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못지않을 것" LG전자, 'B2B 르네상스' 자신하는 이유는

임채현 2024. 10. 1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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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호텔·백화점·병원·학교가 '고객사'
기존 캐시카우에 뜨는 전기차 충전 시장 기대
10일 기자간담회 "2030년 BS사업 매출 10조"
LG전자 BS사업본부장 장익환 부사장이 10일 평택 디지털파크에서 LG전자의 비즈니스 솔루션(BS)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LG전자

LG전자가 B2C(기업소비자간거래)를 넘어 B2B(기업간거래) 사업을 전사 차원에서 적극 육성한다. 기존에 호텔, 백화점 등에 들어가는 프리미엄 사이니지 등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사업을 강화함과 동시에 전기차 충전기와 의료용 모니터 등 신사업 육성에 가속 페달을 밟는다.

10일 경기 평택 LG디지털파크에선 호텔, 항공사를 망라한 각종 기업 고객에게 공급되는 다양한 디스플레이가 전시된 쇼룸과 최근 떠오르는 전기차 충전기 품질 테스트 현장이 미디어에 공개됐다. 이른바 LG전자 '비즈니스 이노베이션 센터(이하 BIC)다.

BIC는 마이크로 LED, OLED 사이니지 등 차세대 디지털 사이니지를 비롯해 IT기기, 의료용 모니터, 전기차 충전기 등 다양한 B2B 제품을 체험하고 거래선과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하는 주요 B2B 판매 거점이다. 현재 북미를 포함해 글로벌 40여 개국에서 BIC를 운영 중인데 LG디지털파크 BIC는 187평 규모로 꾸려졌다.

▲LG 매그니트 ▲버추얼 프로덕션용 사이니지 ▲아웃도어용 사이니지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 ▲전자칠판 ▲B2B용 온라인 소프트웨어 플랫폼 ‘LG 비즈니스 클라우드’ 등은 물론 ▲의료옹 모니터▲항공용 디스플레이 ▲전문가용 모니터 ▲전기차 충전기 등 각종 제품과 솔루션이 전시되고 있다.

이들은 흔히 LG전자하면 떠올랐던 기존 B2C 사업 '가전'과는 완전히 별개의 영역이다. 예를 들어 아웃도어용 사이니지는 스포츠 경기장의 스코어보드판 등에, 버추얼 프로덕션용 사이니지는 촬영 현장에 공급된다. 또 하나 재밌는 점은 LG전자가 현재 기존 하드웨어에서 비(非)하드웨어 사업인 솔루션 분야로 사업을 확장 중이라는 점이다. 이른바 'LG 비즈니스 클라우드'다.

LG 비즈니스 클라우드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광고 솔루션 ‘LG DOOH Ads’ ▲콘텐츠 관리 솔루션 ‘LG 슈퍼사인클라우드(SuperSign Cloud)’ ▲실시간 모니터링 및 원격 제어 솔루션 ‘LG 커넥티드케어(ConnectedCare)’ 등을 제공하고 있다. 흔히 제품 위주 판매가 주를 이뤘던 LG전자가 소프트웨어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장익환 LG전자 BS사업본부장(부사장)은 "제품 위주의 판매는, 판매하고 나면 일단 끝이라는 개념이 있었는데, 솔루션의 경우 지속적으로 LG전자가 관리하고 케어해야되는 특성상 신뢰도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러한 영업망을 꾸준히 가지고 간다면, 자체 사업 뿐만 아니라 기타 전기차 충전 등의 영역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 2분기 적자인데..."2030년 매출 10조" 외친 배경은

이날 LG디지털파크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장익환 BS 사업본부장은 "2030년도 BS 사업 매출 목표가 10조"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만 현재 BS사업부는 LG전자 전사에서 유일하게 영업익 적자를 내고 있다. 2022년 약 6조원을 기록한 사업부 매출은 지난해 5조원대로 떨어졌다.

주력 품목이 상업용 디스플레이와 모니터, 아직 개화하기 직전인 전기차 충전기 사업 등이다보니 매출 볼륨을 단기간에 키워내기엔 한계가 있는 분야인 탓이다. 그럼에도 LG전자가 '2030년 매출 10조원'을 자신한 배경에는 전기차(EV) 시장과 메디컬 시장의 잠재력이 있다.

특히 LG전자가 눈여겨보는 전기차 충전기 사업의 경우 그 시장 규모가 2030년 1860억 달러(약 244조4000억원)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다. LG전자는 시장이 개화하기 시작하는 북미를 주시,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자사 해외 첫 전기차 충전기 생산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LG전자 실차 시험소에서전기차 충전기를 실제 차량과 연결해 충전 중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을 테스트하는 모습.ⓒLG전자

텍사스 공장은 과거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을 영위할 당시 서비스 공장이었다. 덕분에 각종 물류 및 교통 인프라가 구축돼있어 진입이 수월했다. LG전자가 당장은 낮은 수익률에도 향후 자신감을 피력하는 배경 중 하나다. 제조 및 품질 신뢰성은 물론 기존 B2B 고객사 영업망이 있다는 점도 LG전자의 이점이다. 장익환 사업본부장은 "기존 영업망 활용은 100% 가능하다. LG전자에 큰 이점"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단기적으로는 '충전기 판매 사업자'로 먼저 시장에 진입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충전 솔루션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복안이다. 장익환 사업본부장은 "전기차 충전 산업은 크게 생산 업체와 충전사업자(CPO)로 나뉜다. CPO 업체들이 많은데, 우리는 충전 관제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 이런 부분이 차별화 지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디지털파크 내 약 100평 규모에 꾸려진 '실차시험소'에선 LG전자가 출시하는 국내외 모든 전기차 충전기로 글로벌 차량 제조사들이 실제로 판매 중인 전기차를 직접 충전하며 화재안정성, 전압·주파수 변환 안정성 등을 검증하고 있다. 350kW 전기차 충전기까지 테스트 가능한 업계 최고 수준의 전자파 시험소도 운영 중이다. 이곳은 UL, TUV-SUD 등 글로벌 인증기관 공인시험소로 지정돼 FCC(UL), CE 인증을 자체 부여할 수 있다.

또한 LG전자는 차세대 IT 신성장 동력으로 의료용 모니터를 비롯한 의료기기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화질 기술을 앞세워 지난 2016년부터 의료용 영상기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의료용 모니터는 임상용·진단용·수술용 등 총 14종, 디지털 엑스레이 검출기(DXD: Digital X-ray Detector) 라인업은 총 6종이다.

장 본부장은 "메디컬의 경우 진입장벽이 굉장히 높은 분야"라면서 "지멘스 등 장비 회사들이 꽉 잡고 있는 시장이어서, 현재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부터 서서히 진입 중"이라고 강조했다. 회사측은 "B2C 모니터는 교체 주기가 1년 단위지만, B2B의 경우 10년 이상"이라며 "고객을 잡기 위한 브랜드의 신뢰도는 물론, 까다로운 품질 관리가 필수적인 부분이고 그 부분에서 LG전자의 경쟁력을 자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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