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현장취재기] '프롬 파리 투 제주' MZ 해녀에게 듣는 제주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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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물음표 두 개! “제주 바당은 어떰 신고??”

유럽에서 1인 친환경 매체를 운영한 지 3개월이 지났다. 바다, 육지, 하늘과 기후 위기에 대하여 글을 썼다. 안타까운 현실을 말하면서도 아직 희망이 있음을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유럽에서 친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그러면서도 문 듯 질문이 들었다. 내 고향 제주 바당(제주 방언으로 바다)은 기후 변화로 어떻게 변했을까?

이 질문에 가장 현실적으로 답해줄 수 있는 사람을 생각했다. 바다 그 자체가 직장인 사람. 바다를 매일 보는 사람. ‘해녀’ 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래, 해녀와 대화를 해보자.

지금 거주하고 있는 프랑스에서 해녀를 섭외하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지인 찬스를 사용했다. 제주관광공사의 도움으로 제주 해녀와 프랑스에서 연락이 닿았다. 젊은 해녀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해녀 일상을 재밌게 소개하고 있었다. 흔쾌히 현장 인터뷰가 가능하다고 답해줬다. 그렇게 파리 샤를드골 공항으로 향했다.

파리발, 인천행

# 2. 가자! 제주로

12시간 비행, 그리고 다시 1시간 비행. 비행기 기장은 말한다. “승무원 착륙 준비하세요.” 비행기가 제주도에 가까워진 것이다. 창문을 바라보았다. 건설 중인 해양 풍력 시설이 눈에 띄었다. 미래 청정에너지를 향한 제주도의 노력이 돋보였다. 아름다운 제주 바다도 보인다. 저 푸른빛의 바다, 그 속은 어떠할까?

해상 풍력 발전 건설 중인 제주 바다

# 3. 샤넬 고무신

15일 10시 반, 날씨 매우 맑음. 설레는 마음을 안고 이호 태우 해변에 도착했다. 백사장, 푸른 바다 그리고 해녀 동상이 어우러진다. 이호 방파제는 해녀가 ‘물질’(해녀가 바닷속에 들어가 해산물을 따는 작업)을 하는 장소다. 이미 해녀 분들이 바다에서 작업 중이었다.

이호 태우 해변 초입

작업하기 전 방파제에 가지런히 벗어놓은 고무신이 눈에 띈다. ‘샤넬’ 해녀 신발이다. 딱 봐도 내가 인터뷰할 이유정 해녀의 신발일 것이라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다. (물론 내 느낌이 맞았다.)

세상에 하나 뿐인 샤넬 해녀 고무신

햇볕이 따사로이 비추는 투명한 제주 바다 위에 해녀들의 휘~소리만이 파도와 조화를 이룬다. 이 휘파람 소리는 숨바소리라 한다. 물속에서 잠수하고 올라와 숨을 고르기 위해 내는 소리다.


# 4. 손에는 이미 해양 쓰레기 한가득 

이유정 해녀를 기다리던 중 제주 사투리를 쓰는 젊은 두 남성이 해녀들이 작업하는 방파제로 다가왔다. 미리 바닷속에 설치해둔 어망을 수거하러 왔다. 하지만 불법이다. 해녀가 작업하는 구역에 어망을 설치할 수 없다.

근처에서 작업하던 이유정 해녀가 얕은 물가에 다가와 일어섰다. 이미 그의 손에는 수많은 낚싯줄, 폐어망 잔해가 한가득했다. 밖에서는 너무나도 투명하고 청정한 제주바당. 그러나 그 속에는 해양 쓰레기가 가득했다. 

해녀는 바닷속에서 이 쓰레기들로 직접 피해를 보는 직군이다. 이유정 해녀는 작업 중 해양 쓰레기로 상처를 많이 입는다고 한다. 자신은 괜찮지만, 나이가 많은 해녀들은 생채기가 나고 빠르게 아물지 않는다고 한다. 그 상태로 매일 바닷속을 헤엄쳐야 한다. 상처가 아물 수가 없다.

인터뷰를 위해 그가 물질 장비를 들고 뭍으로 올라왔다. 많은 해산물이 보인다.

5년 차 해녀가 말하는 제주바다와 기후위기 그리고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차례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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