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우승이 ‘마지막 선물’…아본단자도 떠난다

배영은 2025. 4. 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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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통합 우승 후 끌어안고 기뻐하는 흥국생명 김연경(왼쪽)과 아본단자 감독. [뉴시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을 6년 만의 통합 우승으로 이끈 마르첼로 아본단자(55) 감독이 3년 2개월 만에 한국을 떠난다. 아본단자 감독은 지난 8일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정관장을 세트스코어 3-2로 제치고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우승한 뒤 “다음 시즌 흥국생명 감독은 내가 아니다”라고 결별을 선언했다.

이날 현역 선수로는 마지막 경기를 치른 ‘배구 여제’ 김연경도 “경기 전 감독님이 미리 선수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셨다”며 “많은 선수가 본받을 만한 지도자셨다. 그동안의 노고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V리그를 거쳤던 감독 중 가장 화려한 지도자 경력을 보유했다. 26세였던 1996년 이탈리아 리그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뒤 이탈리아 대표팀 코치, 불가리아·캐나다·그리스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다. 아제르바이잔 라비타 바쿠,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이탈리아 차네티 베르가모 등 세계적인 클럽도 이끌었다.

김연경과는 2013~14시즌부터 4년간 페네르바체에서 호흡을 맞췄다. 2023년 2월 흥국생명과 계약한 뒤 “김연경과 함께 우승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고, 김연경도 “내가 감독님의 V리그 적응을 돕겠다”고 팔을 걷어붙였다. 아본단자 감독은 2022~23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된 김연경을 적극적으로 붙잡아 흥국생명에 잔류시키는 결정적 역할도 했다.

부임 3시즌 만에 통합 우승을 선물하고 떠나는 아본단자 감독은 “우리 팀 전력이 이번 시즌엔 다른 팀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새로운 도전 끝에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며 “선수들이 일군 성과다. 김연경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도 새삼 실감했다”고 박수를 보냈다. 김연경은 “배구로는 물음표를 던질 수 없는 분이다. 2년간 흥국생명의 젊은 선수를 많이 키워주시고, 한국 배구에 좋은 영향을 주셨다”며 거듭 감사 인사를 했다.

우승과 동시에 아본단자 감독과 김연경을 모두 떠나보내는 흥국생명은 서둘러 팀 재정비에 나선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명망 있는 외국인 감독을 중심으로 새 감독을 물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과거 김연경과 함께 몸담았던 페네르바체로 복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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