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람이라 말했다"…여신도 성폭행 정명석, 징역 23→17년 왜
여신도를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씨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1심보다 감형된 형량을 선고했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깁병식 부장판사)는 2일 준강간 및 준유사강간·강제추행·준강제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정명석(78)씨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이는 1심 징역 23년보다 6년이나 줄어든 형량이다. 재판부는 정씨에게 10년간 신상공개와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5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10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등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JMS 신도들이 JMS 총재인 정씨를 재림 예수, 구원자, 메시아 등으로 신격화했고 피고인 역시 재림 신부로의 권세를 누렸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편지와 일기 등을 살펴보면 피고인을 메시아로 느끼며 종교적 구원과 안식을 찾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피고인 측은 피해자들이 정상적으로 성적 접촉을 수용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나름대로 종교적 의미를 찾으려 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 "1심 23년형은 재량권 벗어난 판결"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은 그 진실성에 의심을 품을 여지가 없을 만큼 신빙성이 인정된다”며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원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에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지만, 원심이 징역 23년을 선고한 것은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 부당하다고 판단된다”며 “검사의 (양형 부당)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정씨에 대한 권고형은 징역 4년에서 19년3개월 범위라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정명석, 재판 과정에서 "나는 신 아니다" 주장
재판 과정에서 정씨 측은 “고소인들이 성적으로 세뇌가 되거나 항거할 수 없는 상태가 아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자신이 신이 아니고 사람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알렸다고도 주장했다. 1심 재판 과정에서는 검찰이 제출한 현장 상황인 담긴 녹음파일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정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신상 공개와 15년간 전자발찌 부착 등을 명령했다. 하지만 1심 판단에 불복한 정씨는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 양형 부당 등을 주장하면 항소했다. 검찰도 형이 가볍다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지난달 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지 않는 데다 조력자들이 범행을 은폐하고 있는 점, 신도들이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고 있다”며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검찰 "여신도 성범죄 더 저질러" 정씨 추가 기소
검찰은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 5월 정씨가 또 다른 여신도 2명을 대상으로 19차례에 걸쳐 더 저지른 증거를 포착, 정씨와 측근을 추가로 기소했다. 이 사건 재판은 이날 항소심과 별도로 진행 중이다.
한편 정씨는 앞서 2001년 8월부터 2006년 4월까지 말레이시아 리조트와 홍콩 아파트, 경기 안산 숙소 등에서 20대 여신도 4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한 죄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8년 2월 출소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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