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U-23 대표팀 감독이 말한 벤치클리어링 뒷 이야기 “베네수엘라 감독이 직접 사과해…김두현은 괜찮다”

김하진 기자 2024. 9. 1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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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3 대표팀 선수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공



중국 사오싱에서 진행 중인 23세 이하(U-23) 야구월드컵에 출전 중인 한국 대표팀은 경기 중 선수들이 출동하는 상황을 겪었다.

상황은 이랬다. 지난 9일 베네수엘라와 B조 예선 라운드 4차전을 치르던 중 7회초 한국과 베네수엘라 선수들 사이의 신경전이 생겼다.

한국이 4-6으로 끌려가던 7회초 무사 1·2루에서 베네수엘라가 희생번트를 시도했고 주자들은 한 베이스씩 진루했다. 3루수 김두현은 2루 주자 이달고 메디나를 태그아웃하려고 했다. 그런데 메디나가 3루로 쇄도하며 김두현에게 깊은 태클을 걸었고 김두현은 이 여파로 넘어졌다.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김두현은 메디나의 등을 주먹으로 치며 불만을 표했다. 그러자 메디나는 김두현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이 상황을 본 양팀 선수들이 모두 벤치에서 쏟아져 나와 두 선수를 말렸고 상황은 더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정작 태클을 건 메디나는 그대로 남고 김두현이 퇴장 명령을 받았다. 대만, 남아프리카공화국, 네덜란드를 잇달아 연파하며 3연승을 달리던 한국은 4-8로 패하며 연승 행진이 끊겼다.

이 장면을 본 한국 야구팬들은 메디나가 태클을 건 것은 물론 폭력까지 행사한 것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표했다. 대회 기술위원회는 메디나에게 4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고 김두현은 1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대표팀을 이끄는 최태원 감독은 “정말 위험한 슬라이딩이었다”라며 “내가 그라운드에 나가서 베네수엘라 선수들에게 강하게 화냈다”라며 뒷 이야기를 전했다. 최 감독의 항의에 베네수엘라 감독은 미안함을 표했다. 최 감독은 “베네수엘라 감독이 거듭 미안하다고 사과하더라”고 했다. 메디나에게 맞은 김두현에 대해서는 “괜찮다”며 현 상태를 전했다.

한국은 베네수엘라전 이후 10일 열린 5차전에서는 니카라과에 1-7로 패했다. 예선라운드를 마친 한국은 3승2패로 슈퍼라운드에 승선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대회는 예선라운드 각 조 상위 3개 팀이 슈퍼라운드에 진출한다. 예선 라운드 상대 전적(2경기)과 슈퍼라운드 성적(3경기)을 합산한 종합 성적 최종 상위 두 팀이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이번 대표팀은 어려운 사정 속에서 대회 준비를 했다. 올시즌 유례 없는 순위 싸움이 펼쳐지고 있어 각 팀에서 유망주들을 데려오기가 쉽지 않았다.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 가능성이 높은 ‘대어’들은 U-18 아시아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에 모두 몰렸다.

그럼에도 최 감독은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2022년 열린 직전 대회에서 준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예선 라운드에서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이했지만 슈퍼라운드에 무사히 안착하며 우승을 향한 여정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한국은 12일 A조 3위인 중국과 슈퍼라운드 첫 맞대결을 치른다. 이어 13일에는 푸에르토리코를 만나고 14일에는 ‘숙적’ 일본과 경기를 치른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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