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명이 찾는 ‘그곳’] 3. 밤새 만든 작품, 하루 만에 불법 사이트로
불법 복제물 텔레그램·해외 사이트로 확산…수면장애·창작 포기 호소

"작가의 생계가 걸린 작품은 하루도 안 돼 불법 사이트 먹잇감이 됐다."
웹툰·웹소설 불법 유통 피해가 장기화하면서 작가들의 생계와 창작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작품 공개 직후 불법 사이트로 유출되면서 수익 감소는 물론 수면장애와 연재 압박 등 정신적 피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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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불법 복제물은 작품 공개 직후 텔레그램과 해외 공유 사이트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었다. 일부 작가들은 연재 종료 이후에도 추가 수익이 끊기거나 창작 활동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상 노출이 걱정됐지만 인천일보 취재에 응한 웹툰 작가 A(28)씨는 데뷔작 연재 직후 불법 유통 피해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작품 공개 하루도 지나지 않아 불법 사이트에 자신의 웹툰이 올라온 것을 직접 확인했다. 밤샘 작업 끝에 공개한 작품이 순식간에 무단 유통되는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피해는 연재 종료 이후까지 이어졌다. 현재 작품 연재가 끝난 지 1년 반이 넘었지만 MG(최소보장금)가 누적돼 추가 수익은 전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불법 유포 이후 조회 수와 유료 결제 흐름도 흔들렸다고 한다.
웹소설 작가 B(32)씨 역시 추가 유포를 걱정하며 인터뷰에 응했다. B씨는 연재 시작 직후 회차별 캡처본이 텔레그램과 불법 공유 사이트로 퍼지는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그는 "몇 달 동안 밤샘 작업으로 만든 작품이 순식간에 무단 유통되면서 큰 허탈감을 느꼈다"며 "창작 의욕 자체가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불법 유통은 웹툰·웹소설 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정식 플랫폼 결제 이용자가 줄어들면서 결국 작가 수익 감소와 신작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작가들과 창작자 단체 사이에서는 해외 서버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불법 사이트 특성상 단속과 차단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이트가 폐쇄돼도 주소만 바꾼 유사 사이트가 다시 등장하면서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훈 한국디지털콘텐츠창작자협회 협회장은 "불법 웹툰 사이트 문제는 단순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 창작자의 생계가 걸린 문제"라며 "처벌이 약하고 대응이 늦어 작가들의 좌절감과 무력감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불법 유통을 단순 저작권 문제가 아닌 조직적 사이버 범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병일·최준희 기자 wsx3025@incheonilbo.com
[인터뷰] "밤새 만든 웹툰, 30분 만에 불법 유통"…김동훈 한국디지털콘텐츠창작자협회 협회장 "뉴토끼 방치 끝내야"
한콘창 협회장 "저작권 침해 아닌 조직형 사이버 범죄"
"일본 민사소송 진행 중…처벌 강화·범부처 대응 필요"

"작가들이 밤새 만든 작품이 업로드 30분 만에 불법 사이트에 올라간다. 그런데도 처벌은 약하고 수사는 더디다."
김동훈 한국디지털콘텐츠창작자협회 협회장은 11일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 '뉴토끼' 사태를 두고 "단순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 조직형 사이버 범죄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작가들은 오랜 시간 무력감과 공포 속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지금 수준의 대응으로는 산업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회장은 현재 한콘창이 뉴토끼 운영진을 상대로 일본 현지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운영자가 일본으로 귀화한 상태라 일본 법원에 직접 민사소송을 접수했다"며 "작가들의 위임장을 제출했고 국내에서도 범죄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소송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했다.
현행 저작권 범죄 처벌 수위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도 내놨다. 그는 "저작권 침해는 현실에서 생계가 끊어지는 문제인데 사회는 여전히 경범죄처럼 취급한다"며 "잡혀도 형량이 낮고 범죄수익 환수도 일부에 그친다. 결국 재범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뉴토끼와 같은 불법 사이트가 사실상 조직 범죄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도박 광고와 연결된 구조도 많고 운영 규모도 상당하다"며 "이 정도로 장기간 방치되는 배경에는 단순 사이트 운영 이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심까지 나온다"고 밝혔다.
작가들의 정신적 피해 역시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감을 끝낸 뒤 잠깐 확인했다가 자신의 작품이 불법 유통되는 장면을 보고 큰 충격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중증 우울증을 겪거나 창작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현재 상황이 과거 한국 출판만화 시장 붕괴와 닮아 있다는 진단도 내놨다. 김 회장은 "과거 출판만화 시장이 무너질 때 직접 현장을 겪었다"며 "당시 인기 작품을 연재하고 있었지만 단행본 판매가 급감하면서 수입도 사라졌다. 시장이 없어지는 공포를 몸으로 경험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밤토끼 사태가 처음 등장했을 때 그때의 기시감이 다시 올라왔다"며 "이대로 두면 웹툰 산업 역시 같은 길을 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대응 활동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정부 대응에 대해서는 일부 진전을 인정하면서도 한계를 짚었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긴급 차단 시행령 등을 추진하며 노력하는 점은 평가한다"면서도 "저작권 범죄는 외교·수사·사법 문제가 동시에 얽혀 있어 문체부 혼자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경찰청, 법무부, 외교부 등이 함께 움직이는 범부처 대응 체계가 필요하다"며 "최소 국무총리실, 더 나아가 대통령실 산하 전담기구까지 검토해야 할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범죄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불법 사이트를 운영하면 반드시 큰 책임을 진다'는 사회적 경고는 만들어야 한다"며 "지금처럼 방치되면 결국 창작자들이 가장 먼저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준희 기자 wsx3025@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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