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7km 상공 홀로 선 억만장자…민간인 우주 유영 시대 열렸다
민간인이 우주 공간에서 활동하는 우주 유영(spacewalk)시대가 12일 열렸다. 그동안 우주 유영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 정부 기관에 소속된 전문 우주비행사에게만 허락됐었다. 인류 역사상 첫 민간인 우주유영이 성공하면서 우주 관광과 상업용 우주 비행 시대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미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이날 오전 6시 12분(한국시간 오후 7시 12분) 민간인 사상 최초의 우주유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의 유튜브 등을 통해 생중계 된 장면을 보면 ‘폴라리스 던’(Polaris Dawn) 임무를 이끄는 재러드 아이잭먼(41)은 오전 6시 50분 우주캡슐 ‘크루드래건’의 문을 열고 우주로 몸을 내밀었다.
폴라리스 던은 미 전자결제업체 ‘시프트포페이먼트’의 최고경영자(CEO)인 아이잭먼 등 민간인 우주비행사 4명이 크루드래건을 타고 5일 동안 지구 궤도에 갔다가 지상으로 돌아오는 임무를 말한다. 크루드래건은 지난 10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아이잭먼은 스페이스X와 함께 지난 2022년 2월 폴라리스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폴라리스 프로그램은 인간의 우주 비행 능력을 빠르게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폴라리스 던 임무는 폴라리스 프로그램의 세 가지 미션 중 첫 번째로 민간인의 우주유영 활동과 이를 통해 스페이스X가 개발한 새로운 우주복을 테스트하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억만장자인 아이잭먼은 항공기 조종사를 할 만큼 우주에 대한 열정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우주 유영이 주목받은 것은 ‘민간인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었기 때문이다. 우주 유영은 지난 1965년 소련 우주비행사 알렉세이 레오노프가 성공한 뒤 세계 각국에서 총 280여 회 실시됐다. 하지만 모두 정부기관 소속 전문 우주비행사에 의해 이뤄졌다.
폴라리스 던의 민간 우주비행사들은 총 36가지 실험을 우주 공간에서 벌인 뒤 오는 15일 지구로 귀환한다. 실험은 주로 스페이스X가 자체 개발한 선외 우주복과 연관돼 있다. 이번에 스페이스X가 선보인 우주복은 NASA와 달리 특수 기술을 사용해 봄·가을 옷을 연상케 할 정도로 얇게 제작됐다. 폴라리스 던의 또 다른 목표는 우주선을 고도 1400㎞까지 상승시키는 것이었는데 이는 지구에서 발사된 지 약 16시간만인 전날 이미 달성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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