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 결혼비용까지 대준 제약사, 세무조사 당하자 하는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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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해온 제약사들이 비용 수백억원을 회사경비로 처리해 법인세를 탈루하다 국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A업체는 이 같은 방식으로 의료인 등에게 제공한 불법 리베이트 비용 수백억원을 회사경비로 변칙 회계 처리해 법인세를 탈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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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세청에 따르면, 정부는 리베이트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과 탈세 행위가 심각한 건설·의약품·보험중개 등 3개 주요 분야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모두 관련 법률에서 리베이트 수수 행위를 명확히 금지하고 있는 분야로, 이번 조사 대상에는 총 47개 업체가 포함됐다.
국세청은 의료인에게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리베이트를 제공한 의약품 업체 16곳을 상대로도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이들 회사는 의사 부부의 결혼 관련 비용과 같은 사적인 비용을 대납하고, 병·의원, 의료인에게 물품·현금을 지급했다. 영업대행사(CSO)를 통해 우회적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정황도 포착됐다.
국세청은 이들 회사의 구체적인 불법 리베이트 수법 또한 공개했다. A업체는 자사 의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병・의원 원장 부부의 고급웨딩홀 예식비, 호화 신혼여행비, 명품 예물비 수천만원을 대신 지급하는 등 사적비용을 대납했다. 또한 자택으로 수천만원 상당의 명품소파를 비롯한 고급가구와 대형가전을 배송하는가 하면,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입해 병원장, 개업의 등에게 전달하고, 마트에서 ‘카드깡’ 방식으로 현금을 마련해 의료인에게 지급하기도 했다. A업체는 이 같은 방식으로 의료인 등에게 제공한 불법 리베이트 비용 수백억원을 회사경비로 변칙 회계 처리해 법인세를 탈루했다.
B업체는 의료인과 그 가족업체에 임상용역비를 과다 지급했으며, 병원 홍보영상 제작비 수억원 등 병・의원 비용을 대신 부담했다. 이 업체의 경우 CSO를 활용하는 우회적인 방법을 쓰기도 했다. 전・현 직원 가족 등의 명의로 여러 위장 CSO를 설립해 수십억원의 허위 용역계약을 체결한 후, 자금을 조성해 의료인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식이었다. CSO 대표에게 과도한 급여를 지급한 뒤 현금으로 인출해 의료인의 유흥업소 접대 등에 사용하거나, 의료인을 CSO의 주주로 등재해 배당을 지급하기도 했다. B업체 역시 리베이트 제공에 지출한 비용을 모두 회사경비로 처리해 법인세를 탈루했다.
국세청은 이들 회사가 리베이트 비용을 회사경비로 변칙 계상한 행위를 확인했다. 업체에 대해서는 법인세를 과세했으며,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의료인에게는 소득세를 과세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과거 세무조사에서는 의·약 시장의 구조적 제약, 리베이트 건별 추적 과정에서 소요되는 인력・시간 등의 한계로 인해 의약품 업체의 리베이트 비용을 부인하고, 제공 업체에 법인세를 부과하는 데 그쳤다”며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리베이트로 최종이익을 누리는 자를 파악하고자 끈질기게 노력하고 있으며, 그 결과 의약품 리베이트를 실제 제공받은 일부 의료인들을 특정해 소득세를 과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세무 조사를 받은 회사들은 향후 거래 중단 등을 우려해 리베이트 자금의 최종귀속자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조사대상 의약품 업체 영업담당자들은 리베이트를 수수한 의료인을 밝히느니 그들의 세금까지 본인들이 부담하겠다며 하소연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의료계의 카르텔이 얼마나 강고한지 알 수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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