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통한의 ACL 결승 좌절…승부차기 혈투 끝에 요코하마에 패배

김명석 2024. 4. 24. 21: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울산 HD 선수들이 24일 일본 요코하마의 니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의 2023~24 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실점을 허용한 뒤 모여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홍명보 울산 HD 감독. 사진=프로축구연맹

그야말로 통한의 패배였다. 일본 원정길에 오른 울산 HD가 승부차기 혈투 끝에 요코하마 F.마리노스에 져 아시아축구연맹(AFC)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전반 30분 만에 세 골을 실점하며 무너지는 듯 보였다가 기어코 이를 극복했지만, 승부차기 혈투에서 져 고개를 숙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4일 오후 7시 일본 요코하마의 니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 2차전에서 요코하마에 2-3으로 져 1 2차전 합계 3-3으로 맞섰다. 이후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 끝에 4-5로 져 ACL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날 울산은 지난 2020시즌 이후 4년 만이자 세 대회 만의 결승 진출에 도전했다. 그러나 전반 30분 만에 세 골이나 실점하며 수비가 흔들린 데다, 상대 퇴장으로 수적 우위 속에서도 끝내 균형을 깨트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승부차기에선 마지막 키커 김민우의 실축이 나오면서 결국 쓰라린 패배와 결승 좌절을 맛봤다. 이번 대회 결승 대진은 알아인(아랍에미리트)과 요코하마의 맞대결로 성사됐다. 결승은 5월 11일과 25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열린다.

24일 일본 요코하마의 니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의 2023~24 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 나선 울산 HD 선발 선수들. 사진=프로축구연맹

울산은 주민규가 최전방에 서고 루빅손과 이동경, 엄원상이 2선에 포진하는 4-2-3-1 전형을 가동했다. 중원에서는 마테우스와 이규성이 호흡을 맞췄고, 이명재와 김영권, 황석호, 설영우가 수비라인에 섰다. 골키퍼는 조현우. 지난 1차전과 비교하면 고승범 대신 마테우스가 선발로 나선 게 유일한 변화였다. 

1차전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울산은 안정에 무게를 두고 경기를 치렀다. 반드시 골이 필요했던 요코하마는 초반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울산은 흔들었다. 결국 전반 13분 울산이 선제 실점을 허용했다.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얀 마테우스가 크로스를 올렸고, 남태희(요코하마)에 빗맞고 흐른 공이 울산 수비 쪽으로 흘렀다. 김영권과 황석호가 서로 공을 미루는 사이 우에나카 아사히가 마무리했다.

요코하마의 공세가 이어졌다. 10분도 채 안 돼 추가골이 나왔다. 마테우스의 침투 패스를 받은 안데르손이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왼발 터닝 슈팅으로 연결했다. 조현우가 몸을 날려봤지만, 워낙 낮고 빠르게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울산은 전반 30분 세 번째 골까지 실점하며 무너지는 듯 보였다. 수비진 측면에서 전반으로 보낸 패스가 끊긴 뒤 요코하마의 역습이 전개됐다. 남태희의 패스를 받은 우에나카가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울산 골문을 또 열었다. 전반 30분 만에 울산은 0-3으로 궁지에 몰렸다. 1·2차전 합계 1-3 열세였다.

홍명보 감독은 빠른 교체로 변화를 줬다. 이규성을 빼고 보야니치를 투입했다. 교체 1분 만에 추격의 골이 나왔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이동경의 코너킥을 마테우스가 강력한 헤더로 연결해 요코하마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울산 HD 마테우스가 24일 일본 요코하마의 니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의 2023~24 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울산 HD 보야니치가 24일 일본 요코하마의 니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의 2023~24 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골을 넣은 뒤 빠른 경기 재개를 위해 공을 들고 복귀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기세가 오른 울산이 또다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39분 역습 상황, 엄원상이 폭발적인 스피드로 페널티 박스 오른쪽을 무너뜨렸다. 울산 공격을 막으려던 가미지마 다쿠미가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했지만, 이 과정에서 팔에 공이 맞았다. 주심은 명백한 득점 기회를 저지한 것으로 보고 가미지마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수적 우위 속 페널티킥까지 얻은 울산은 보야니치가 골키퍼를 완전히 속이며 성공시켰다. 내리 세 골을 실점하고도, 기어코 1·2차전 합계 스코어를 3-3으로 만든 순간이었다. 

수적 우위 속 후반을 맞이한 울산은 후반 1분 만에 역전골까지 터뜨리는 듯 보였다.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설영우가 절묘한 개인기로 상대 수비를 완전히 무너뜨린 뒤 패스를 내줬고, 보야니치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마무리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득점이 취소됐다. 슈팅 과정에서 루빅손이 골키퍼의 시야를 방해했다는 판정이었다. 주심은 VAR 심판실과 오랜 교신을 거쳐 직접 화면을 확인한 뒤 득점을 취소했다.

울산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후반 18분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에 의한 헤더로 뼈아픈 실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부심의 오프사이드 판정과 함께 VAR을 거쳐 요코하마의 득점도 취소됐다. 한 명 더 많은 울산이 주도권을 쥔 가운데, 1·2차전 합계 3-3 팽팽한 균형이 이어졌다. 후반 22분 설영우의 크로스에 이은 루빅손의 헤더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등 골이 터질 듯 아쉽게 터지지 않는 흐름이 이어졌다.

울산 HD 이동경이 24일 일본 요코하마의 니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의 2023~24 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 출전한 모습. 사진=프로축구연맹
울산 HD 엄원상이 24일 일본 요코하마의 니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의 2023~24 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울산 HD 루빅손이 24일 일본 요코하마의 니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의 2023~24 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치열한 볼 경합을 펼치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홍명보 감독은 교체 카드를 통해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후반 23분엔 최근 공격의 핵심 역할을 맡았던 주민규와 이동경을 빼고 마틴 아담과 이청용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울산은 볼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요코하마의 빈틈을 찾았다. 마테우스와 엄원상 대신 고승범과 김민우를 투입하며 측면과 중원에도 변화를 줬다.

요코하마가 두텁게 수비벽을 쌓고, 울산이 방향을 가리지 않고 이를 뚫어내려 애쓰는 경기 양상이 이어졌다. 후반 40분엔 마틴 아담이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노렸으나 살짝 벗어났고, 루빅손의 침투 패스를 받은 김민우의 슈팅은 골대를 강타해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정규시간은 울산의 2-3 패배로 끝났다. 1·2차전 합산 스코어 3-3 동점. 결국 두 팀의 승부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울산은 연장전에서도 주도권을 잃지 않았다. 연장전반 5분엔 켈빈이 투입돼 측면 공격에도 변화가 이뤄졌다. 그러나 골이 터질 듯 터지지 않는 흐름이 이어졌다. 오히려 연장후반엔 치명적인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조현우가 슈퍼 세이브로 위기를 넘겼다. 켈빈의 슈팅은 골키퍼 손에 맞고 골대를 강타했다. 코너킥 이후 김민우가 골망을 흔든 장면은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결국 두 팀의 120분 혈투는 1·2차전 합계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결승 진출팀을 가리는 운명의 승부차기. 승부는 마지막 다섯 번째 키커에서 갈렸다. 선축으로 나선 울산은 마틴 아담과 켈빈, 고승범, 이청용이 모두 성공시켰지만, 마지막 키커 김민우의 킥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요코하마 마지막 키커 에두아르두의 킥이 골망을 흔들면서 결국 경기는 울산의 패배로 막을 내렸다.

김명석 기자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