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애인 해”…주민센터 직원에 성희롱 편지 준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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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에 대한 악성 민원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고령의 민원인으로부터 음담패설이 담긴 성희롱성 편지를 받았다는 주민센터 직원의 사연이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월 도로 보수공사 관련 민원에 대응하다 온라인상에 신상이 공개된 김포시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이후 정부는 '악성 민원 방지 및 공무원 보호 대책'을 내놨으나 일선 현장에서는 악성 민원으로 인한 피해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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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에 대한 악성 민원이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고령의 민원인으로부터 음담패설이 담긴 성희롱성 편지를 받았다는 주민센터 직원의 사연이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연은 직장 인증 절차를 거치는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글을 통해 전해졌다. 주민센터에서 근무한다는 공무원 A씨는 지난 21일 ‘애인 구하는 할아버지’라는 제목의 글에서 근무 중 한 할아버지 민원인으로부터 부적절한 내용이 담긴 손편지 4장을 받았다며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노인의 편지에는 “전화하세요. 그러면 ○○이가 마당으로 나갈게요. 토요일과 일요일 저녁에는 아무도 안 오고 혼자 있습니다. 인천에서 사는 동생 있는데 동생은 두 달에 한 번씩 토요일과 일요일은 안 오고 다른 날 옵니다. ○○과 애인한다면” 등의 내용이 적혔다. 성적 행위를 적나라하게 적은 음담패설도 가득했다.
A씨는 “충격을 받아서 가만히 있다가 옆에 직원 불러서 쫓아냈다. 사진이라도 찍어놓을 걸 후회된다. 성희롱당한 기분”이라면서 “옆에 직원이 ‘뭘 원하시냐’고 물어보니까 애인 구한다더라. 왜 동사무소에서 애인을 찾느냐”고 분노했다.
이후 A씨는 추가 글을 올려 할아버지가 다시 찾아와 재차 ‘애인 구할 수 없느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화가 난 A씨는 다시 민원인의 쪽지를 받아 사진을 찍고 경찰에 신고하려 했지만 주변의 만류로 신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공무원들의 고충은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2일 일하는시민연구소가 발표한 ‘2024년 지자체 공무원 악성민원 및 감정노동 실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민원인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당한 경험으로 ‘반복 민원 및 전화’(78.1%) ‘언어적 폭력과 무리한 요구’(70%) 등을 겪었다는 응답자가 다수였다.
지난 3월 도로 보수공사 관련 민원에 대응하다 온라인상에 신상이 공개된 김포시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이후 정부는 ‘악성 민원 방지 및 공무원 보호 대책’을 내놨으나 일선 현장에서는 악성 민원으로 인한 피해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공무원들은 연평균 4만여건에 달하는 악성 민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6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민원인 위법 행위는 모두 24만9714건이었다. 유형별로는 욕설·협박이 22만8837건으로 가장 많았고 성희롱(2851건), 폭행(1614건) 등이 뒤를 이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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