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모텔살인’ 유사 수법…남성들 수면제 먹여 돈 빼간 20대 여성

임성빈 2026. 4. 2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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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로 남성을 재우고 금품을 훔쳐가는 손을 표현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 일러스트 제미나이

여러 남성에게 수면제를 먹여 정신을 잃게 하고 금품을 빼앗은 20대 여성을 경찰이 구속했다. 올해 초 발생했던 서울 강북구 모텔 연쇄살인 사건과 비슷한 수법으로, 당시 사건처럼 서울 다수 지역에서 피의자에 대한 고소장이 이미 접수된 상태였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도 의정부경찰서는 20대 여성 A씨를 강도상해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지난 25일 구속해 수사하고 있다.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서울과 의정부 등에서 남성 4명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금품 약 4890만원을 탈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23일 의정부시 한 주택에서 깨어난 30대 남성 B씨의 112 신고를 접수하고 A씨를 추적해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B씨와 함께 한 달가량 동거하던 사이로, B씨의 음식 등에 수면제를 타 먹였다. 이어 A씨는 피해자가 잠든 사이 휴대전화를 이용해 돈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거나 수백만원 상당의 물품을 사는 방식으로 금품을 갈취했다.


중랑·양천·용산서도 피해 접수


B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A씨에게 비슷한 피해 내용의 고소장이 서울 중랑경찰서·양천경찰서·용산경찰서에 접수된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B씨의 소변을 검사한 결과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수면제 성분이 검출된 것도 확인했다. ‘모텔 연쇄살인’ 피고인 김소영(20)이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된 약물과 같은 계열이다. 김소영도 첫 살인 사건 이전에 상해 혐의로 신고돼 수사 대상에 올라 있었다.

피해자들은 A씨를 결혼정보업체나 지인 소개로 알게 됐고, 수면제를 어떻게 먹게 됐는지는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A씨는 “수면제는 병원에서 공황장애 증상으로 처방받았다”며 “남성들이 스스로 수면제를 먹었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의정부경찰서는 해당 사건의 집중 관서로 지정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 등 A씨의 여죄와 공범 유무,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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