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리스크 딛고 ‘상장’ 더본코리아, 해외 첫 '마스터프랜차이즈' 성공할까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가 국내 상장에 성공하며 프랜차이즈 사업을 해외로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의 프랜차이즈 성공신화를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더본코리아 매장을 대폭 늘리기 위해 ‘마스터프랜차이즈(MF)' 방식을 처음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그러나 더본코리아가 해외로 진출한 지 20여년이 지났음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점과 한국에서 불거진 프랜차이즈 리스크 등을 이유로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증시에 상장한 더본코리아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58% 오른 5만1700원에 마감했다.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 주식 879만2850주(60.7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프랜차이즈를 성공시킨 더본코리아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국내의 경우 이미 약 2900개의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외형 성장에 한계를 보이는 만큼, 해외에 진출해 매출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현재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홍콩반점 등 25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프랜차이즈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107억원의 90.5%를 차지한 핵심 사업이다.
더본코리아는 MF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2005년 중국에 처음 진출한 후 직영법인 및 개별 프랜차이즈 방식을 활용해왔으나 이번에는 MF를 도입했다. MF는 현지 파트너사에 가맹점운영권을 판매해 빠르게 매장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편의점 업계가 주로 채택하는 프랜차이즈 진출 방법이다.
백 대표는 지난달 28일 기업설명회(IR)에서 “MF 전략을 활용해 현지 노하우가 있는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매장을 전개해나간다면 해외 시장에서 드라마틱하게 매장 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문어발' 확장 전략...해외서도 통하나
다만 업계에서는 더본코리아의 MF 전략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본코리아가 국내에서는 성공적인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상장에 성공했지만, 해외 사업의 성과는 미미하기 때문이다. 더본코리아는 2005년 처음 중국에 진출했으며, 현재 전 세계 14개국에서 149개 직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지난해 해외 사업 실적을 보면 일본을 제외한 중국, 미국 등 해외법인의 매출이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2020년 코로나19 이후 지속적인 적자의 늪에 빠지며 결국 사업 철수 수순에 들어갔다. 지난해 중국법인의 순손실은 17억원에 달했다. 또 미국 내 가맹점관리법인과 직가맹점 식자재유통법인은 각각 11.6%, 19%의 매출 감소를 겪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MF로 성공하려면 구심점 역할을 할 성공적인 모범사례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더본코리아는 해외에서 눈에 띄는 성공 경험이 부족하다”며 “해외 사업은 현지화, 현지 정서, 충분한 시장조사가 필요해 더본코리아가 이에 대한 사전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 성공모델 없이 더본코리아가 수익 강화를 목적으로 매장 확대에만 집중할 경우 가맹점 관리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더본코리아의 홍콩반점과 새마을식당 등 일부 가맹점에서 맛 차이가 발생해 백 대표가 직접 점검에 나선 바 있다. 해외에서 MF 방식으로 사업을 벌일 경우 현지 파트너사가 품질을 관리하지만, 더본코리아 본사 차원에서 가맹점뿐 아니라 현지 파트너사에 대한 교육과 품질관리 시스템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더본처럼 외식 브랜드가 많아 해외 파트너사가 늘면 본사의 브랜드 통제가 느슨해질 가능성이 있어 품질 일관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현지 사정을 잘 아는 파트너사와의 계약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관리감독 체계가 있어야 리스크 없이 해외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더본코리아는 앞서 해외에 진출해 150여개 가맹점을 운영한 노하우와 수요 데이터를 바탕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더본코리아 측은 “외식에 전문성을 가진 기업들과 MF 계약을 맺어 본가, 새마을식당 등을 중심으로 해외에 진출할 것”이라며 “MF는 브랜드에 대한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고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안정적인 수익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리 기자