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명이 찾는 '그곳'] 4. 익숙해진 불법 웹툰 소비
이용자 “다 그렇게 보는 줄…”
비용 안들고 편리…소비 확산
개인 일탈 보다 '구조적 문제'
업계 “합법시장 기반 약화돼”
전문가 “지적 재산권 가치
충분히 인식하지 못해” 지적


"불법이지만 무료 아닌가요."
수원시에 거주하는 회사원 한모(31)씨는 평소 웹툰과 드라마를 즐겨보지만 최근까지도 정식 유료 플랫폼 대신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를 이용해왔다. 한씨는 "결제 없이 볼 수 있으니 큰 문제라고 느끼지 못했다"며 "주변에서도 다들 그렇게 보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행위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별다른 죄책감 없이 이용을 지속해왔다.
이처럼 불법 콘텐츠 이용이 일상처럼 스며든 현상은 단순한 개인 일탈로만 보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불법이지만 어차피 무료'라는 인식이 공유되면서, 위법 행위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사실상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불법 콘텐츠 유통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며 창작자와 산업 전반의 수익 구조를 훼손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웹툰과 영상 콘텐츠 등 디지털 기반 산업에서는 유통 속도가 빠른 만큼 불법 확산 속도도 함께 빨라지는 구조적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 관련기사 : 인천일보 5월11일자 [수백만 명이 찾는 '그곳'] 3. 밤새 만든 작품, 하루 만에 불법 사이트로
문화 콘텐츠 업계에서는 "불법 이용이 반복될수록 합법 시장의 기반이 약화된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작품 공개 직후 불법 사이트로 유출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정식 결제 유도 효과가 떨어지고, 창작자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기관의 단속이 이어지고 있지만, 사이트 차단 이후에도 유사 도메인이 빠르게 생성되는 방식으로 이용자 유입이 반복되는 구조적 한계가 여전하다. 차단과 재등장의 반복 속에서 불법 이용은 오히려 익숙한 선택지처럼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환경에서 비용 부담과 편의성이 결합된 이용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불법 콘텐츠 소비는 음성적 행위를 넘어 구조적 문제로 굳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불법 웹툰·콘텐츠 이용이 확산되는 배경에는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지적 재산권의 가치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채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유형 재화에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은 비교적 확립돼 있지만, 웹툰과 같은 무형 콘텐츠에 대해서는 여전히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개념이 약한 편"이라며 "이러한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불법 사이트 이용은 계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추정현·최준희 기자 wsx3025@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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