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극장가에서 뼈아픈 실패를 맛봤던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전독시)이 넷플릭스에 공개되자마자 예상 밖의 역주행을 만들었다. 지난 12월 3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1위를 차지하며 극장 흥행과는 정반대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전독시>는 누적 조회수 20억 회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300억 원대 블록버스터로, 안효섭·이민호·채수빈·나나·신승호·지수 등 화려한 캐스팅까지 더해지며 기대작으로 손꼽혔다. 그러나 지난 7월 개봉 당시 결과는 기대와 완전히 달랐다. 손익분기점이 약 600만 명이었음에도 최종 관객 수는 106만 명에 그쳤고, 개봉 2주 만에 사실상 상영이 마무리될 정도로 빠르게 동력이 떨어졌다.

혹평의 중심에는 원작 팬들이 있었다. 원작 속 핵심 설정과 캐릭터의 매력이 영화에서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영화의 거의 모든 장면이 CG임에도 완성도 논란이 불거지면서 비판이 더욱 거세졌다. 원작을 모르는 관객 역시 복잡한 세계관과 불친절한 설명에 피로감을 호소하며 호불호가 갈렸다.

흥미로운 점은 정작 해외에서는 <전독시>가 뜻밖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는 것이다. 대만에서는 <신과 함께–죄와 벌>과 <파묘>의 오프닝 스코어를 뛰어넘으며 2025년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최강 성적을 냈고, 홍콩에서도 개봉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국내 개봉 전부터 전 세계 113개국에 선판매될 만큼 해외 시장에서는 기대감이 높았다.

이러한 흐름이 OTT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며 <전독시>는 극장에서는 미처 만나지 못한 관객들과 뒤늦게 연결되고 있다. 넷플릭스에서의 진입 장벽은 극장보다 훨씬 낮다. 복잡한 세계관이나 방대한 설정도 부담 없이 ‘일단 틀어보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어 호기심 유입이 빠르게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익숙한 도시 서울의 파괴 장면과 몬스터와의 전투 등 주요 감상 포인트가 OTT 시청 환경에서 충분히 매력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독시>는 원래 총 5편 시리즈로 기획된 프로젝트다. 1편의 흥행 실패로 속편 제작은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었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과 넷플릭스 호응이 예상외로 크면서 “불씨가 완전히 꺼진 건 아니지 않느냐”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물론 OTT 인기만으로 대규모 후속 제작이 즉시 결정되기는 어렵지만, IP 자체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글로벌 시청자층이 넓어진다면 논의가 다시 시작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여름 극장가에서는 철저히 외면받았던 영화가 OTT에서 완전히 다른 평가를 받으며 재도약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넷플릭스 1위를 기록한 초반 기세가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 나아가 글로벌 TOP10 진입까지 가능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실패작으로 남을 뻔했던 이 작품이 과연 넷플릭스에서 두 번째 생존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감독
- 출연
- 지수,권은성,박호산,최영준,정다정,조성희,싱숑
- 평점
나우무비 에디터 썸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