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 토일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가 화제성에 비해 시청률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2%대에서 머무는 성적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둘러싼 반응은 뜨겁다. 특히 구교환이 연기하는 황동만을 두고 “견디기 힘든 민폐 캐릭터”라는 비판과 “처지가 이해되는 인물”이라는 공감이 극명하게 엇갈리며 드라마의 향방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모자무싸>는 <나의 아저씨>, <나의 해방일지>를 집필한 박해영 작가의 신작으로, 인간의 결핍과 고립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특유의 서사가 그대로 이어진다. 극 중 황동만은 20년째 데뷔하지 못한 영화감독 지망생으로, 잘나가는 친구들 사이에서 뒤처진 채 열등감과 불안을 끊임없이 표출하는 인물이다. 그의 삶은 거칠고 불편하다. 타인의 영화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대화에서도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다. 심지어 산에서 자신의 이름을 외치며 존재를 증명하려는 모습까지 보인다.

이 같은 설정은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지만 동시에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주변에 있으면 피하고 싶은 인물”이라며 피로감을 호소한다. 과잉된 감정 표출과 자기 연민이 반복되며 드라마를 이어보기 어렵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최근 빠른 전개와 자극적인 사건 중심의 콘텐츠에 익숙해진 시청 환경 속에서, 황동만이라는 인물은 확실히 호불호를 부르는 캐릭터다.

반면 다른 시선도 분명 존재한다. 황동만을 단순한 ‘민폐’로 소비하기보다는, 현대인의 결핍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인물로 바라보는 해석이다. “내 인생이 왜 네 마음에 들어야 되는데요”라는 그의 대사는 타인의 평가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현실을 정면으로 찌른다. “잘나서 나를 증명할 수 없을 땐 망가져 나를 증명한다”는 말 역시 실패와 열등감 속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심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처럼 밀도 높은 대사와 감정선은 박해영 작가 특유의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무엇보다 구교환의 연기는 이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만든 가장 큰 요소다. 황동만은 분명 밉상에 가깝지만, 동시에 어딘가 안쓰럽고 연민을 자아낸다. 구교환 특유의 순수하면서도 어딘가 어긋난 에너지가 더해지며 인물은 단순한 ‘비호감’을 넘어선다. 여기에 변은아를 연기하는 고윤정 역시 내면의 상처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극의 균형을 잡는다.

탄탄한 배우 라인업 역시 <모자무싸>의 강점이다. 오정세, 강말금, 박해준, 배종옥, 한선화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촘촘한 앙상블을 이루며 극의 밀도를 높인다. 특히 오정세는 초반부터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극의 긴장감을 책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여전히 제자리다. 이는 최근 콘텐츠 소비 트렌드와도 무관하지 않다. OTT와 숏폼 중심의 환경에서 시청자들은 작품 초반에 지속 시청 여부를 결정한다. 빠른 사건 전개와 선정적인 서사 대신, 느린 호흡과 치밀한 감정 축적을 택한 <모자무싸>는 이런 흐름과는 분명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그 결과 화제성과 작품성에 비해 대중적 확산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박해영 작가의 전작들을 떠올리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나의 아저씨>와 <나의 해방일지> 역시 초반부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은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며 입소문을 타고 뒤늦게 재평가된 사례다. <모자무싸> 역시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결국 관건은 황동만이라는 인물에 대한 시청자의 수용 여부다. ‘불편하지만 이해되는 인간’으로 남을지, ‘끝내 받아들이기 어려운 캐릭터’로 남을지에 따라 작품의 성패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호불호가 극명한 지금의 반응이 향후 반등의 계기가 될지, 혹은 끝내 한계로 남을지, <모자무싸>의 다음 선택에 시선이 집중된다.
나우무비 심규한 편집장
제보 및 보도자료:
nowmovie0509@gmail.com
Copyright ⓒ 나우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