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 통해 해양 진출 노리는 中, "시진핑 강 하구 출해권 논의 위해 방북"

신경진 2026. 5. 2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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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20일 북한 평양 방문에 나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무개차에 올라 환영 나온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 중국 신화망 캡처

중국의 해양 진출을 위한 주요 통로가 될 두만강 하구 개발 문제를 둘러싸고 북한·중국·러시아의 협력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19~20일 베이징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두만강 하구 개발을 위한 3국 협력이 논의된 데 이어, 곧 있을 시 주석의 북한 방문에서도 이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대만 연합보는 27일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시 주석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하려는 주된 목적이 두만강(중국명 투먼(圖們)강) 하구를 통한 중국 선박의 해양 진출 문제라고 전했다. 시 주석은 앞서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해 큰 성과를 거뒀으며, 이를 결과물로 만들어내기 위해 북한 방문을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중·러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1991년 ‘중소국경 동부 구간에 관한 협정’ 제9조에 따라 북한과 함께 두만강을 통해 바다로 진출하는 문제에 관한 3자 협의를 지속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차준홍 기자

두만강은 백두산 천지에서 발원해 북한 양강도와 함경북도, 중국 지린성, 러시아 프리모르스키 지방을 거쳐 동해로 흘러가는 강이다. 두만강 유역에는 북한의 나선특별시, 중국 훈춘시, 러시아 하산시가 위치해있지만 하구에서 동해로 흘러들어가는 약 17㎞ 구간은 북한과 러시아 국경이다. 중국은 19세기 중반까지 동해로 이어지는 땅을 갖고 있었으나 청나라 말기 러시아와의 불평등 조약으로 인해 해상 출구를 잃었다. 이후 중국은 오랫동안 두만강을 통한 해양 진출을 희망해 왔으나 북한과 러시아는 미온적 태도였다.

반전의 계기는 구소련 말기에 찾아왔다. 1991년 5월 중국은 구소련과 동북 지역 국경을 확정하는 조약을 맺고 9조에 두만강 하구 문제를 담았다. 해당 조문은 “소련은 관련 각 측과 중국 선박이 두만강 하류를 통해 바다를 오가는 항행을 허가하는 데 동의하며, 구체적 문제는 관련 각 측과 협상으로 해결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관련 각 측에는 북한이 포함된다. 하지만 구소련 붕괴 후 해당 논의는 진전되지 못했다.

중국은 이후 2024년 5월 푸틴 방중을 계기로 체결된 공동성명에 “북한과 건설적 대화를 진행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한 달 뒤 평양을 방문한 푸틴은 두만강 하구 국경 지역에 있는 기존 철교와 별도로 차량이 오가는 새 다리를 건설하는 협정을 북한과 체결했다. 기존에 있는 9.6m 높이의 철교보다 400m 하류에 있는 위치에 1m 이상 낮은 높이 8m의 다리를 새로 짓는다는 내용이다. 다리가 지어질 경우 교량 높이가 너무 낮아 물자를 운반하는 중국 상선이 이 지역을 통행할 수 없게 된다.

지난 4월 21일 러시아 교통부가 공개한 사진으로 올 해 여름 개통 예정인 두만강의 새로운 북러 자동차 교량 연결 기념식 장면을 담았다. 러시아 교통부, AFP=연합뉴스

2025년 4월 30일에는 박태성 북한 총리와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가 화상으로 착공식을 갖고 교량 공사를 시작했으며, 4월 21일에는 러시아 교통장관이 화상으로 참석한 가운데 교량 연결식도 진행했다. 주북한 러시아 대사관은 푸틴 방북 2주년인 오는 6월 19일 완공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2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동성명 서명식에서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은 다리의 완공을 앞두고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이번 중·러 공동성명에 담긴 내용에 따라 북한과의 협상을 서두른다는 것이다. 연합보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러가 협상의 문을 열었고, 이제 북한과 논의할 차례”라며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은 이 때문으로 전해진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이미 두만강 개조 계획을 마련해 교량 높이를 높이는 방안을 중심으로 한 개보수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획에는 종합적인 두만강 준설 작업도 포함되며, 중국이 설계·장비·인력을 제공하고 북한과 러시아는 상징적인 자금만을 지원하는 3국 프로젝트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신문은 “3국 간 합의가 이뤄져 중국이 두만강을 통해 출해권을 실현한다면 동북아 전략 지형도 달라질 것”이라며 “중국의 동북 3성(지린·랴오닝·헤이룽장) 경제 활성화는 물론, 북·중·러 3개국이 동해 통제권을 갖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아가 중국의 북해·동해·남해 함대에 이은 ‘제4함대’인 북극함대 창설 필요성도 부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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