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 하늘 이렇게 예뻤나?…5월 미세먼지 주의보 ‘0건’ 왜
초봄 기승을 부리던 미세먼지가 5월 들어 잦아들었다. 국외 미세먼지 주요 발원지인 중국 하늘도 겨울에 비해 맑은 상태를 보이고 있다.

23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5월 들어 전국에 미세먼지·초미세먼지 주의보·경보가 내린 곳은 없었다. 1~4월 총 19일간 주의보·경보가 내린 것을 고려하면 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미세먼지 주의보는 시간당 평균농도가 150㎍/㎥(초미세먼지는 75㎍/㎥) 이상이 2시간 이상 지속될 때 발령된다. 그러나 5월 22~23일 전국적으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모두 ‘좋음’ 수준을 보이고 있다. 미세먼지가 0~30㎍/㎥(초미세먼지는 0~15㎍/㎥) 범위이면 좋음이라고 본다.
대륙→바다로 옮겨간 고기압…남서풍 전환
5월 대기가 청정해진 건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겨울부터 초봄까지 한반도 주변은 시베리아고기압의 영향을 받는다. 북반구의 고기압 주변에서는 바람이 시계 방향으로 돌기 때문에, 중국 베이징·톈진·허베이 등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지역의 오염물질이 한반도로 들어오기 쉬운 기류가 만들어진다.
대표적인 경로가 중국 북부의 미세먼지가 먼저 남서풍을 타고 한반도 북쪽, 즉 북만주 일대로 이동한 뒤 다시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남동진하는 방식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를 ‘ㅅ자’ 유입이라고 정의한다.
‘ㄴ자’ 유입도 있다. 차가운 시베리아고기압이 중국 부근까지 남하해 머물다가 기온이 오르면서 이동성 고기압으로 변할 때 나타난다. 이 고기압이 편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중국발 미세먼지를 한반도 쪽으로 밀어 넣는다.
국외에서 유입한 미세먼지는 국내 발생한 미세먼지와 섞이게 된다. 일본 부근에 위치한 고기압에 막혀 북서풍과 이동성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 정체(블로킹)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름으로 갈수록 이 같은 패턴이 바뀐다. 시베리아 고기압이 물러가고 점차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권에 든다.
북태평양고기압 영향권에서도 바람이 시계 방향으로 부는 건 같다. 그러나 고기압이 일본 부근에 위치한다.
이 때문에 한반도에는 남풍 혹은 남서풍이 분다. 북서풍을 타고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될 가능성이 줄어드는 셈이다. 최근 북태평양고기압이 이른 시기부터 세력을 확장하며 남풍이 부는 시기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 하늘도 파랗게 보이는 이유

중국 부근의 대기도 함께 개선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뭘까. 천리안2B호의 환경위성영상을 보면 22일 현재 중국 지역은 미세먼지 농도 낮음을 의미하는 파란색·노란색으로 표시돼 있다. 4월초만 해도 이 지역은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이재범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예보센터장은 “기온이 오르며 미세먼지가 공중으로 더 높이 떠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겨울철은 날씨가 추워 공기가 지면에 잘 가라앉는다. 미세먼지가 지상 600~700m 부근에 밀집된다. 이 센터장은 “여름으로 갈수록 미세먼지가 최대 1.5km 상공까지 떠오르며 공기 중 밀도가 낮아진다”며 “공기의 상하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대기질이 좋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름에는 지표면이 데워지면서 공기가 위아래로 활발히 섞이게 되는데, 지표 부근에 갇혀 있던 미세먼지가 상층으로 확산되면서 농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대기질이 좋아진다는 설명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며 미세먼지 배출이 줄어드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난방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베이징 등 중국 북방의 경우 중앙난방을 할 수 있는 기간이 11월 중순~이듬해 3월 중순으로 정해져있다. 지방정부가 통제한다.
석탄화력 발전을 줄이는 등 노력으로 중국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도 줄어드는 추세다. 중국 생태환경부는 지난 2월 기자회견에서 “2025년 전국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가 28㎍/㎥으로 집계됐다”며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 전국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20% 감소했다” 발표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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