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권전국회의 의장 "격동 국제질서, 한국은 중강국가로 가야"

고창남 2025. 12. 1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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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유공자유족회, 한국민족사회단체협의회·남북평화회의 초청 특별강연

[고창남 기자]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 하나!’ 연속기획 12월 초청강연으로 이래경 국민주권전국회의 상임의장의 ‘격동 국제질서와 한반도 지정학’ 특강에 참석한 참가자들
ⓒ 고창남
사단법인 독립유공자유족회와 남북평화회의가 공동 주최한 월례 초청강연이 10일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회는 도천수 남북평화회의 상임대표의 사회로 시작해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 회장의 개회사, 박석무 다산연구소 명예이사장의 격려사로 이어졌다.

이날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 하나!'라는 연속기획의 12월 연사로 초청된 이래경 국민주권전국회의 상임의장은 '격동 국제질서와 한반도 지정학'을 주제로 강연했고, 독립유공자유족회 회원과 남북평화회의 관계자 등 100여 명의 참석자들이 현장을 가득 채웠다.

"400~500년 만의 국제질서 대전환기… 관념부터 바꿔야"

이 상임의장은 이날 강연에서 "지금 세계는 400~500년 만에 국제질서의 큰 흐름이 바뀌는 전환기에 있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기존 전문가들의 관행적 분석은 오히려 변화를 이해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 시민의 관점에서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세계를 바라보아야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라며, 성철 스님의 '기존 관념을 버릴 때 비로소 실상이 보인다'는 말을 인용해 사고의 틀 전환을 강조했다.

이 상임의장은 2005년 유엔 총회가 규정한 민주주의 원칙을 언급하며 "민주주의는 국민의 지배이며 각국의 역사·문화적 배경 속에서 자율적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대국이 자신들의 정치·경제 모델을 제3국에 강요하는 것은 국제사회 갈등을 심화시킨다"며 다자적 존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현재 국제체제를 ① 패권중심의 단극 대결체제 ② 협력과 상호존중 기반의 평화질서 ③다극·다자 체제로의 전환이라는 세 흐름으로 설명하며, 이를 HST(Hegemon Stability Theory, 패권 안정 이론), HTT(Hegemon Transfer Theory, 패권 이양 이론), MMT(Mutual Multi-lateral Theory, 상호 다자주의)의 3개 이론으로 설명했다.

먼저, HST는 미국과 서방이 주장하는 논리로, 미국이 세계를 주도해야 혼란을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음으로, HTT는 미국 질서가 무너지면 전체주의적 강압 체제가 세계를 지배하게 된다는 '위기의식 기반' 이론이며, 마지막으로 MMT는 중국·러시아가 강조하는 다자·다극 질서 재편론으로, 유엔 등 국제기구 중심 협의체제를 추구한다.

그는 여기에 더해 최근 국제학계에서 회자하는 다극주의(Multipolar), 다중심(Poly-centric), 다형질 시대(Thomas Friedman의 개념)를 소개하며 "세계질서는 이미 복합적 다자체제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연하는 이래경 국민주권전국회의 상임의장
ⓒ 고창남
"미·중, 경쟁과 협력 병존… 미국 중심 단극체제는 이미 와해"

이 상임의장은 미중 갈등에 대해 "흔히 말하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두 가지 중요한 이론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우선 경쟁·협력 병존(Cooperation + Competition)론. 이는 래리 서머스 등이 주장한 개념으로, 경쟁 속에서도 경제·기술 협력이 지속되는 구조를 말한다. 최근 미국의 '신안보조약(HnSS)'에도 해당 맥락이 반영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다음으로 '공포의 균형'론으로 한쪽이 무너지면 상호 불안정이 발생해 결국 양측을 공멸로 이끌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 상임의장은 현 시기 국제질서를 설명하면서 "미국 중심 패권적 단극체제가 와해됐다"라면서 그동안 미국을 떠받쳐온 3+1 기둥이 와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첫째, 정치군사적 측면에서 워싱턴 지배의 와해로서, 미국은 전 세계 80개국에 800여 군사기지를 두고 세계국방예산의 40%(실질안보예산 1조 2000억 달러)를 사용하며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해 왔는데, 최근 대부분 전쟁 개입에서 정치적 실패를 경험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와 중동 지역에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둘째, 경제통상적 측면인데, 브레턴우즈 체제에서 워싱턴 합의를 거쳐 현재는 미국 중심 자국주의를 추구하고 있다. 워싱턴 합의는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에 의한 세계화'로 특징지어지는데, 시장만능·민영화, 공급중심 자본이익, 개별국가정책의 무력화를 추진해 왔으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후폭풍에 직면하여 중산층의 붕괴, 양극화, 기후위기를 불러왔고 생산성의 저하를 초래했다.

셋째, 이념 측면에서 소프트파워, 워싱턴 프레임이다. 한국 주류 언론은 완벽하게 여기의 하위 단위이다. 1980년 이후 CIA의 문화공작 중점이 NED, 컬러 혁명(서구 민주제, 개인자유주의, 사적소유권)으로 옮아왔고 서구 가치를 강조하며 이데올로기 밴드왜건으로서 거대자본이 국제미디어 및 싱크탱크를 장악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서 키워드는 민주주의, 인권, 서구 중심 규범 질서, 투명성과 책임 등인데, 이는 패권 유지의 포장술이며 트럼프 이후 완벽하게 붕괴하고 있다고 이 의장은 진단했다.

