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아이와 함께 보낼 하루, 어디가 좋을까?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끼고, 문화도 즐기며, 체험까지 더할 수 있는 곳. 그 모든 조건을 갖춘 지역이 바로 서울 영등포다.
이곳은 현대적인 쇼핑몰과 오래된 공장이 공존하고, 정수장이 생태공원으로 바뀌는 등 변화와 시간이 겹쳐져 있는 특별한 장소다. 이번엔 여행 기자의 시선으로 아이와 함께하기 좋은 영등포 여행지를 넉넉하게 소개해보려 한다.
1. 선유도공원
서울 도심 한가운데에서 이토록 여유로운 숲길을 걷게 될 줄은 몰랐다. 선유도공원은 과거 정수장으로 사용되던 공간이 자연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한 대표적인 사례다. 콘크리트 구조물과 초록 식물들이 어우러진 이곳은, 도시재생의 모범이자 아이와 함께 걷기에 가장 이상적인 장소다.
유모차를 끌고 가기에도 전혀 불편함 없는 완만한 산책로는 사계절 내내 다양한 식물과 수생 생물을 관찰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곳곳에 설치된 수질정화원, 수생식물원, 시간의 정원, 녹색 기둥의 정원 등은 아이들에게 생태 감수성과 과학적 흥미를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 선유도 이야기관에 들르면, 정수장 시절의 흔적과 그 속에 담긴 도시의 역사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잠시 쉬어가기 좋은 카페와 도서관, 유아 전용 화장실도 잘 마련돼 있어 부모 입장에서도 만족스러운 공간이다. 밤이 되면 무지개 조명이 반짝이는 아치형 선유교는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장면으로 남는다.
2. 아쿠아플라넷63
선유도에서 자연을 느꼈다면, 이번엔 서울의 상징 63빌딩으로 이동해 실내에서 펼쳐지는 신비로운 해양 세계로 들어가보자. 아쿠아플라넷63은 서울 도심 속에서 해양 생태계를 마주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이다. 수달행성, 펭귄존, 물범행성, 미라클존 등 다양한 존(zone)으로 구성된 수족관은 아이들에게 무한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는 단연 '판타스틱 머메이드 쇼'. 거대한 메인수조 안에서 펼쳐지는 인어 공연은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을 현실에서 마주한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몰입감 있는 쇼는 아이는 물론 어른들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관람 동선이 잘 짜여 있어 1시간 남짓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으며, 어린아이와 함께 하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다. 수유실과 유모차 대여, 아기용 식기 제공 등 부모 동반 관람객을 위한 편의시설도 꼼꼼히 마련돼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적합하다.
3. 63아트
수족관 관람을 마쳤다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60층으로 올라가보자. 63스퀘어 꼭대기층에 위치한 63아트는 서울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대이자, 아이와 함께 미술 감상을 할 수 있는 ‘하늘 위의 미술관’이다. 연간 4회 이상 기획전시가 열리며, 전시 구성은 가족 단위 관람객을 고려해 아이들도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스릴데크(Trill Deck)라고 불리는 전망대 내부 투명 바닥 공간은 아이들에게 ‘하늘을 걷는 느낌’을 선사한다. 자동차가 작아지고 한강이 멀어지는 그 장면에 아이는 물론 보호자도 감탄하게 된다. 관람이 끝난 뒤에는 63아트 내 작은 카페에서 간단한 간식과 음료를 즐기며, 여유롭게 쉬어가는 것도 추천한다.
4. 한강 이랜드크루즈
서울에서 유람선을 타고 강바람을 맞으며 여행하는 경험, 생각보다 흔치 않다. 하지만 여의도 선착장에서 출발하는 이랜드크루즈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가족형 체험이다. 특히 아이들은 배에 탑승하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을 느낀다.
크루즈는 약 40분 코스로 운영되며, 마포대교와 서강대교를 지나 당산철교를 돌아오는 노선이다. 유람선에서는 서울의 도시 풍경과 한강의 여유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탑승 중에는 갈매기에게 직접 먹이를 줄 수 있는 체험도 가능하다. 검지손가락만 한 멸치를 던지면 갈매기들이 날아들어 아이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야경 코스도 인기가 많지만, 아이와 함께라면 낮 시간대 탑승을 추천한다. 한낮의 햇살과 강바람 속에서 보는 풍경이 더 따뜻하고 또렷하게 다가온다. 단, 날씨 변화에 대비해 외투나 담요를 챙기는 것이 좋고, 항상 아이 손을 꼭 잡아 안전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5. 키즈앤키즈
영등포 타임스퀘어 지하 2층에 자리한 키즈앤키즈는 ‘직업 체험형 테마파크’다.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어떤 직업을 갖게 될지 상상해보며, 다양한 사회 역할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총 6개의 테마존에서 24가지 이상의 직업을 경험할 수 있다.
소방관, 응급구조대, 의사, 경찰특공대처럼 도시의 안전을 지키는 역할부터, 요리사, 약사, 모델, 패션디자이너, 방송인 등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직업군까지 골고루 마련돼 있어 아이들의 관심과 흥미를 고루 자극한다.
각 체험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체험 전마다 상황에 맞는 안전교육을 이수하기 때문에 보호자도 안심할 수 있다. 실내에 마련된 푸드코트, 카페, 보호자 대기 공간, 수유실 등의 편의시설도 탄탄하게 구성돼 있어 장시간 체류에도 불편이 없다
영등포에서 하루, 특별한 가족의 기억으로
서울 영등포는 아이와 하루를 보내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여행지다. 자연, 체험, 문화, 그리고 휴식까지 모두 가능한 구성으로,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일상의 작은 모험을 떠나고 싶을 때 충분히 제격이다. 아이의 웃음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려 퍼지는 봄날, 영등포로 가족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영등포에는 된장찌개가 7000원하는 맛집도 있으니 만약 식사를 어디서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분들은 아래 글을 참고하셔서 맛있는 식사까지 하고 오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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