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홍고추·마늘·아카시아꿀로 만든 ‘진심소스’…“교촌 33년 이끈 비결”

김건주 2024. 9. 29. 12: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교촌 소스 공장 ‘비에이치앤바이오 진천공장’ 첫 미디어 공개
3년간 고추·마늘·꿀 3825톤 구매…“우리 농산물 계약수급”
공장 건축·설비에 150억…자동화 통한 청결·동일한 맛 전달
송원엽 “K-푸드 핵심은 ‘소스’…33년 노하우로 글로벌 확장”
교촌치킨의 대표 소스인 레드·허니·간장소스의 핵심 재료인 홍고추, 아카시아꿀, 국산 마늘. 사진=김건주 기자

교촌치킨이 신사업·해외 확장 등을 적극 추진하는 가운데 성장 원동력인 ‘프리미엄 소스’ 전략을 공개했다. 창립이후 33년째 치킨에 소스를 붓질하는 조리방식을 고집한 교촌치킨의 세 가지 대표 소스인 레드·허니·간장 소스의 원천을 처음 알린 것이다.

교촌은 7월 2년 만에 신메뉴 ‘교촌옥수수’를 발표하고 본사를 판교 신사옥으로 이전하는 등 ‘진심경영’을 앞세워 다양한 성장 발판 선보였다. 특히 ‘K-푸드’가 확산하며 신사업 전략으로 독자적으로 33년째 개발하고 있는 ‘소스’를 강조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26일 충북 진천군 덕산읍에 위치한 업계 유일 전용 소스 자회사인 ‘비에이치앤바이오 진천공장’을 미디어에 공개했다. 소스 공장은 1만5375㎡(약 4600평) 부지에 연면적 9392㎡(약 2900평) 규모로 조성된 소스 공장은 연간 최대 1만2465톤의 소스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송원엽 비에이치앤바이오 대표가 26일 충북 진천군 비에이치앤바이오 진천공장에서 교촌의 소스 철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비에이치앤바이오는 소스 생산을 위해 최근 3년간 3825톤에 달하는 우리 농산물(청양홍고추, 마늘, 아카시아꿀)의 계약재배를 통해 지역농가와 적극 상생하고 있다.

교촌 비에이치앤바이오가 최근 3년간 매입한 청양홍고추는 총 2800톤을 뛰어넘는다. 이 중 절반 이상(58%)이 계약재배 물량이다. 간장소스에 사용되는 국내산 마늘(3년간 약 700톤)과 허니소스에 쓰이는 아카시아꿀(3년간 약 315톤)을 비롯해 각 소스에 쓰이는 식재료들도 대부분 국내산 농산물로 수급한다.

이는 장마나 태풍 등 기후 환경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원활한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전국 각 지역별로 농가들을 적당량씩 분산해 운영하기 때문에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안정적인 수급을 이루면서 소스를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송원엽 비에이치앤바이오 대표는 “교촌은 간장, 레드, 허니로 대표되는 치킨소스를 제조하기 위해 청양홍고추, 마늘, 아카시아꿀 등 프리미엄 우리 농산물의 상당 수를 계약재배로 들여와 지역 농가의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 있다”며 “33년간 고객의 사랑을 받아온 교촌치킨 소스의 원천에는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교촌의 경영철학인 ‘진심경영’이 깊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교촌치킨 소스를 만드는 인케이싱 5축 관절 로봇이 컵 포장기에서 배출된 제품을 자동 정렬해 박스에 담고 있다. 사진=김건주 기자

계약재배로 수급한 식재료들은 하루 30~40톤의 교촌치킨 소스가 된다. 일정한 소스가 유지될 수 있는 비결은 자동화 설비에 있다. 안전사고 예방과 위생에 특화된 ‘물 없는 공장’으로 글로벌 수준의 ‘스마트팩토리’ 제조시설을 갖춰, 원료 투입부터 포장까지 최첨단 자동화 로봇 설비 라인을 보유했다. 특히 시설을 만들기 위한 구상에만 2년의 시간이 쓰였으며 건물을 만드는데만 100억여원, 설비에 50억여원이 쓰이는 등 공장을 갖추는 데만 150억원 이상이 쓰였다.

공장 내부는 △4층 ‘전처리·배합실’ △2층 ‘포장실’ △1층 ‘완제품 적재실’로 구분돼 됐다. 이날 취재진이 둘러본 공장은 채 10명이 되지 않는 방진복 차림의 설비 운영 직원들 외에 모든 시설이 컨베이어벨트와 관절로봇 등으로 이뤄져 있었다. 4층에서는 가열 공정이 없는 교촌 시그니처소스 3종의 주 원료인 마늘을 세척과 열처리·냉각 분쇄 등으로 전처리 살균하고 있었다. 전처리된 마늘과 원료들을 배합실로 이동해 10대의 배합탱크에서 소스로 생산됐다.

2층에서는 천장에 연결된 경사진 배관으로 소스가 흐르도록 설계돼 각 포장기로 분배되며 컵·파우치 등에 만들어진 소스가 담겼다. 특히 청결이 가장 강조된 장소였다. 청결공간인 만큼 미생물 증식을 막기 위해 병원의 음압관리시스템처럼 외부 공기가 들어오지 못하게 기압을 관리하고 있었다. 또 미생물이 생길 가능성을 원천차단하기 위해 습도를 조절하고 물이 설비에서 바로 버려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

만들어진 포장 소스는 박스로 포장돼 1층에서 로봇을 통해 팔레트에 적재됐다. 일반적으로 2900평 규모의 경우 100여명이 일을 해야 하지만, 자동화 시스템으로 청결을 유지하며 전체 27명의 인원으로 공장이 운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비에이치앤바이오 소스 자동화 제조 공정 구성도. 교촌치킨

김태윤 비에이치앤바이오 생산품질혁신본부 상무(공장장)는 “유통기한이 가열공법에 비해 짧고 제조 원가는 비싸지만, 국내산 프리미엄 식재료 본연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청양홍고추를 직접 착즙하는 등의 비가열 제조공법을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7개국(미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두바이, 중국, 대만)에 진출한 교촌치킨의 모든 해외 매장에서 판매되는 치킨에 제공되는 소스도 오직 비에이치앤바이오 진천공장에서만 제조된다.

교촌은 33년간 쌓아온 국산 소스 노하우를 통해 K-푸드의 확장까지 바라볼 예정이다.

송 대표는 “교촌과 비에이치앤바이오는 ‘최고의 원재료’를 통한 최고의 맛과 품질 구현에 기여하고 농민과의 상생 및 동반성장을 강화할 것”이라며 “K-외식은 치킨이 될 것이고, K-푸드는 소스에서 나올 것이다. 소스만큼은 우리가 외국 이상의 잠재력이 있다. K푸드를 대표하는 글로벌 회사로의 성장에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Copyright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