넷째, 대중국 하이브리드 전쟁으로 이는 군사적·정치적·기술적·산업통상적·이념적 봉쇄와 차단(De-coupling)을 동반한다. 이는 미국이 주장하는 중국의 약점 즉, 체제의 경직성, 양적 요소의 소진, 부동산, 소수민족 갈등, 인권, 부패 등을 공격하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굴기는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중국은 질적 비약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는 "미국이 패권국가에서 '보통국가'로 전환할지는 앞으로 세계 변화의 핵심 변수"라고 지적했다.

이 상임의장에 의하면, 이러한 미국의 전략에 대한 중국의 대응전략은 지구촌 4대 구상으로 나타난다. 이는 △GDI(글로벌 개발 구상) △GSI(글로벌 안보평화 구상, 2022) △GCI (글로벌 문명융합 구상, 2023) △ GGI(글로벌 거버넌스 개선 구상, 2025)이다.

첫째, GDI은 2021년 9월 유엔총회에서 시진핑 주석의 연설에서 나온 것으로, 일대일로(BRI)의 경험을 토대로 남반구 중심의 개발격차 해소와 지구촌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 달성을 지원한다는 선언이다.

둘째, GSI은 서구 중심의 동맹 블록 구조에 대응하는 중국 주도의 안보평화질서에 대한 전략 구상이다. 이후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역사적 화해를 중재하는 성과를 이루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결에 대한 중국 백서 발표, 유엔 평화군에 중국의 참여 강화 등으로 나타난다.

셋째, GCI은 미국의 소프트파워 전략(인권과 민주주의)에 대응하여 새로운 가치와 문명 담론을 제시한 것으로, "인류의 문명은 개별 지역마다 고유한 가치를 지닌다"는 전제하에 평화-->발전-->공평-->정의-->민주-->자유의 확장된 가치를 제시하고 서구문명의 우월이 아닌 서로의 융합을 통한 학습과정을 주장한다.

넷째, GGI은 기존 미국(서구) 중심의 국제지배질서에 대응하여 유엔강화론을 통하여 남반부의 연대와 국제적 지위 강화를 제시한다. 이는 상기의 3 구상을 포괄한 최근의 지구촌 구상으로, '개별국가 주권존중', '합의된 국제법 준수', '다자주의 실현', '인민중심 개발전략', '실질적 행동원칙'을 추구한다.

이 상임의장은 최근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성격과 전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역사적·종교/문화적·민족적·지정학적, 다기다층적 충돌의 복합적인 성격'을 지난 '천 년의 전쟁'으로 설명했다.

그에 의하면, 이는 우크라이나 내 친러와 친서방 세력 간의 대립이자 반러 강성의 젤렌스키 정권에 대한 푸틴의 응징(군사특별작전)이며, 우크라이나를 내세운 미국과 러시아 간의 지정학적 대리전(미국의 개입과 나토의 동진)이자 서방과 슬라브 민족 간의 역사적 앙금(루소포비아)이 표출된 것이자 가톨릭과 러시아정교 간의 종교적 갈등이다.

이 상임의장은 러-우 전쟁을 전망하면서 러시아의 일방적 상황으로 끝날 것임을 예견했다. 이는 대안 없는 지구전으로 러시아의 요구를 수용한 종전이 될 수 있고 전술핵 타격과 아마겟돈(대규모 파국)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상임의장은 "러시아는 유라시아의 중심 강국을 지향하고 있다"면서 피터 대제 이후 러시아의 전략을 설명했다.

그에 의하면, 러시아는 구매력 기준(PPP) 세계 4강 경제국가로 GDP 규모가 7조 2천억 달러에 달한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나라 중 하나이며, 특히 최신 미사일 시스템이 강점이라고 말한다. 최근 오레쉬닉, 부레베스트니크, 포세이돈, 사르마트(ICBM) 등 첨단 미사일 체계와 첨단 전략·전술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 강국으로 원유, 천연가스 등이 풍부하며 핵연료 핵심 원료의 세계 생산량 약 44%를 러시아가 담당한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폐쇄형 핵연료 주기 시스템(재처리해서 다시 쓰는 방식)도 개발해 에너지·핵기술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한국은 중강국가 전략으로 나아가야"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이 상임의장은 "격동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한국은 어느 일방에 일체화 되기 보다 '중강국가(Middle Power)'로서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중 전략 경쟁의 최전선에 있는 한반도는 균형 외교, 다자 네트워크, 협력적 동아시아 질서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국민주권을 중심에 둔 국가 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 토론자들 이래경 국민주권전국회의 상임의장의 ‘격동 국제질서와 한반도 지정학’ 강연에 참석하여 토론에 임하는 토론자들
ⓒ 고창남
이 상임의장은 "거대한 전환의 시대에는 과거의 성공 공식을 답습하기보다 새로운 지혜를 창조해야 한다"라며 "국민이 주체가 되는 국가, 주변국과의 협력 속에서 자율성을 확보하는 한국이 되어야 한다"라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이번 강연을 주관한 독립유공자유족회는 "한국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데 귀중한 통찰을 제공했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 전문가를 초청하는 연속 강좌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발언하는 도천수 남북평화회의 상임대표와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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