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싸게 해줄게” 무면허로 노인 300명 진료한 ‘가짜 의사’ 덜미

A씨 자택에 갖춰진 진료 기구들. (제주도 자치경찰단 제공)

무면허로 약 6년간 노인 수백명을 상대로 불법 치과 의료행위를 한 ‘가짜 의사’가 1년 넘는 도주 생활 끝에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11월 21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60대 A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의사 면허 없이 2016년 12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약 6년간 노인 300여명을 상대로 임플란트, 교정, 각종 보철치료 등을 해주고 약 6억원을 불법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을 도운 40대 B씨와 50대 C씨는 불구속 송치됐다.

A씨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저렴하게 진료해주겠다’며 무면허 진료행위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이 거주하는 단독주택 1층에 치과 진료에 필요한 엑스레이 장비 등 의료 기기와 의료 용품을 갖춰두기도 했다. B씨는 간호사 면허가 없음에도 진료행위를 보조했으며, 기공소를 운영하는 C씨는 A씨에게 치과 의사 면허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치과 기공물을 제작·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씨는 지금까지 총 3회에 걸쳐 동종범죄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 처벌을 받았음에도 출소 후 지속해서 범행을 이어왔다.

환자들은 매우 비위생적인 의료 환경에 노출됐다. 경찰에 따르면 압수수색 현장에는 유통기한이 지난 약품이 진료실과 작업실에 놓여있는 데다가 치료에 사용되는 의료 용품도 노후화됐다. 압수수색 집행 직후 A씨는 지난해 8월 27일 타인의 이름과 차량, 핸드폰을 사용하며 제주를 벗어나 달아났다. 1년 3개월간 수사기관을 따돌렸지만 지난 11월 17일 끝내 붙잡혀 제주로 압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