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노른자땅' 헐값 매각 논란..1700억 손해 추산

신지안 2022. 9. 2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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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구조 개선 요구에 졸속 매각"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실 주장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매경DB)
한국전력이 수도권과 제주 등 ‘노른자땅’에 위치한 부동산을 1700억원 이상 손해를 보며 헐값에 매각할 예정이라는 주장이 야당에서 제기됐다.

2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실은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혁신계획안을 토대로 한전은 의정부 변전소 등 부동산 자산 27개소를 매각해 약 5000억원을 추가 확보에 나섰다고 밝혔다.

계획안에 따르면 한전은 서울 배전스테이션(75억원), 수색변전소(81억원), 경기북부본부 사옥(130억원), 제주전력지사(34억원) 등 핵심 부동산 자산을 총 320억원에 판다. 정 의원실은 한전에서 책정한 매각 예정 가격이 모두 해당 지역 평균 토지 거래 가격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재무 구조 개선 요구에 한전이 1000억원이 넘는 손해를 감수하며 부동산 급매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일례로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서울배전 1·2·3스테이션은 390㎡로 1·2스테이션에만 각각 48억원과 54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된 곳이다. 이 지역의 현재 토지 거래가는 1㎡당 약 4044만원 꼴로, 서울배전스테이션은 토지 자체로만 약 173억3300만원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전의 매각 예정 금액이 75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추정 가치 대비 약 100억원의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서울 은평구 수색동에 위치한 수색변전소(대지면적 7944㎡)는 토지 가치가 1439억2700만원으로 추산된다. 한전의 매각 예정가인 81억원대로 팔면 1358억원 이상의 손해를 보게 된다. 경기북부본부 사옥(대지면적 8991㎡)도 주변 토지 거래 가격대로 산정하면 최저 272억원에서 최고 407억원에 매각해야 한다. 하지만 한전은 이 사옥을 내년 하반기 중으로 130억원에 팔겠다는 계획이다. 적게는 142억원에서 많게는 277억원가량 손해를 보고 파는 셈이다.

수도권 외에도 33억9500만원대에 입찰 공고를 낸 제주 전력지사(토지면적 1469.5㎡)의 토지 가치는 45억~47억원(1㎡당 약 300만원)으로 추산돼 약 10억원 이상 평가 절하된 것으로 분석됐다.

정일영 의원은 “한전이 자산 구조조정 계획에 쫓겨 자산을 헐값에 매각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자본잠식 해결을 위해 핵심 지역에 위치한 부동산을 졸속 매각하는 행위는 국민과 정부에 손해만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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