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경이 中과 뭔 상관" 중국인도 조롱…中언론인 글 뭐길래
“어느 나라에 있든 상관없이 중국인의 혈통과 중화 문명의 유전자를 가진 세계 사람들은 모두 중국인이다”
미셸 여(楊紫瓊, 양자경)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을 “중국 굴기”라며 이같이 논평한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인에 중국 네티즌들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후 전 편집인은 중국 관방의 입장을 대변하는 언론인으로 중국 SNS 웨이보(중국식 트위터)의 팔로워 수만 2470만 명이다.
후 전 편집인은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양쯔징(楊紫瓊)에 축하의 말을 전한다”며 “중국이 부상하고 있고 중국계가 세계의 관심과 존중을 받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더 많은 중국계 사람들이 모든 분야에 정상에 오를 것”이라며 중국인의 우월성을 강조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아시아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미셸 여의 국적은 말레이시아다. 1962년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나 1983년 미스 말레이시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홍콩 영화 ‘폴리스스토리3’와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 등으로 국제적인 스타가 됐다. 반면 중국 언론들은 그의 선조가 푸젠성 출신임을 강조하며 수상 소식을 전했다.
후 전 편집인의 글에는 현재 23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중국인의 자존심”, “진정한 중국의 빛이 국경과 인종을 초월했다”는 글도 있지만 상당수는 부정적인 내용이다. 네티즌들은 “중국인도, 중국문화도, 중국영화도 아니다”, “말레이시아 경축! 중국과 무슨 상관이야”, “민족주의 깃발 꽂느라 수고하셨다”라며 중국이 축하하는 건 과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게 중국의 부상과 무슨 상관인가. 그냥 미국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아시아 배우가 성공한 것일 뿐이다”, “중국의 영광을 얘기하려면 조상의 고향이 중국 광둥성인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를 언급하는 게 낫겠다”며 날카롭게 비꼬기도 했다. 심지어 “중국의 영광이라며 영화는 왜 중국에선 보지도 못하나”는 글도 호응을 얻었다.
대만 매체에 따르면 미셸 여의 아버지 양젠더(楊建德)도 1925년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났다. 영국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말레이시아로 돌아와 변호사를 지냈는데 이후 양젠더의 아버지가 1930년대 말레이시아에서 세운 버스 회사의 경영을 맡았다. 양젠더는 말레이시아의 한 기업교류협회인 피리푸젠공회(霹靂福建公會) 고문을 맡았는데 그의 선친이 푸젠성 출신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미 자유아시아방송(RFA)는 후 전 편집인의 글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 “중국 정부는 교육, 선전 측면에서 중국이 우월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왔다”고 지적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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