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의 여행만리]흔들바위..불국사..흑백추억이 살아나다

조용준 여행전문 2022. 8. 3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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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公 추천 9월 가볼만한곳-단체사진속 추억의 수학여행지를 간다
그때는 몰랐으나 세월이 흘러 진면목을 발견한 수학여행 1번지를 찾아가는 여행이 관심을 끌고 있다. 수학여행때 설악산의 대표 여행지로 인기를 끈 흔들바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 기자] 학창시절 수학여행에 대한 기억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추억입니다. 집 떠나 친구들과 한방에서 자고 노는 것만으로 마냥 좋고 설레던 그때. 장기 자랑과 캠프파이어, 한밤중 선생님 몰래 벌인 베개 싸움의 추억이 선명합니다. 하지만 오래된 단체 사진 속 배경으로 남은 관광지와 유적에 관해선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수학(修學)은 학문을 닦는다라는 뜻이지만, 돌이켜보면 우리는 추억만 쌓고 왔습니다. 그때는 몰랐으나 세월이 흘러 진면목을 발견한 사진 속 그곳을 찾아 떠나봅니다. 시대에 따라 최고의 수학여행지가 다르겠지만 누구나 첫 손가락에 꼽는 수학여행 1번지인 경주를 비롯해 설악산, 한국민속촌, 공주 등입니다. 느릿한 완행열차나 털털거리는 시외버스를 타고 수학여행 가던 때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여수 오동도도 빼놓을 수 없는 추억의 장소입니다. 마침 한국관광공사에서도 가을로 접어드는 9월 가볼만한곳으로 추억의 수학여행지를 추천했습니다.

◇다시 쓰는 수학여행기,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

경주는 대한민국 수학여행 1번지다. 수학여행 대표 불국사(사진)부터 시작이다. 우뚝한 범영루를 중심으로 동쪽에 청운교와 백운교, 서쪽에 연화교와 칠보교가 자리한다. 수학여행 때 단체 사진을 찍던 청운교와 백운교는 지금도 불국사 인증 사진 명소다. 대웅전 뜰에는 국보인 다보탑과 석가탑이 있다. 동쪽의 다보탑은 특수한 탑 형태를, 서쪽의 석가탑은 일반적인 형태를 취한다. 다보탑은 일제강점기에 사리와 사리장치가 사라졌고, 기단 돌계단 위에 있던 돌사자도 넷 중 하나만 남은 상태다. 석가탑에서 발굴된 유물은 2018년 개관한 불국사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불국사와 세트 코스인 석굴암 석굴은 토함산 중턱에 화강암으로 지었다.

국립경주박물관도 빼놓으면 안 된다. 금관총, 황남대총, 천마총에서 나온 국보 보물급 유물을 전시한다. 신라 시대 고분군 대릉원에서는 내부 관람이 가능한 천마총과 거대한 쌍분인 황남대총이 포인트다. 선덕여왕 때 만든 것으로 추정하는 첨성대는 야경이 신비로운 관측대다.

◇친구야, 추억의 수학여행 떠나자! 여수 오동도

오동도는 오렌세월 수학여행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추억의 장소다. 강산이 몇 번이나 바뀐 세월에도 울창한 숲과 해안은 여전히 아름답다. 방파제를 지나 산책로가 시작되고, 동백나무 숲에 들어서면 순식간에 주변이 어두워진다. 가느다랗게 비치는 햇빛과 청아한 새소리, 달고 시원한 실바람… 걸음을 뗄 때마다 학창 시절에 느끼지 못한 매력을 발견한다. 해안 절벽으로 이어진 갈림길에선 확 트인 바다와 갖가지 절경을 만난다. 섬 정상에는 1952년 처음 불을 밝힌 오동도등대가 있다. 전망대를 관람한 뒤 맞은편 야외 찻집에서 동백꽃차를 맛보자. 푸른 신우대와 나무줄기가 둘로 갈라진 모습이 꼭 닮은 부부나무도 눈길을 끈다.

2010년에 개장한 이순신광장에는 위풍당당한 이순신 장군 동상과 원형에 가깝게 재현한 거북선이 있다. 꿈뜨락몰에서 옛날 교복을 입고 기념사진도 찍어보자. 거북선대교 아래 낭만포차거리가 있다. 어둠이 깔리면 거리는 북적이고 흥겨운 분위기가 흐른다. 친구들과 둘러앉아 기울이는 술잔에 낭만이 배어난다.

