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비 2억 원으로 11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투자 대비 50배 수익을 낸 영화 〈얼굴〉이 개봉 3개월 만에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넷플릭스는 〈얼굴〉을 내년 1월 5일 신작 라인업에 올리며 “극장에서의 기적을 OTT에서도 이어갈 작품”이라는 기대를 받는 중이다.

〈얼굴〉은 올해 침체된 극장가에서 가장 놀라운 성과를 만든 작품이었다. 천만은커녕 300만 관객도 넘기기 힘들다는 한국 영화의 위기론 속에서, 순제작비 2억 원짜리 초저예산 영화가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이변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20명 남짓한 최소 스태프, 3주 촬영, 배우들의 최저 개런티 참여라는 파격적 시스템으로 완성된 영화가 100만 관객을 넘어선 순간은 국내 영화계에 큰 충격을 던졌다. “시나리오와 완성도가 탄탄하다면 관객은 다시 극장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증명한 사례다.

영화는 전각 장인 임영규(권해효)와 그의 아들 임동환(박정민)이 40년간 묻혀 있던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이야기다. 박정민은 현재의 아들과 과거의 아버지를 오가는 1인 2역으로 극을 이끌며 호평을 받았다. 여기에 연상호 감독 특유의 실험적 연출이 더해졌다. 특히 이야기의 중심 인물인 정영희(신현빈)의 실제 얼굴을 끝까지 공개하지 않는 방식은 ‘얼굴’이라는 영화의 핵심 주제인 편견, 외모, 사회적 평가를 정면으로 건들며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영화의 구성도 독특하다. 다큐멘터리 촬영 형식을 차용해, 정영희를 기억하는 이들의 5개의 인터뷰와 1개의 클로징 멘트로 서사가 전개된다. 인물마다 서로 다른 기억, 모순되는 묘사, 감정의 온도 차가 쌓이면서 인물의 실체와 사건의 진실 모두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관객은 자연스레 “정영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과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 건 무엇인가”라는 두 개의 미스터리 속으로 끌려 들어간다.

이 같은 독창성과 메시지는 해외에서도 주목받았다. 〈얼굴〉은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공식 초청됐고, 해외 매체들은 “저예산의 한계를 뛰어넘은 완성도”라며 극찬했다. 국내에서도 높은 실관람평을 유지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얼굴〉은 현재 영화계에 만만치 않은 질문을 던졌다. 대작 중심 제작 환경에서 저예산 영화도 충분히 극장을 살릴 수 있다는 가능성, 안전한 선택만 반복하는 제작 생태에 대한 문제 제기, 그리고 관객이 원하는 것은 결국 ‘이야기의 힘’이라는 사실 말이다.

극장에서 ‘저예산의 기적’을 써 내려간 〈얼굴〉이 이제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린다.
- 감독
- 출연
- 백성철,연상호
- 평점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