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X로 야구 중계…‘뉴 노멀’ 노리는 CGV 야심 [들어봤더니]
김예슬 2024. 10. 24. 11:54
멀티플렉스 CGV가 야구 중계로 새로운 도약을 노린다. 앞서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약을 통해 극장에서 프로야구 생중계를 시작한 데 이어 다면 상영 특별관인 스크린X관으로까지 확대, 새로운 몰입감을 준다는 포부다. 특수관이 스포츠 중계의 ‘뉴 노멀’(새로운 표준)로 자리잡을지 관심사다. 24일 오전 서울 한강로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취재진과 만난 CGV 측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까지 생중계 사업을 넓혀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장에는 조진호 CJ CGV 국내사업본부장과 심준범 CJ 4D플렉스 대표, 오윤동 CJ 4D플렉스 스튜디오 담당이 참석했다.
“압도적인 현장감으로 색다른 관점을”
올해 CGV는 야구 경기만 총 25회 중계했다(한국시리즈 제외). 지난 2일부터 21일까지 집계한 2024 포스트 시즌 객석률은 36.9%로, 일반관 대비 21.3% 높은 성과를 냈다. 야구 중계로 수익성을 확인한 CGV는 이를 특수관에서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CGV는 3면 확장 스크린을 도입한 스크린X(37개 극장·42개 스크린)와 오감 체험관인 4DX(31개 극장·31개 스크린), 이를 통합한 울트라 4DX(10개 극장·10개 스크린)까지 3개 포맷 특수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야구 중계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건 스크린X다. 야구 팬덤도 관심을 보이는 모양새다. 지난 23일 스크린X 중계관 예매를 오픈하자 3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조진호 본부장은 “3면 스크린으로 경기 장면과 응원석 등을 다각도로 담아 압도적인 현장감을 전하고 주요 데이터를 실어 색다른 관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장에 카메라 9대 설치…VIP석처럼 관람”
CGV는 스크린X 중계를 위해 1·3루 부근 등 경기장 곳곳에 카메라 9대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외야와 내야를 아우르는 넓은 시야부터 불펜, 응원석 등을 모두 담아낸다는 계획이다. 오윤동 담당은 “경기 흐름만 따라가는 방송 중계와 달리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기 전 준비하는 모습이나 응원 디테일, 불펜 상황, 주자 출루 시 여러 상황을 다양하게 중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심준범 대표와 조진호 본부장은 “VIP석에서 특별하게 관람하는 듯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야구장보다 좌석이 편안해 만족한다는 고객 반응도 확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돌발 상황도 대비했다. 가을야구 사상 첫 서스펜디드 게임이 발생한 지난 경기에서 영화 관람권을 제공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응원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심준범 대표는 “이번 한국 시리즈를 위해 매점 상품에 야구 배트를 콤보로 엮어 판매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CGV만의 새로운 야구 문화를 만들기 위해 구단 측과 협의해 굿즈 판매 등 여러 방안을 다각도로 협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스크린X관, 전 세계 600개 이상으로 늘릴 것”
현재 CGV는 영화 이상의 체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팬데믹 이후 극장 수입만으론 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동력으로 작용했다. 앞서 영화 ‘듄: 파트 2’·‘탑건: 매버릭’ 등이 스크린X로 개봉해 호평을 얻은 데 이어 가수 임영웅과 그룹 블랙핑크·세븐틴 등 공연이 같은 형태로 팬덤과 만나 관객 확대로 이어졌다. CGV가 집계한 2019~2024 스크린X 글로벌 박스오피스 연간 실적은 연평균 성장률 13.5%를 기록했다. 심준범 대표는 “도입 초창기인 2017년보다 현재 창출 실적이 8배 이상 상승했을 정도”라며 “글로벌 46개국 417개관인 지금보다 확장해 2026년엔 673개관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국내 KBO 프로야구 중계를 넘어 미국 미식축구·야구·농구와 영국 축구, 일본 야구도 현지에서 스크린X로 생중계하는 것을 골자로 해외 영화관 사업자들과 협의 중이다. 연내 일본법인 설립 또한 검토하고 있다. K팝 외에도 J팝으로 영역을 넓히고 일본 현지 영화까지도 특수관 상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CGV 용산아이파크몰관에 전 세계 최초로 4면 스크린X를 선뵈기 위해 공사 중이다. 조진호 본부장은 “목표 국가인 미국·유럽·일본에서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만큼 꾸준히 확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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