순하다. 누군가가 미리 완벽하게 준비해 둔 경로 대신, 예상치 못한 변수와 실수가 고스란히 담긴 날 것 그대로의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출연진들은 지난해 춥지만 즐거웠던 오스트리아-헝가리의 추억을 함께 떠올리며 시즌3 혹은 <풍향중>등 차기 프로젝트에 벌써부터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방송에서 확인된 것은 <풍향고2>가 결코 단순한 여행 예능이 아니라는 점이다. 친구들과 떠나는 진짜 여행의 감정, 그리고 예상 밖의 순간들이 만들어낸 이야기들이 시청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선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다시 만나자"는 출연진의 약속에 시청자들이 설레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무계획 속에서도 진정성을 잃지 않았던 그들의 여행이야말로, 바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작은 휴식처럼 다가오지 않았을까.

<풍향고3>가 만들어질지, 아니면 국내 여행 스핀오프 <풍향중>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이들이 보여준 '초심'이 변하지 않는 한, <풍향고> 시리즈의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또 다른 무계획 여행이 어떤 이야기와 웃음을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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