◇수학여행의 추억이 방울방울, 설악산 흔들바위

속초는 예나 지금이나 수학여행 명소로 통한다. 설악산을 품고 동해에 접한 고장이니, 수학여행에 이보다 맞춤한 곳이 또 있을까. 속초에서도 설악산 흔들바위는 단골 수학여행지다. 수십 년이 흘렀지만, 흔들바위를 찾아가는 길이 여전히 설레인다. 흔들바위는 설악산 자락에 터 잡은 계조암(繼祖庵) 앞 와우암(臥牛岩) 위에 있다. 100여 명이 함께 식사할 만큼 넓어 식당암이라고도 하는 반석 끄트머리다. 공처럼 둥근 바위가 절벽 끝에 위태롭게 선 모습이 꽤 인상적인데, 흔들바위가 유명한 건 손만 대도 굴러떨어질 듯 아슬아슬한 장면 때문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5분이면 닿는 권금성도 추억이 가득한 곳이다. 설악산성이라고도 부르는 권금성은 설악산 대청봉에서 북쪽으로 뻗은 해발 800m 부근 화채능선 정상부에 있다. 한국전쟁 때 함경도에서 피란한 이들이 정착하면서 형성된 아바이마을과 우리나라 최초의 해변 대관람차 속초아이가 있는 속초해수욕장도 함께 찾아보기 좋은 곳이다.

◇그땐 몰랐던 수학여행지의 진면목,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공주는 백제가 첫 도읍인 한성을 고구려에 뺏기고 옮겨 세운 두 번째 도읍으로, 옛 이름은 웅진이다. 공주 여러 곳에서 찬란한 백제 문화의 흔적을 볼 수 있는데,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이 대표적이다. 무령왕릉은 1971년 여름 송산리 5호분과 6호분 배수로 공사 중, 온전한 형태로 발견돼 세상을 놀라게 했다. 삼국시대 왕의 무덤 가운데 유일하게 주인이 정확히 알려진 곳이다. 문화재청의 영구 비공개 결정에 따라 전시관에서 무덤 구조와 유물 모형을 관람한다. 관람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명절 당일 휴관),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한시적으로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실제 유물은 가까운 국립공주박물관에 있다.

무령왕릉과 왕릉원, 국립공주박물관을 관람한 뒤 유유히 흐르는 금강과 공주 시내를 조망하며 공주 공산성을 걸어보자. 무령왕릉과 왕릉원, 공산성은 부여와 익산의 유적 6곳과 함께 백제역사유적지구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레트로 감성 넘치는 제민천과 원도심을 누비는 재미가 쏠쏠하다.

◇추억 따라갔다가 신세대 감성 담아 온 한국민속촌과 에버랜드

용인에 있는 한국민속촌과 에버랜드는 단골 수학여행지로, 많은 이에게 추억을 안겨줬다. 전통을 현대 감성으로 포장해 오래된 공간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한국민속촌(사진)은 관람객과 직접 소통하는 조선 시대 캐릭터로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민속 퍼레이드 얼씨구 절씨구야도 추가했다. 야간 개장과 함께 멀티미디어 공연 연분을 선보인다. 한국민속촌 이용권은 어른 청소년 3만 2000원, 어린이 2만 6000원(놀이 기구 이용 포함)이다.

에버랜드도 추억에 신세대 감성을 입혔다. 1950~1960년대 미국을 모티프로 한 아메리칸어드벤처의 락스빌이 인기다. 방탄소년단이 히트곡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곳으로, 여러 세대가 함께 즐긴다. 에버랜드 대표 정원 포시즌스 가든과 회전목마 로얄 쥬빌리 캐로셀은 사진 명소다. 화려한 야간 퍼레이드가 시작되면 환호성이 절로 나온다.

용인에는 백남준아트센터가 있다. 미디어 아트의 개척자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바로크 백남준이 2023년 1월 24일까지 이어진다.

◇추억하는 궁궐, 경복궁

경복궁은 추억과 어울린다. 전각 지붕에는 애틋한 사연이 내려앉고, 교복 대신 한복을 입은 소녀들의 웃음소리가 마당을 채운다. 궁은 서울로 수학여행에 나선 학생들의 단골 방문지였다. 경복궁은 조선왕조 5대 궁궐 중 최초로 건립했다. 박석을 깐 근정전(국보) 마당에 서면 인왕산과 북악산이 한눈에 담긴다. 궁중 연회를 베풀던 경회루는 1960년대에 스케이트장으로 쓰였다. 연못 앞 수정전은 훈민정음을 반포한 집현전이 있던 자리다. 왕비의 숙소인 교태전, 대비의 거처인 자경전의 굴뚝도 보물로 사랑받는다. 향원정 너머 건청궁은 고종이 머물던 가옥으로, 국내에서 처음 전기가 들어왔다. 경복궁은 임진왜란 때 불탔고, 흥선대원군이 중건을 주도했으나 일제강점기에 다시 훼손되는 시련을 겪었다.

경복궁 신무문을 지나면 청와대 정문과 연결된다. 청와대 본관 내부와 옛 관저, 녹지원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북악산 남측면 탐방로가 올봄 개방됐고, 한양도성 백악구간은 백악마루와 청운대를 거쳐 숙정문, 혜화문까지 이어진다.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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